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7-10-27 오전 10:01:07수정 2017-10-27 오전 10:22:03
가수 케이윌(36)은 인간미가 넘친다.
외모부터 친근하다. 기질적으로 스스로를 화려하게 포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진솔하고 가식이 없다. 의리 하나로 소속사와 재계약도 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비공식 '이사님'으로 통한다. 데뷔를 한 과정이나 10년 동안 연예계 활동한 스토리는 다른 분야 종사자가 들어도 공감할 만큼, 인간적이다. 가이드보컬과 코러스로 활동하다가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아이돌 공장처럼 변해버린 가요계에서 솔로 가수로서 묵묵히 제 길을 걸어왔다.
이때 손에 쥔 무기는 음악과 가창력, 딱 두 개였다. 오직 실력으로 정상까지 차근차근 올라갔던터라 이후 큰 부침없이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10년 간 활동하면서 '케이윌 표 발라드', '케이윌 표 장르'를 구축하고 '가슴이 뛴다', '말해 뭐해',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니가 필요해' 등 다수의 대표곡을 남긴건 땀과 노력, 그리고 기다림의 결실이다.
케이윌이 꾹꾹 눌러담은 10년의 추억을 취중토크에서 풀어냈다. 음악방송에서 8주간 2위를 한 에피소드부터, 첫 단독 콘서트를 했을 때 그리고 첫 음악방송 1위를 했을 때 오열을 하며 펑펑 울었던 이야기를 풀어내며 술잔을 비워냈다.
-연예계 대표 주당이라는 소문이 있어요. "다들 술을 마시는 스타일이 다르잖아요. 대표 주당이라는 말은 진짜 하지마세요. (술)자리를 좋아하고 얘기하는 걸 좋아해요. 술을 길게 마시는 스타일이에요. 안주도 많이 먹고요. 길게 마시면 낮까지 마시기도 해요. 밤 10시에 시작하면 아침까지 마실 때도 있고, 새벽 2시에 (마시기) 시작해도 아침까지 마실 때가 있어요. 그런데 일단 성시경 형이나 강호동 형이랑 비교하면 술 마시는 양의 차이가 있어요. 전 주당은 아니에요."
-실제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오늘 좀 소주를 마셨다'라고 하는 주량은 2~3병 사이고요. 새벽까지 마셨을 땐 5병까지 마신 적도 있어요. 오래 마시니깐. 주사는 특별한 건 없어요. 캐릭터가 선명한 사람은 아니라서 실수를 하거나 큰 사고를 치진 않았어요. 기면증(잠을 충분히 잤어도 갑자기 졸음에 빠져드는 증상)이 있어서 얘기하다가 잠이 들긴 해요."
-주로 술을 같이 마시는 친구들은. "아무래도 오래 본 친구들이랑 자주 마셔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재밌으니깐, 그런 (술)자리도 있어요. 음악하는 친구들과 자주 마시죠.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 예를 들면 작곡가·작사가들과도 마셔요."
-올해 데뷔 10년이에요. 10주년을 맞이하는 느낌은 어떤가요. "지난 시간을 많이 돌이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가수를 해야겠다고 적극적으로 덤비고 딱 6년 있다가 가수가 됐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신기해요.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고요."
-처음 데뷔 무대를 섰을 때, 기억나나요.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였어요. 녹화 전 날 1초도 못 잤고 다음날 방송국에 가서 노래를 불렀는데 리허설 때 음이탈이 났어요. 너무 당황했는데 '이게 가수로서 마지막 무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데뷔하자마자 가수 인생이 끝났구나'라고 절망한거죠. 제가 잘생긴 가수도 아니고, 노래로 승부를 봐야하잖아요. 관계자들에게 잘 보이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어요. 근데 리허설부터 음이탈이 난거예요. 카메라 리허설을 하는데 그 땐 너무 질렀더니 (말하는) 목소리가 안나오는 거예요. 다행히 본 무대는 리허설 보단 잘했어요. 방송에서 무대는 처음이지만, 무대 자체가 처음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앞에 관객들이 앉아있으니깐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본 녹화 때 무대에 올라가면서 속으로 '나중에 결혼 해서 자식 낳으면 아빤 하고 싶은 거 다 했다. 그래서 후회가 없다고 얘기해줘야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눈물이 터지더라고요. 알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치면서 펑펑 울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