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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있는 집' 살아볼까…한물간 아파트, 뜨는 단독주택

입력 2012-03-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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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에 살고 계시는 분들, 단독주택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텐데요. 요즘 아파트 인기가 시들한 대신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새롭게 불고 있는 단독주택 바람, 함종선, 조익신, 안태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판교신도시의 단독주택 단지입니다.

다양한 모양의 주택이 눈길을 끕니다.

계단 옆 미끄럼틀에 다락방, 아이들이 소꿉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까지.

집안에서도 어린 자녀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아파트에서는 꿈꿀 수 없는 단독주택의 장점입니다.

[김영록/서울 영등포구 : 지금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아랫집에 소음을 많이 주기 때문에 애가 마음껏 뛰어 놀려면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으로 오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찾아오게 됐습니다.]

[윤재혁/단독주택 전문업체 과장 : 단독주택 건축 관련 문의 전화가 요즘 하루 평균 30통 정도 오고 있는데 6개월 전에 비해 2배 정도 늘어난 상태입니다.]

이런 수요에 힘입어 단독주택 건립은 점차 늘고 있습니다.

서울·수도권의 지난해 아파트 인허가 건수는 17만 6000여 건으로 2010년 19만 7000여 건에 비해 11% 정도 줄었습니다.

하지만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은 2만 5000여 건에서 4만 4000여 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아파트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단독주택 수요가 느는 이유입니다.

[허윤경/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지금 현재 시장 상황 자체는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이 비교적 리스크가 적다고 생각해서 수요자들이 쏠리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2월말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2% 하락했지만 단독주택값은 1.7% 올랐습니다.

디자인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고, 최근에는 건축기술이 발달하면서 난방비 같은 단독주택의 단점까지 해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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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답답한 아파트를 탈출해 꿈에 그리던 단독주택을 마련한 김명희 씨.

첫 겨울을 맞아 아파트보다 춥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습니다.

[김명희/주부 : 아파트 살 때하고 비교했을 때 별 차이 없어요. (난방비) 25~27만원 정도면 따뜻해요.]

목조 주택이라 단열 효과가 뛰어난데다 남향에 삼중창을 달아 열 효율을 높였습니다.

톱밥을 이용한 펠릿 보일러도 난방비 절약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단독주택에 적용된 이같은 난방기술은 아직은 초보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주택은 어떤 모습일까요?

국내 건설사가 경기도 용인에 마련한 그린홈.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패시브하우스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현정/코오롱글로벌 연구원 : 그린홈의 경우에는 일반 주택과 대비해 패시브적인 기술, 단열이라든지 고성능 창호를 이용해 73%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에너지 효율 뒤에는 흰개미의 지혜가 숨어있습니다.

아프리카 열대 지방에 있는 흰개미집입니다.

높이가 6m 정도인데요, 사람으로 치면 63빌딩 높이와 맞먹는다고 합니다.

이 흰개미집 안에는 놀라운 온도조절장치가 있습니다.

바로 공기순환시스템입니다.

아래로 들어온 차가운 공기가 흰개미집 곳곳을 돈 뒤, 데워진 공기는 위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낮에는 38도, 밤에는 2도까지 떨어지는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개미집 안은 항상 31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용인의 그린홈도 개미집의 연돌 효과를 이용해 냉난방 비용을 크게 줄였습니다.

여기에 태양과 바람으로 자체 전력까지 만들어 오히려 에너지가 10%정도 남습니다.

이처럼 건축 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단독주택의 변신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독주택이 아파트를 대신할 새로운 주거형태로 자리잡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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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유럽풍 단독주택 사이로 같은 모양의 작고 귀여운 집 2채가 보입니다.

중소형 서울 아파트 전셋값 3억 원 정도로 마당이 있는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어 인기를 끈 이른바 '땅콩주택'입니다.

1개 필지에 두 가구가 나란히 지어진 형태가 마치 깍지 속 두 개의 땅콩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능철/땅콩집 시공사 현장소장 : 콘크리트 집은 (시공기간이) 4개월 걸리는 반면, (땅콩집은)목조이기 때문에 30~40일이면 집을 지을 수 있고 단열이 잘 돼 연료비가 겨울에 30~40% 절감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땅콩 주택은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인기는 생각만큼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이현욱/건축가 : 개별등기가 되냐 안되냐의 문제가 있거든요. 신도시에 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는 부지는 개별등기 안됩니다. (재산권 행사 땐) 1/2씩 거래를 하는거죠. 1/2만 대출 받고 땅이 1/2이기 때문에 옆집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한 대형 건설사는 공장에서 집을 80% 정도 만들고 현장에선 기초공사와 조립만 하면 되는 '모듈형 단독주택'을 선보였습니다.

공사기간을 줄이고 자재값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수요가 크게 없어 관련 사업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SK D&D 관계자 : 모듈러화 해 공장을 하려고 한 것인데 그만한 성과가 없다보니까 힘들어서 못한 거죠.]

단독주택이 보다 활성화되려면 제도적 정비와 함께 규모의 경제를 갖춰 건축비를 더 낮춰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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