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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서장·용산구청장 등 입건…이상민 "사의표명한 적 없다"

입력 2022-11-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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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을 포함한 관계자들의 행적,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경찰 특수본은 이임재 전 용산서장과 류미진 전 서울청 112 상황관리관을 비롯해서 경찰 4명과 용산소방서장, 용산구청장을 오늘(7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원 입건했습니다. 국회에 출석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혔는데요. 관련 소식을 백다혜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JTBC '뉴스룸' (어제) : 핼러윈 분장을 한 사람들이 지나가고 그 뒤로 경찰 조끼를 입은 수행원을 대동한 사람이 뒷짐을 지고 걸어갑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입니다. 당시 시간은 10시 59분. 사고 발생 약 50분 뒤로, 수많은 사람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받을 때였습니다.]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의 부실한 대응, 112 신고 대응 부실에 이은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이겁니다. 이미 사고로 거리가 아수라장이 됐을 때, 건너편 골목에서 용산 경찰서장은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걷고 있었습니다. 서장이 이렇게 걸어서 간 곳, 이태원 파출소 옥상이었습니다. 30분 동안 파출소 옥상에서 거리를 살펴본 뒤 11시 36분에 서울 경찰청장에게 상황보고를 했다고 합니다. 식사가 끝나고 이태원역에서 10분 거리인 녹사평역에 도착했지만, 차로 현장 진입이 어렵자 한시간을 배회한 후에야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했다는 건데요.

[이정미/정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정작 경찰서장은 그 심각성을 못 느꼈다. 저는 서장으로서 이제 더 이상 시시비비를 가릴 것도 없이 자격이 없다. 차 안에서 사건 보고를 계속 받았을 것 아닙니까? 그러면은 경찰기동대 투입이라든가 이런 어떤 지시 명령은 충분히 내릴 수 있는 시간들이 있었거든요.]

이임재 전 용산서장, 사고 발생 5분 뒤인 10시 20분에 현장에 도착했다는 경찰보고서 내용과 다르게 11시 5분에 현장 인근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45분이나 차이가 나는 건데요. 알고 보니 보고서에 '현장도착'이라는 문구가 뒤늦게 삽입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당일 경찰보고 체계, 엉망이었죠. 참사 당시, 현장과 가장 가까웠어야 할 용산경찰서장은 차 안에, 112 상황관리관은 본인의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서울 경찰청장은 집회 관리 후 퇴근해 집에서, 경찰청장은 오랜만에 고향에서 캠핑을 하고 잠들었다가 보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윤희근 청장은 결과론적으로 송구스럽다고 했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 결과론적으로 말씀드리지만 저희 경찰을 포함해서 어느 누구도 이와 같은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아, 그랬다고 그러면 저희가 당연히 기동대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경력을 투입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너무 송구스럽고 안타깝게 생각을 합니다.]

경찰청 특수수사본부는 오늘 경찰 4명을 포함한 6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인데요. 이임재 전 용산서장과 류미진 서울청 112 상황관리관은 직무유기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용산 경찰서 정보과장과 계장은 핼러윈 기간 동안 인파가 집중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정보보고서를 받았지만 상부에 전달하지 않고 삭제하려 한 혐의,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직원을 회유한 혐의까지 받고 있습니다. '직권남용'과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건데요. '주최가 없는 행사라 책임이 없다'던 초기해명과는 다른 해석입니다.

[박종현/사회재난대응정책관 (지난 2일) : 이런 주최자가 없는, 시민들이나 군중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군중 인파, 이런 것에서 기인하는 매뉴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추가로 입건이 됐습니다. 박 구청장은 지자체 장으로서 사고 예방 등의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소방의 대응 역시, 부족한 점이 노출됐죠. 10시 15분 최초 신고가 있기 3분 전에도 신고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겁니다. 다만 이 신고는 음성이 끊기고 출동 위치를 명시하지 않아 심각성을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게 소방의 설명입니다.

[이일/소방청 119대응국장 : 그냥 평상시 대화처럼 그 녹취에 생기가 있습니다, 아주 활발하게. 생기가 있고, 마지막 끊을 때도 '아, 네' 하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이렇게 압착돼가지고 이런 상황들이 아닌 걸로…]

소방서장이 입건된 건 경찰과 소방의 공조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119 최초 신고 3시간 40분 전부터 걸려왔던 '압사' 상황에 대한 112 신고 11건의 녹취록을 공개했죠. 그중 코드 1로 분류된 3번째 신고와 코드0으로 분류된 5번째 신고는 소방에도 공조신고를 했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경찰이 빨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소방에도 연락이 되는 최첨단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공조 연락을 받은 소방 담당자는 다시 신고자에게 연락을 해서 현장 상황을 확인했지만 '구급차 출동은 필요없다'는 말을 듣고 경찰 소관이라고 다시 통보한 후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황창선/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 3번 사건은 코드 1이었고요, 5번은 코드 0였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저희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판단해서 했고, 조치 결과 보고는 저희가 아니라 소방청에 확인을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일/소방청 119대응국장 : 첫 번째 건은 현장의 교통통제라든가 질서유지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저희들한테 해서 확인을 했고, 직접 신고자한테 확인해 본 바, 현장의 소방의 업무보다도 경찰 쪽인 업무라고 이야기를 해가지고 역걸기 한 결과도 저희들이 역시 경찰에다가 통보를 했다.]

경찰과 소방 외에, 지자체의 대응은 어땠을까요. 우선 참사 당일, 상황을 실시간 CCTV 로 볼 수 있는 용산구청 관제센터에서 행정안전부로 보고된 상황은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1일) : 모니터링을 하고, 그러한 지금 점점점점 늘어나는 이런 군중에 대해서 이것을 사전에 막는 위험 방지 제재 조치를 왜 안 했던 것인지. 10시 이전에 일반 시민들도 해밀톤 호텔 부분을 지나가면서 '이거는 무슨 일이 있을 것 같다' 위험상황을 일반 시민은 느꼈는데 전문 공무원들은 왜 이걸 이제 못 느꼈느냐.]

10시 15분 최초신고가 행안부로 보고됐고, 서울 시청엔 10시 26분, 용산구청엔 10시 29분에 전파됐다고 하는데요. 그후 행안부는 10시 53분에 서울시와 용산구청에 "철저하게 대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하는데, 서울시와 용산구청은 11시 27분과 11시 47분에 행안부 지시와 거의 같은 내용을 복붙해서 '대응방안'으로 다시 보고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불특정 다수에게 위험을 전파할 수 있었을 만한 서울시 '재난 문자'는 11시 56분, 용산구청 재난문자는 0시 11분에서야 발송됐는데요. 이후 서울시 산하 다산콜센터는 실종신고 전화가 쏟아졌지만, 서울시로부터 관련 지침을 받지 못해, 신고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용산구청장뿐만 아니라 서울시장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여권에서부터 나왔습니다.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금 현재로서 1차 책임은 서울경찰청장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한테 있는 겁니다. 3명 이상 사망 사고가 나면 서울특별시장 중심으로 팀이 꾸려집니다. 그런데 '서울시장이 외국에 있었다'라는 상황 아닙니까?]

용산구와 서울시의 대응, 들어가서 좀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경찰과 소방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얘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이상민 장관, 앞서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해서 야당과 일부 여권 인사들의 사퇴요구를 받았죠. 오늘 행안위에 출석해서는 사퇴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과 사퇴 문제를 상의해본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국민의 안전은 정부의 무한책임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대통령께서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 (대통령께 사의 표명한 적 있습니까, 없습니까.) 지금 사의 표명한 적은 없습니다.]

[천준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수습을 위해서라도 빨리 사퇴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주어진 현재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장관, 윤 대통령과 고등학교·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그야말로 최측근 인사입니다. 지난주 '국가애도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조문 일정에 세 차례 동행했는데요. 대통령실은 주무부처 장관이기 때문이라고 했죠. 오늘은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이 장관은 참사 당일 "경찰을 통해 전혀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국민의힘은 이 장관을 '경찰을 문책해야 할 주체'이자, '공직기강을 바로잡을 파트너'로 보고 있는 듯합니다.

[정점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 경찰청장이라든지 서울청장이라든지 용산서장, 112 책임자 등 제대로 일을 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예.]

[정점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 이번 사고를 통해서 정말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공직자들의 기강을 바로잡고 국가안전시스템을 철저하게 점검을 해야 됩니다. 장관님, 이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시지요?]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예.]

국민의힘이 "시민들의 신고정신은 투철했지만 시스템이 부재했다"고 하자 이 장관은 "보고 체계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 대통령보다 19분이나 보고를 늦게 받은 장본인인데요. 민주당은 경찰에게 문제가 있다면 주무장관인 행안부 장관의 책임 아니냐고 따져물었습니다. 이 장관은 "치안 문제에 대해선 (장관의) 책임이 없다"고 했습니다.

[김영배/더불어민주당 의원 : 결국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장관은 행안부 장관이고 경찰청의 문제도 역시 행안부 장관의 책임이지요?]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

[김영배/더불어민주당 의원 : 장관님이 이 안전과 재난과 관련된 경찰의 업무와 관련해서 문제가 생긴다면 장관님 책임이 맞죠?]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그런 업무를 시행하려고 하였으나 당시 여론이…]

경찰도, 행안부도, 국민의 입장에선 '정부'라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법적 책임을 우선적으로 따지고 있는 건 '검사의 마인드'란 얘기가 나왔습니다. 역시 검사 출신인 금태섭 전 의원은 "사법과 정치는 다르다"며 보수 정부가 세월호 참사에서 배운 게 뭐냐고 했습니다.

[금태섭/전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국민들 입장에서는 경찰도 정부고, 대통령도 정부고, 행안부 장관도 정부거든요. 그러면 대통령과 행안부 장관이 사과하고 시작해야지 철저히 감찰하고 수사하겠다 그러면 무슨 검사도 아니고, 이거는 사법절차가 아니거든요. 국민들의 상처를 위로를 해줘야 되는데 좀 방향을 잘못 잡은 거 아닌가.]

경찰과 소방, 지자체의 대응까지 부실했던 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용산서장·용산구청장 등 입건…이상민 "사의 표명 안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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