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하철 4호선에 탑승하려던 80대 할머니가 전동차와 안전문 사이에 끼어 숨졌습니다. 안전문이 열려있는 줄 알면서도 열차는 그대로 출발했습니다.
신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여성을 구조대원들이 끌어올립니다.
머리와 등을 크게 다친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어제(25일) 오전 9시 50분쯤, 지하철 4호선 이수역에서 82살 이모 씨가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낀 채 20m가량을 끌려갔습니다.
[목격자 : 소리가 엄청났죠. 쾅쾅쾅 하고, "사람 살려" 하고 그랬어요.]
[목격자 : 지팡이가 끼어가지고, 열차가 출발하니까 (지팡이가 문) 옆에 닿아서 심하게 소리가 났어요.]
할머니가 열차 문 앞에 서 있는 동안 스크린도어도 열려 있었습니다.
스크린도어가 열리면 기관사가 볼 수 있는 안내판엔 빨간색 불이 들어옵니다.
사고 당시에도 이처럼 빨간 불이 들어와 있었는데 열차는 결국 출발했고, 할머니는 사고를 피하지 못 했습니다.
서울메트로 측은 스크린도어가 제대로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열차가 출발했다고 시인합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 : 1차로 확인했을 때 빨간불이 들어와 있었는데 통상적으로 있는 장애로 판단하고 가자는 줄 알고 출발했다는 거죠.]
스크린도어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부분의 지하철은 열차 문과 스크린도어가 모두 닫히지 않으면 출발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사고가 난 4호선을 비롯한 일부 노선은 스크린도어가 닫히지 않아도 운행할 수 있습니다.
승객 안전을 위한다며 만든 스크린도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경찰은 승강장 CCTV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