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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 연습하는 SK 이재원 "기다리면 기회 온다"

입력 2014-04-0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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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 연습하는 SK 이재원 "기다리면 기회 온다"


과연 SK 포수 이재원(28)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이재원은 요즘 경기 전 가장 바쁜 SK 선수 중 한 명이다. 주 포지션인 포수 수비 연습은 물론이고 혹시 모를 투입에 대비해 1루수 연습도 겸하고 있다. 지난 2일 잠실 LG전에 앞서서도 팀 수비 연습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오후 5시13분쯤 부리나케 글러브 하나를 챙겨 1루에서 세이케(55) 수비 코치가 쳐주는 펑고를 받아냈다. 그는 "포수와 1루수 연습을 각각 20분씩 한 것 같다"며 "곧 있으면 주문한 1루 글러브가 온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아직 본인의 1루 글러브가 없어 동료 선수들의 것을 빌려서 수비 연습을 하고 있다.

경기 출전은 늘 불명확하다. 개막전에서 지명타자로 나와 4타수 2안타 1득점했지만 이튿날 경기에선 아예 빠졌다. 지난 1일 LG전에서도 3타수 1안타(2루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지만 다음날 경기에선 9회초 대타(2루타·투수 봉중근)로 나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아무리 잘해도 출전을 보장받기 힘든 건 포지션 때문이다. 포수에는 조인성(39)과 정상호(32)가 버티고 있고, 지명타자에는 외국인 타자 스캇(36)이 주로 나서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1루 수비연습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재원은 "안타를 쳐도 좋지 않은 게 있으면 보완을 해야지만 그럴 기회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내 "팀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지 않냐. 아프지 않고, 1군에서 경기를 뛰는 것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재원은 2012년 11월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왼손 유구골 부상을 당해 시즌을 어렵게 치렀다. 두 번이나 수술을 했고, 경기를 나설 때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부상 부위에 붕대를 감고 경기를 뛰었다. 악전고투 속에서 타율 0.252, 8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똑같은 기회가 온다면 다른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난해에는 타격시 (배트를 끌고 나가는) 왼손의 힘이 약했다. 성적보다는 아프고 안아프고를 먼저 챙겼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SK도 딜레마다. 이재원을 투입해야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다. 이만수(56) SK 감독은 "(이재원이 선발에서 빠지는 날이면) 우타자 대타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성적이 타율 0.500(8타수 4안타)인 이재원은 하루 나가면 하루 빠지는 징검다리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경기 출전이 일정하지 않다. 컨디션 조절도 당연히 어렵다. 하지만 그는 "기다리면 기회가 오지 않겠나.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경기 전 포수와 1루 수비를 빠짐없이 하는 이유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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