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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최저임금 경비원 줄여 관리비 정말 아껴질까?

입력 2014-11-1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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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비·단속 노동자, 흔히 경비원이라고 하죠. 최근 이분들의 열악한 처우 문제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여전히 최저임금의 90%만 받고 있는 경비노동자들이 내년부터 100%를 받게 되는데, 이것도 논란이 많습니다. 임금 올려주는 대신 그만큼 경비원을 해고하겠다, 이런 아파트들이 많아서인데요. 오늘(11일) 팩트체크에서 얼마나 오르기에 골치 아픈 문제가 되고 있는가, 한번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진일 기자, 내년이면 이제 두 달도 안 남았는데, 100% 올리는 게 내년부터라는 얘기죠.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얘기들입니까?

[기자]

한 아파트에 붙은 공고문을 보시죠.

"경비비를 절감하고자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휴식시간 하면 좀 좋아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휴식시간에도 경비원들은 쉴 수가 없습니다.

[앵커]

사실 휴식시간이 아니다 이거죠?

[기자]

자리를 지켜야 되기 때문이죠.

[앵커]

휴식시간으로 책정해놓고 그만큼 빼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결국, 돈을 덜 주기 위한 편법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아예 경비원을 해고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경비원 임금 때문에 그만큼 인원을 줄이겠다는 아파트 안내문입니다.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늘어나는 관리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건데요, 그 입장, 직접 들어보시죠.

[김원일/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사무총장 : 그러니까 결국은 이제 주민들은 인원 줄이자, 자동화하자, 이렇게 하고 있어요. 지금 개중에서 만약에 그렇게 되면(100% 주면) 거의 20% 이상이 바꾸겠다…저희도 논의 중에 있어요.]

[앵커]

실제로 그런 얘기들이 오가는 모양이군요. 그런데 이게 처음 나온 이야기도 아니고, 사실 최저임금 문제는 2007년부터 나왔던 문제인데…

[기자]

그렇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2007년부터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최저임금의 70%를 맞춰줬고요.

2008년에 80%, 2012년에 90%로 올렸습니다.

원래는 2012년부터 100% 지급하기로 돼 있었는데요, 문제는 부작용이었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휴게시간 문제나, 해고 문제 때문에 오히려 경비원들이 임금 인상을 늦춰달라고 나선 거죠.

그래서 내년으로 100% 지급 시한이 미뤄진 겁니다.

[앵커]

근데 최저임금을 저렇게 순차적으로 올려가면서 실제로 해고가 많이 있었습니까?

[기자]

실제로 그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노사정위원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요. 아파트 경비원 최저임금 적용으로 인해 2007년부터 4년간 폐쇄회로텔레비전, 즉 CCTV 설치가 18.5% 늘었고요, 반대로 경비원 수는 5.1% 줄어들었습니다.

경비원들의 처우 개선해주려고 최저임금 기준을 높였더니, 오히려 대량 해고를 키우는 '최저임금의 딜레마'에 빠진 거죠.

[앵커]

그런데 경비원들 임금을 10% 올려줄 경우에 그러면 주민들의 부담이 얼마나 되는가. 예를 들어서 대단위 아파트에 주민들이 많이 계시다면 그만큼 십시일반으로 나눠내는 거니까 좀 적을 수도 있어 보이는데 어떻게 봅니까?

[기자]

저도 그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경비원 최저임금이 100%로 오르면 세대당 내야 하는 경비비가 얼마나 오르는지 계산을 해봤습니다.

2011년에 당시 진보신당이 내놓은 정책보고서에 나온 계산식을 참고했는데요.

임금을 90%에서 100%로 맞추고 최저임금 상승률 7.1%를 적용했습니다.

우선 상대적으로 관리비가 비싼 강남 3구 아파트들입니다.

이 지역은 더 내야 하는 경비비도 다른 지역에 비해 조금 많았는데요.

많은 곳은 한 달에 18000원 이상 더 내야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단지의 경우는 4~5천 원 정도 더 내면 되는 걸로 조사됐고요, 평균을 내보니 9천 2백 원 정도 더 낼 걸로 예상됩니다.

[앵커]

평균 보면 한 만 원 이하군요. 강북은 어떻습니까? 강남3구하고는 경비비가 차이가 났을 것 같기도 하고…

[기자]

아무래도 차이가 났습니다.

강북은 기존에 내고 있는 관리비도 좀 적었고요, 그래서 더 내야 하는 비용도 적었습니다.

적은 곳은 3천 원, 4천 원 내는 곳도 많았고요. 평균을 내 보니까 5천2백 원 정도 더 내는 걸로 예상됐습니다.

[앵커]

김 기자도 아파트 살죠? 계산해 봤습니까?

[기자]

제가 사는 아파트도 해봤더니, 4천 원 정도 더 내는 걸로 나왔습니다.

이게 어려운 조사가 아니고요, 인터넷에 들어가면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시청자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들어가셔서 체크해 보시면 됩니다.

www.k-apt.go.kr입니다.

[앵커]

이게 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저 정도는 더 낼 수 있다는 분도 계시겠지만, 또 이게 너무 비싸다… 그래서 실제로 경비원을 해고해서 줄였을 때에 그렇다면 그만큼 부담이 더 줄어드느냐 하는 것도 따져 봐야 하잖아요? 다른 요인들도 있기 때문에.

[기자]

실제 비용차이를 계산한 보고서를 찾아봤는데요, 충남 아산시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경비원들을 해고하고 무인경비 시스템으로 바꾸면 경비 비용은 다소 줄어드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단순히 경비업무만 놓고 봤을 때 이야기고요. 이렇게 됐을 때 이 보고서는 1.2배 이상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분석을 했습니다.

하지만 경비원들이 경비만 하는 것이 아니고요.

여기 보시는 것처럼 택배나 우편물도 받고, 겨울철 제설작업에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각종 생활편의나 시설관리 업무까지 다 경비원 업무에 포함돼 있습니다.

경비원이 없어지면 이 업무들이 또 다른 비용으로 바뀌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 입장인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하재룡/선문대 행정학과 교수 : 경비들이 그동안 눈 치워주고 화단도 정리해주고 분리수거도 해주고 이런 부가적인 업무들이 있었는데, 그 부분 수행이 원활하게 안 되는 거죠. 그리고 많은 아파트들에서 주차가 복잡한데, 주차 통제해주고, 이런 것들이 사라지는 거예요. 이런 부분들을 경제적 편익으로 계산해 보면 사실은 유인시스템이 더 경제적으로 우월한 시스템이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포함하면 경비원들을 고용해 맡기는 편이 오히려 이렇게,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비용면에서는 2배 넘게 효율적이라는 겁니다.

[앵커]

감시카메라가 눈을 치워준다거나 주차를 해주는 것은 아니니까요. 팩트체크 김진일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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