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팩트체크] 국토부 조사 담당자, 모두 대한항공 출신?

입력 2014-12-15 22:1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앵커]

"국토부 조사 담당자들은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고, 결국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대한항공 회항 사건에 휘말린 박창진 사무장이 회사 관계자로부터 들었다는 이야기죠. 이 때문에 2차 국토부 조사도 거부하면서 더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15일) 팩트체크에서 이 부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일단 민간출신 감독관이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다, 이건 맞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토부에서 구성한 이번 회항 사건 조사단은 모두 6명인데요, 그중 4명은 국토부 국과장, 사무관으로 구성된 일반직공무원들이고요.

2명이 전문계약직으로 채용된 감독관인데 모두 대한항공 출신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러면 조사단 구성 측면에서는 박창진 사무장의 이야기가 맞는 거네요. 그런데 처음에 회사 측에서 박 사무장에게 "국토부 내에 조사 담당자가 모두 대한항공 기장, 사무장 출신"이라고 말했다고 했습니까?

[기자]

네, 그 부분을 확인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이번 조사를 담당한 곳은 국토부의 운항안전과인데요. 이곳의 전문계약직 감독관은 현재 모두 16명입니다.

저희가 확인해 보니 이중 14명이 대한항공 출신이었고, 나머지 2명만 아시아나 출신이었습니다.

그러니 모두가 대한항공 출신인 것은 아니었지만, 상당수인 것은 맞았습니다.

[앵커]

압도적으로 많은 건 맞는데, 그건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왜 이렇게 한 항공사 출신이 많습니까?

[기자]

전문계약직에 대한 채용 규정을 보면 그 이유를 엿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운항 분야를 담당할 감독관의 채용기준을 보면, 총 비행 5000시간, 10년 이상 경력이 요구사항이고요. 객실 분야의 경우 역시 10년 이상 경력에 선임 객실승무원까지는 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현직 경험이 많은 사람이 뽑힐 수밖에 없고요, 역사가 짧은 아시아나보다는 대한항공 출신이 많았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일단 전문 분야에 민간 출신이 가는 것은 맞는 얘기 같고요. 그런데 지금 얘기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아시아나 출신이 하나도 없었다면 그러려니 하는데, 2명이 있었단 말이죠. 아까 말씀하신 민간 조사단 6명 가운데 2명을 민간으로 한다고 했잖아요? 그렇다면 그중 하나라도 아시아나 출신을 포함시킨다든지…왜냐하면, 이게 대한항공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상충되잖아요. 왜 그렇게 안 했을까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전문가에게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노동일/경희대 법과대학 교수 : 보통 재판에서도 사건과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이라든지, 충돌이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제척하거나 기피하거나 회피하잖아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대한항공 관련 사건이니까 대한항공 출신을 넣어서는 안 됐던 거죠. 미리 그걸 빼고…그 사람들 없다고 조사가 안 되나요?]

요즘 관피아 척결 이야기 나오는 것도, 다 이런 이해상충 문제 때문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국토부는 왜 감독관 중 아시아나 출신이 있는데도 조사단 6명 중 아시아나 출신을 넣지 않았는지, 궁금해서 국토부 관계자에게 물어봤는데요. 대답은 이랬습니다. 들어보시죠.

[국토교통부 관계자 : 다른 분이 있는데, 그분은 경험이 온 지가 얼마 안 되는 거예요. 아시아나 출신이. 근데 만약에 그분을 투입했다 그러면 자격도 없고 약간 온 지도 얼마 안 되고 경험도 안 되는 분을 투입했다고 또 그렇게 얘기하실 거 아닙니까, 예? 그런 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능력이나 자격, 경험, 전문성, 여러 가지 고려해서 저희들이 감독의 활동에 집어넣은 거죠.]

[앵커]

사실 따져보면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는 속담이 생각나는데, 경험이 부족해서 안 썼다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처음 얘기했던 채용조건을 보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험 풍부한 사람 구하겠다고 해서 채용된 사람들이잖아요?

[기자]

네, 그런 부분에서 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요. 게다가 채용공고를 자세히 뜯어보면 계약기간이 1년입니다.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언제 경력을 쌓게 해서 언제부터 현업에 투입한다는 건지 썩 납득하기 힘든 부분인데요.

또 취재를 하다 보니 이렇게 한 기업 출신의 사람들이 모임으로써, 우려가 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한 국회 국토위 소속 의원 보좌관의 증언인데요, 들어 보시죠.

[국회 국토위 소속 의원 보좌관 : 국토부에 자료 요구하면 항공사가 와서 '무슨 의도냐' (물어보고), 또 국토부에 이야기를 하면 '항공사가 안 갔더냐, 양해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식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더러 있었어요. 경험상 이번에도 똑같아요…국토부가 무능한 건지, 국토부가 어떤 건지는 모르겠는데 늘 그래왔어요.]

[앵커]

이 증언도 굉장히 중요한 증언인데요, 조금 아까 얘기했던 계약기간 1년이라는 것도 중요하고요. 왜냐하면 경험이 없다 해서 안 하면, 1년 동안 이 아시아나 출신 감독관들은 한번도 조사단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도 생기는 것일 테고요. 그리고 방금 얘기한 부분도 어찌 보면 특정 항공사 출신이 많다 보니 항공사와 국토부가 짬짜미한다는 의심을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물론 모든 감독관이 그런 거라고 볼 순 없는 부분이고요. 이번 조사단에 들어간 2명 역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섣불리 판단할 순 없습니다.

[앵커]

물론 그것은 저희가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는 거지만, 상식적으로 봤을 때 그런 의구심을 가질만하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리고 있는 거니까요.

[기자]

네, 게다가 이 사건이 처음 났을 때부터 국토부의 부실조사가 도마에 오르지 않았습니까?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앞으로 비슷한 사건이 났을 때 부실논란 피하고, 국민의 수긍도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앵커]

아무튼 이 사건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군요. 계속해서 논란거리가 나오니까요.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관련기사

관련이슈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