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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청부입법' 공방…단통법 '혼란', 진짜 책임은?

입력 2014-10-28 22:21 수정 2014-10-2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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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7일) 국감에서도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단통법에 카톡 감청, 여러 이슈로 곤욕을 치렀는데요. 얼마 전엔 의원들에게 공격을 당하다 급기야 "왜 입법은 국회의원들이 해놓고서 나에게 뭐라 그러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화제가 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얘기를 듣고 응원하기도 했죠.

오늘 팩트체크에선 이 발언이 과연 적절한지 파고 들어가 볼 생각입니다. 팩트첵커 김필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일단 화제가 됐던 최 장관의 발언, 정확하게 뭐였죠?

[기자]

예. 단통법이 시행된 지 2주가 지난, 13일이였습니다.

하도 여론이 안 좋자 의원들이 최양희 장관에게 "단통법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냐" "소비자 편에 서야지 이통사 편에 서느냐" 질책을 했죠.

그러자 듣다 듣다 못 한 최 장관이 "단통법 자체가 의원님들 입법으로 제정된 것이다" 이렇게 쏘아붙였던 거죠.

이 장면이 이렇게 인터넷에 돌아다니면서, 통쾌하다, 장관이 도대체 무슨 죄냐, 의원들 뜨끔했겠다 이런 반응이 나왔던 겁니다.

[앵커]

이 법안의 대표발의자가 조해진 의원이였습니다. 대표 발의자 보면 분명 의원이니까,' 의원들이 해놓고 왜 장관만 몰아붙이냐' 장관을 옹호하는 분위기가 굉장히 팽배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단통법의 대표 발의자는 보시는 것처럼 조해진 의원으로 확인되고요. 그러니 의원 입법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게 순전히 의원들이 주도해서 만든 거냐, 이 표를 좀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통법과 관련된 내용이 그동안 어떻게 추진됐느냐 하는 건데, 그 시작은 대선 당시 나왔던 "가계 통신비 부담 줄이겠다"라던 대통령 공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수위에서도 이야기 나오면서 지난해 4월과 5월, 미래부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고요, 곧장 이어서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5월에 본회의에서 통과됐고요, 10월부터 시행이 된 것입니다.

[앵커]

이것만 놓고 보자면 이건 사실 정부의 정책이였고, 그걸 조해진 의원이 받아서 이른바 흔히 이야기하는 '청부입법'을 했다, 이런 이야기가 되는 것 같네요.

[기자]

네, 그 부분에 대해서 짚어보려면 2013년 4월과 미래부 업무보고와 5월 14일 미래부 통신비 경감방안 발표한 것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데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항목에서 "국회와 협의해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그러니까 단통법을 제정하겠다" 이렇게 명시해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2주 뒤에 법안이 발의된 거죠.

어제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해 캐묻는 의원이 있었는데요, 최 장관이 뭐라고 대답했는지, 한번 보고 가시죠.

[최원식 의원/새정치연합 : 의원입법 형식을 띈 사실상 정부입법 추진한 것 맞죠?]

[최양희 장관/미래부 : 네…단통법은 미래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앵커]

단통법을 미래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다고 인정했군요. 그런데 정부입법이라는 절차가 있는데도 의원의 손을 거친 것, 그만큼 이점이 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법을 새로 만들거나 바꿀 때는 의원이 발의할 수도 있고, 정부가 할 수도 있는데요.

이 둘을 비교해 보면요, 의원입법은 이렇게 간단히 4단계만 거치면 되는데, 반면에 정부입법은 이렇게 복잡한 11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이 단계를 다 거치는데 반년은 기다려야 하는 거죠.

그러니 정부 입장에선 윗선의 의중이 담긴 역점 법안은 의원 입법을 통해 추진하려고 하는 겁니다.

[앵커]

청부입법을 받아들이는 의원 입장에서도 좋은 게 있으니까 하는 거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전문가 이야기로 대신하겠습니다. 직접 듣고 가시죠.

[최창렬/용인대 교수 : 의원들은 의원들 대로 싫어할 이유가 없죠. 자기가 발의를 하는 거니까. 행정부는 행정부 대로 절차 생략하고 빨리 처리할 수 있으니까 좋고, 입법부의 의원은 자기 이름이 들어가니까 좋고, 또 행정부한테 나름대로 역할을, 자기 존재감도 보일 수가 있고…]

[앵커]

잘 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 이거군요. 이번 단통법의 경우에 청부입법이었다 하더라도 마지막으로 본회의에서 다시 검증해보는 절차가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건 왜 그렇습니까?

[기자]

예, 단통법은 지난 5월 국회 본회의에 올라갔는데요, 반대 표가 하나도 없었고요, 또 반대 토론도 없이 그냥 통과됐습니다.

워낙 오랜 기간 파행을 겪던 터라 다른 법안들에 슬쩍 끼어서 처리된 면도 있고요, 의원들이 정부 말만 믿고 그냥 통과시킨 부분도 있던 거죠.

아무튼 청부입법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이번 단통법 논란. 정부가 뭐했냐며 몰아붙이는 국회의원들과, 왜 나한테 그러느냐 항변하는 장관의 책임 미루기. 정말 '아 의미 없다'라는 말 나올 법 한 상황입니다.

[앵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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