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 구리시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 시 자동으로 작동하는 소화기를 설치하다 소화 분말이 터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불도 안 났는데 온 집 안이 엉망이 됐습니다.
이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 부엌 천장에 구멍을 뚫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돌려 하얗고 동그란 물건을 끼워 넣습니다.
'자동확산소화기'입니다.
그런데 뭐가 잘못 됐는지 반대로 돌리기 시작하고, 갑자기 소화 분말이 뿜어져 나옵니다.
[아 진짜!]
부엌 전체와 베란다가 분홍색 가루로 뒤덮였습니다.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은 못쓰게 됐고,
[와, 이거 어떡하냐 진짜. {다 쌓였잖아, 핑크색 가루.} 아니, 이게 밑에만 그렇지 옆에도 지금 다 쌓였을 거 아냐.]
100만원을 들여 청소했지만, 틈새마다 들어간 가루를 다 치우지 못했습니다.
[피해 집주인 : 흡착력이 굉장히 강합니다. 아내가 하나하나 다 지금 꺼내서 다시 닦고 있는 과정이고요.]
설치 경험이 없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낸 사고입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 '설치하면서 조금 더 많이 강하게 돌렸다' 직원은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보험회사에서 처리되겠죠.]
자동확산소화기 시공에는 면허가 필요 없습니다.
누구나 달 수 있는 건데, 제대로 달지 않으면 소화기가 떨어지거나 정작 불이 났을 때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전문적인 시공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 자격자가 시공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주먹구구식 소방시설 설치에 피해는 온전히 주민들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