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무인항공기 드론입니다. 인권단체인 엠네스티가 이 드론의 공격을 전쟁 범죄로 규정했는데요, 전직 드론 조종사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악몽 같은 경험을 털어놨습니다.
워싱턴 이상복 특파원입니다.
[기자]
"나는 사람 죽이는 로봇이었다"
2007년부터 5년간 무인항공기 드론 조종사로 활동한 한 군인의 고백입니다.
그는 뉴스채널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 혼자 1623명을 죽였다며, 그 중엔 무고한 어린아이도 포함돼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브랜던 브라이언트/미군 드론 전 조종사 : 훈련 단계부터 끊임없이 듣는 말은 '사람을 죽이고 부시는 게 너희들의 임무'란 겁니다.]
그는 밀폐된 방에서 컴퓨터 게임하듯 사람을 죽이는 건 견딜 수 없는 공포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로봇이나 좀비라고 끊임없이 주문을 걸었습니다.
더 큰 공포는 버튼을 누르는데 무감각해져 가는 동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실수로 민간인을 쏘면 개였다고 생각하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브랜던 브라이언트/전 미군 드론 조종사 : 어떻게 이게 비디오 게임이 아니고 실제 상황일 수 있는지 상담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병사들은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레타 테일러/국제인권운동가 : 조사결과, 드론 공격 사망자의 3분의 1은 민간인이었습니다. 이건 명백한 국제법 위반입니다.]
가뜩이나 국제사회가 미국의 무인폭격기 사용을 문제삼고 있는 마당에 미국 병사의 적나라한 고백까지 방송돼 파문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