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자담배를 피우는 분들이나, 주변에 전자담배 피우는 분들 보면서 '저거 괜찮은 건가' 생각하셨던 분들 많이 계시지요? 지난주 보도 보면서 관심이 굉장히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이와 관련한 궁금증들이 팩트체크에 많이 접수됐는데요, 일본의 연구원과 직접 인터뷰해 확인해봤다고 합니다. 오늘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우선 실험결과가 너무 과장된 것 아니냐, 이런 지적들을 시청자분들이 좀 하셨습니다. 아마 전자담배를 피우시는 분들의 입장이신 것 같은데, 어떻게 봅니까?
[기자]
예, "전자담배가 몸에 좋을 건 없지만, 이 정도로 나쁠 줄은 몰랐다. 이건 너무 지나친 결론 아니냐"면서, 직접 논문을 찾아본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기한 문제가, 일본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액상 13개를 가지고 실험했는데, 발암물질이 기준 이상인 것은 4개뿐이었다. 그런데 이것 가지고 어떻게 유해성을 판단할 수 있느냐 하는 지적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전자담배 액상이 수백여 가지 있을 텐데, 겨우 네 가지 아니냐는 입장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한 국내 연구팀에게 이런 연구방식, 그리고 결과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그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이성규/한국보건의료연구원 팀장 : (처음 전자담배 들어왔을) 당시에 10개 제품을 했을 때 포름알데히드가 10개에서 다 나왔었어요. 그러니까 제품에 따라 다른 겁니다. 그러니까 그 연구에서 사용한 제품 열 몇 개 중에서 몇 개가 나왔다고 하는 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한 개라도 포름알데히드가 나왔다고 하면 (위험한 거죠.)]
그러니까 이런 유해성 연구에서는 한 제품에서라도 위험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의미있게 봐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자, 또 다른 지적은요…포름알데히드가 자연상태에서도 존재하는 것인데 이 정도 나왔다고 유해하다고 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앵커]
몇년 전 우유에도 포름알데히드가 있다고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죠?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포름알데히드는 특히 새집증후군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니 유독한 것 맞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나왔느냐 하는 것일 텐데요, 이번 연구결과 중 가장 심각했던 사례를 기준으로, 전자담배 5분을 필 때 15번 증기를 빨아들인다면, 최대 1600 마이크로그램의 포름알데히드를 먹는 셈이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 세계보건기구(WHO)에선 실내 공기 중에 이 정도 포름알데히드가 있는 것은 괜찮다라는 기준을 정해놓고 있는데요, 그게 1㎥ 당 100 마이크로그램입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이 하루에 16㎥ 정도 공기를 마신다고 하거든요. 그러면 하루에 마셔도 되는 포름알데히드 총량이 1600 마이크로그램이란 이야기인데, 옆에 보신 전자담배 5분간 빨아들인 포름알데히드 양과 똑같죠?
남들 하루종일 마셔도 겨우 괜찮다 하는 양을 5분만에 흡입하는 거죠. 이에 대한 일본 연구진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구누키타 나오키/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 부장 : 급성 자극증상을 줄 수 있죠. 이 정도 농도라면 천식이 있는 사람일 경우 자극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역시 경고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 알리게 됐습니다.]
[앵커]
수치에서도 나타났고, 이분 얘기도 그렇습니다마는, 전자담배를 피우면 분명 좋을 건 하나도 없다, 위험하다는 얘기지요? 그런데 이 정도로 나쁘다면 차라리 담배를 피우는 게 낫지 않겠느냐, 뭐하러 애써가며 전자담배 피우느냐 하는 얘기도 나올법하군요.
[기자]
네, 그런데 그건 분명히 아닙니다. 담배를 피울 때는 전자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가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요, 그밖에 더 치명적이라고 알려진 타르, 페놀, 벤조피렌 성분 등이 다 나옵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이번 연구결과를 가지고 담배가 전자담배보다 덜 나쁘다 이렇게 판단하는 건 틀린 판단인 거죠.
[앵커]
주변 사람은 어떨까요? 그러니까 담배 같은 경우에는 주변 사람한테도 분명히 피해를 끼치는데, 저희 회사에서도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 있거든요. 맡아보라고 해서 저도 몇 번 맡아봤는데 그건 어떨까요. 주변 사람한테?
[기자]
그 부분이 어떻게 보면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일 수도 있는 겁니다.
이번 연구에서 의미 있는 부분이, 그동안은 피우기 전 액상에 발암물질이 있느냐 없느냐에 연구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피울 때 전자담배 안에 생기는 증기에 발암물질 상당하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피우고 나서 내뱉는 증기에도 발암물질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볼 수 있는데요, 이 부분 나오키 부장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구누키타 나오키/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 부장 : (전자담배가)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명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역학조사도 필요한 부분이어서 (시간이 필요합니다.)]
[앵커]
이 부분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아쉽지만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번 취재하면서 한국이나 일본 연구진 할 것 없이 한 이야기가, 담배의 유해성은 수십년간 연구가 진행된 반면, 전자담배 연구는 걸음마 단계다. 연구 결과가 부족하다고 무해하다는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WHO에서도 지난 여름 강력한 규제 필요하다고 권고했었죠, 지금 꼼꼼하게 관련 정책을 검토해 놓지 않으면 담배만큼의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경고도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