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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판독 확대…PD들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입력 2014-04-3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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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판독 확대…PD들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비디오 판독을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비디오 판독을 확대 시행하면서 3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경기가 열리는 30개 구장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수많은 카메라를 설치하고, 인력을 배치했다. 경기 중 비디오 판독 신청이 들어오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대기하고 있는 심판이 느린 화면으로 상황을 확인한 뒤 현장 심판에게 전달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 확대…PD들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로서는 당장 메이저리그와 같이 많은 예산와 인력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KBO와 프로야구 TV 중계를 하고 있는 방송사간 기술적 연계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TV 중계화면을 활용해 비디오 판독을 하자는 것이다.

◇"80~90%는 판독 가능"

방송사 관계자들은 "중계화면을 비디오 판독의 분석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천성면 XTM PD는 "방송사 카메라를 통한 비디오 판독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중계에 투입되는 카메라는 12대+1대 정도이다. 문제는 방송사마다 카메라 세팅이 다르다는 점"이라며 "예를 들어 파울라인을 타고 흐르는 타구를 찍을 때 A방송사는 공을 쫓아가고, B방송사는 선수를 쫓아간다. 카메라맨의 촬영 기준이 다르고, 방송사마다 고유의 전통이 있어 찍고 싶은 앵글에 차이가 난다. 때문에 판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확률은 100%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비디오 판독 확대…PD들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6회말 박용택의 어필로 심판들이 중계카메라의 방수포를 벗기도록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김민규 기자 mgkim@joongang.co.kr


김병삼 SBS SPORTS PD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모든 방송사에서 사용하는 중계 카메라는 사양으로만 봤을 때 비디오 판독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도 "단 100%는 아니고 80~90% 정도를 판독할 수 있다. 여자농구와 배구도 중계 방송 카메라에 의지해 비디오 판독을 하고 있다. 못잡는 부분도 있지만 여간해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화면을 못 잡으면 어떡할 것인가"

익명을 요구한 다른 방송사 PD는 책임 소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만약 비디오 판독 요청이 들어온 장면이 TV 중계화면에 제대로 잡히지 않았을 때 그 책임을 누가 지느냐의 문제가 생긴다. 아무리 카메라가 사람과 공을 따라다닌다고 해도 오심인지 아닌지 제대로 알 수 없을 정도의 각도에서 찍기도 한다"며 "또 방송사간 기술력에 대한 차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비디오 판독 확대…PD들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또 다른 방송사 PD는 "지상파 TV 중계의 경우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를 중단하는 일도 있다. 만약 케이블 TV에서도 방송을 이어서 하지 않을 경우 자막으로 'TV 중계가 중단됐으므로 이 경기의 비디오 판독은 불가합니다'라고 띄워야 할지도 모른다. 얼마나 웃긴 상황인가. 중계가 되지 않는 경기에서 오심이 나오면 더 골치 아파진다"고 전했다.

유병민 기자·김유정 기자 yuball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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