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을미사변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정설은 이렇죠. 조선을 놓고 열강의 다툼이 한창이던 1895년, 불리한 정세를 뒤집기 위해서 일본이 친러시아 정책을 펴던 민비, 명성황후의 살해계획을 세우고 0월 8일 새벽, 건천궁에 난입해서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궁궐 뒤 녹산에서 시신을 불태웠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동안의 이런 정설을 뒤집는 내용이 담긴 당시 외교문서가 발견됐습니다. 명성황후가 이때 시해되지 않고 피신을 해서 생존했다는 겁니다.
송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각종 드라마와 뮤지컬, 소설 등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을미사변, 을미사변 당시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시해된 장소로 알려진 경복궁 건천궁입니다.
그런데 당시 명성황후가 시해되지 않고 살아 남았다는 내용을 담은 외교 문서가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상수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독일과 영국 현지에서 찾은 당시 외교문서의 내용입니다.
을미사변 4개월 뒤, 러시아 주재 독일대사가 "러시아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명성황후가 살아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내용입니다.
서울 주재 러시아 공사는 왕비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할 수 있는지를 비밀리에 요청 받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정상수/한국방송통신대 통합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 러시아 외교부 장관이 확실한 근거가 없으면 이런 얘기를 안 할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서울 주재 영국 총영사가 베이징 주재 영국 대리공사에게 보낸 문서에는 "고종이 왕비 생존 여부에 침묵하고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정 교수는 을미사변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상수/한국방송통신대 통합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 새로운 사료를 발굴하는 데 노력을 해야 돼요. 명성황후가 시해되지 않았다 그러면 최소한 국모가 시해당했다는 불명예로부턴 벗어날 수 있고요.]
사학계가 이번 자료를 당시 외교가의 풍문 정도로 평가하는 가운데, 이번 문제 제기로 을미사변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높아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