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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피폭위험 일본 폐기물 수입…검사 체계 허술

입력 2014-09-24 21:41 수정 2014-09-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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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지 어느새 3년 반이 흘렀습니다. 일본 현지에선 아직도 방사능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선 일본의 방사능 오염 지역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처음 확인됐습니다. 우리 정부의 검사 체계는 허술하기만 한데요.

먼저 손용석 기자가 일본 현지에서 취재한 내용을 보시겠습니다.

[기자]

일본 미야기현의 가미마치 마을입니다.

쌀과 소고기로 유명한 평범한 시골입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폭발한 후쿠시마 원전에서 120km가량 떨어져 방사능 피해가 작았던 곳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최근 이 마을이 '방사성 폐기물'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오염된 각종 원자재 등 폐기물을 태워 없애는 '최종 처리장'이 들어설 3곳의 후보 중 하나로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이토 미키코/미야기현 주민 : 절대 반대합니다.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해 우리 지역까지 오염됐는데, 최종 처리장까지 왜 여기 세우는지 화가 났습니다.]

후보 지역은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산 중턱에 있고, 상수원과도 붙어 있습니다.

[다카하시 후쿠츠부/아사히지구 공민관장 : 태평양에도 이 곳에서부터 물이 내려갑니다. 그게 모두 오염돼 버리면 가미마치는 물론, 미야기현 전체가 오염됩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3년 반이 지났지만, 부산물로 생긴 방사성 폐기물은 아직도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 히데유키/원자력자료정보실 공동대표 : 후쿠시마현에는 중간저장이라고 해서 30년 후에는 다른 곳으로 가져간다고 정부는 말하고 있고. 미야기현 내에서 처분하는 장소를 만들어야 하는데 (주민) 반대가 심해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일부 폐기물들은 오염된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쿠마가이 가즈토시/가미마치 공무원 : 여기 (오염된) 목초는 일반 폐기물과 똑같이 처리됩니다. (이 주변 폐기물들은 일반 업자가 가져갈 수 있나요?) 네, 있어요.]

일본에선 방사능 수치가 8000 베크렐 이하인 폐기물의 경우 '일반 폐기물'로 취급돼 민간업자가 처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폐기물 처리를 쉽게 하려고 기준치를 높게 잡았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요시오카 카오리/원자력자료정보실 : 후쿠시마현의 토양도 몇 천 베크렐 정도인데, 높은 곳이 5000 베크렐 정도입니다.]

그런데 일반 폐기물로 분류되면 '해외 수출'이 가능해집니다.

[반 히데유키/원자력자료정보실 공동대표 : 2011년 오염된 많은 양의 자동차, 자전거 등이 해외에 나갔을 가능성도 있는데, 타이어에 대해선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일본이 해외로 수출한 폐기물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167만 톤에 달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산 폐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취재 결과, 다름 아닌 한국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일본이 수출한 폐기물 167만 톤 중 161만 톤이 국내에 수입됐습니다.

일본 수출 폐기물의 96%가 한국으로 오는 겁니다.

그렇다면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는 폐기물이 수입되는 건 아닐까.

한국에 폐기물을 수출한 일본 회사들을 추적해 봤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후쿠시마와 미야기현 등 방사능 오염지에 주소를 둔 곳은 없었습니다.

취재진은 일본 도쿄에 있는 폐타이어 수출회사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공장에 들어서자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폐타이어들이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업체가 취급하는 폐타이어는 도쿄 뿐만이 아니라 미야기현 센다이에서 유통된 물량이었습니다.

[폐타이어 수출 담당자 : 폐타이어를 얼마 전에 한국으로 수출했어요. (미야기현에서요?) 네, 한달 전에 우리 동북 지점에서 한국 손님한테요.]

센다이는 2011년 원전 폭발에 따른 쓰나미로 직격탄을 맞은 일본 동북부 최대 도시입니다.

센다이에서 만난 폐타이어 수출업자는 한국 수요가 너무 많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폐타이어 수출업자 : 필요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존 고객들도 물량이 안 되냐며 문의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방사능 검사는 제대로 하는 걸까.

[폐타이어 수출업자 : (방사능 검사는 어떻게 하나요?) 대지진 당시엔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는 한 번도 걸린 적은 없어요. 지금 한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어요.]

일본 환경성은 수출 폐기물에 대한 방사능 규제는 없고, 수입국에 책임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 환경성 관계자 : (폐기물 방사능 검사는 하나요?) 안합니다. 법적으로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안하죠. 검사를 하는지 안 하는지는 수출 상대국에 달려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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