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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야 잘산다? "내년 예산 639조…'건전재정' 펼친다"

입력 2022-08-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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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639조 원으로 편성했습니다. 올해 총지출보다 약 40조 원 적은 규모죠. 정부가 쓰는 돈이 줄어드는 건 13년 만에 처음입니다. 정부는 "건전재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논란도 있는데, 신혜원 체커가 관련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 아껴야 잘산다 >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안 오르는 게 없는 세상이라는데, 제 월급만큼은 꿋꿋이 제자립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냥 욜로로 살까?" "아니야 그래도 아껴야지!" 하며 현실과 미래 사이 고뇌에 젖곤 하는데요. 하물며 몇백조 원이 왔다 갔다 하는 나라 살림은 훨씬 더 신중히 꾸려야 할 겁니다. 정부가 2023년도 예산안 편성을 확정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새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반영해 (올해보다) 6% 감소한 총 639조원 규모의 나라살림을 마련했습니다. 비록 긴축재정이긴 해도 국정운영의 핵심가치들은 충분히 담았습니다.]

총 639조원 규모의 예산안을 확정했는데요. 문재인 정부가 편성한 올해(2022년) 예산이 본예산에 추경까지 합쳐 679조 5천억원이었으니, 오히려 40조 5천억원이 줄어든 셈인데요. 전년 대비 예산안 규모가 줄어든 건 13년 만에 처음입니다.

갑자기 돈이 쏟아지진 않았을 테고, 결국 지출을 줄이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태양광 등 과도하게 편성된 SOC 예산은 줄이고요. 고위공무원 임금은 동결, 장관급은 역으로 삭감했습니다. 이같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24조 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했고, 전년보다 6%나 줄인 예산안을 편성할 수 있었던 겁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가 지난 5년 사이에 400조원 이상 증가하여 금년 말 약 1070조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우리 미래 세대에게 빚더미인 나라를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전례 없이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했습니다.]

장기 목표는 나라빚을 줄여나가는 건데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50% 초반대로 관리하겠단 계획 입니다. 여기 파란색 그래프가 문재인 정부에서 짜놓은 국가재정운용계획으로 2025년 국가채무가 58.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죠. 새 정부의 목표치인 빨간색은 이보다 7.4%포인트 낮은 51.4%입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예상치도 절반 이하로 줄였습니다.

[추경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 25일) : 방만 재정에서 건전 재정으로의 기조 전환은 필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제부터라도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지 않으면은 커지고 있는 경제 불확실성 앞에 방패막 없이 맞서야 합니다.]

증가 아끼는 것 못지 않게 적재적소에 쓰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부는 "긴축재정이지만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고,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등 국정운영의 핵심가치를 충분히 구현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예를 들어, 얼마전 수원 세모녀 사건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챙기기 위해 복지부 총 예산을 12%가까이 늘렸습니다. 지급대상과 지원액 모두 확대할 방침입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 23일) : 어려움을 한목소리로 낼 수 없는 그런 약자들을 찾아서 복지정보시스템도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그런 주거지를 이전해서 사시는 분들에 대해서 어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폐지가 기정사실화된 여가부도 예산은 오히려 늘렸습니다. 1조 5천억원이 편성됐죠. 다만 대부분의 예산이 '가족' 문제에 집중했는데요. 저출산 해결을 위해 만 0세 자녀를 둔 가구에 매달 최대 70만원 지원하거나, 교사 인건비를 늘려 어린이집 연장보육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 등입니다.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지원도 더욱 늘릴 예정입니다.

[김현숙/여성가족부 장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26일) : 현재 상태로서 여성가족부에 대해서는 다들 만족하지 못하시는 거예요. 확실한 변화가 필요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참 많았습니다. 여성에 대한 기능, 청소년에 대한 기능, 가족에 대한 기능이…]

대통령 공약과도 맞물린 이슈죠. 내년부턴 병사 월급 100만원 시대입니다. 2023년부터 병장 기준 월급 100만원과 사회진출지원금 30만원, 총 130만원을 받게 되고요. 2025년엔 월급 150만원에 사회진출지원금 55만원, 총 205만원을 받게됩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1월 9일) : 우리 청년들이 군에 입대해서 나름의 국가를 위해서 희생을 하고 있는데 저는 이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병사들이 깔고 덮고 자던 모포도, 모포 대신 상용 이불로 전면교체된다고 합니다. 좀더 따뜻한 혹한기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이 외에도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대응 강화 예산, 북한 비핵화를 위한 '담대한 구상'과 관련한 식량 지원 예산도 추가로 책정됐습니다.

다만 야권에선 "지금은 긴축재정을 할 때가 아니다", "고물가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민생고가 가중될 것"이란 비판을 내놨습니다. 특히 공공이 주도하는 일자리 창출 지원 예산을 삭감한 점을 지적했는데요. 민간이 주도하는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일자리, 청년일자리 지원사업 역시 지속적으로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김성환/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적극적인 재정을 투입해야만 물가가 조금 더 안정될 수 있는데 정작 부자들한테는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하고, 소는 무슨 돈으로 키우려고 하는지 그런 게 여전히 걱정입니다.]

두 번째 픽은 < 사사건건 > 입니다. 9월 정기국회가 코 앞입니다. 말로는 '협치'를 외치지만 정말 사사건건, 사안 사안마다 충돌하고 있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민생 앞에 여야와 정쟁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윤석열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께서 성공하길 바랍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역할 놀이 분담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당대표는 통합·협치를 말하며 합리적인 척하고, 최고위원들은 정권에 대한 무분별한 정치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출범하자마자, 이 대표는 가장 먼저 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친명계 최고위원들은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을 거론하고 나섰죠. 반대도 마찬가집니다. 정부여당은 "야당도 존중한다다"고 말은 하지만, 민주당이 가장 민감해하는 검수완박 법안을 검수원복 시행령으로 되돌리거나, 전 정권 인사들을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이쯤이면 말이죠.

오늘 국회에선 '검수완박' 후속 입법을 논의하기 위한 사개특위 첫 회의가 열렸습니다. 대부분 법사위에서 본 얼굴들이죠. 말인 즉슨, 만만찮은 멤버들이 모였단 이야깁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 법무부를 중심으로 한 시행령들이 형사사법의 골간을 흔들고 있고 과연 우리 사개특위가 잘 순항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고민이 있습니다만…]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사개특위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이 일방 처리한 검수완박 입법에 따른, 유례없는 입법 폭거 과정에서 위장탈당, 회기 쪼개기, 헌법상의 적법절차 원칙도 위반했기에 효력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검수완박'을 '검수원복'시킨 한동훈 법무장관이 눈엣가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장관을 탄핵하자! 아니다, 탄핵할 필요도 없다! 말이 많은 상황이죠.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차원의 시행령 제정이라는 말씀 다시 한번 드리겠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YTN '뉴스라이더') : 탄핵까지 가지 않아도 스스로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도 좀 듭니다. 결국은 국민들께서 등을 돌리고, 스스로 무너져내리고 있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자, 오늘 사개특위 말고 운영위도 있습니다. 결산심사라도 대통령실이 대상이니 쉽게 넘어갈리가 없었겠죠.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가 순방 당시 착용한 보석을 문제삼고 나섰는데요.

[전용기/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건희 여사가 나토 순방 때 착용하셨던 목걸이랑 팔찌가 고가다 아니다, 이런 기사가 나왔었던 걸 봤습니다. 혹시 보셨죠?]

[윤재순/대통령실 총무비서관 : 예, 보도는 봤습니다.]

[전용기/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거 사실, 저희가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전용기 의원님! {네.} 그건 결산 관련 아니지 않습니까?]

권성동 운영위원장이 즉각 방어에 나섭니다. "결산하다 말고 무슨 얘기냐. 나중에 하라" 제지에 나선 것이죠. 그러자 민주당 전용기 의원 "대통령의 재산 신고와 관련된 내용이니 관련 있다!" 공세를 이어갑니다.

[전용기/더불어민주당 의원 : 아니 추궁하는 게 아니고 확인 한번 하겠습니다, 확인만. 재산신고 보니까 보석류는 하나도 신고를 안 했더라고요?]

[윤재순/대통령실 총무비서관 : 제2총무비서관실에서 보통 신고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검증을 하지 않습니다.]

[전용기/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실 이 해당 기사가 나왔을 때 뭐 협찬인지 대여인지, 아무런 해명이 없어가지고…]

관련해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은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리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것으로 구입한 금액이 재산 신고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죠. 한 때는 윤재순 비서관이 "현지에서 빌렸다"는 설명을 했다고도 알려졌는데, 대통령실은 "그런 설명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유감스럽다"는 뜻을 추가로 밝혔습니다. 자, 김 여사에게 공세가 집중되자, 여당은 또 다른 김 여사를 소환했습니다.

[조은희/국민의힘 의원 : 문재인 전 대통령의 김정숙 여사님 의상비와 액세서리 비용, 그 비용 전체를 비서실에서 추계해 주시기를, 저는 자료 요청을 다시 드립니다.]

세 번째 픽은 < 김혜경 비서 구속기로 > 입니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핵심 인물이죠. 김혜경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배모씨가 구속 기로에 섰습니다. 오늘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경찰서 유치장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배모 씨/김혜경 씨 전 수행비서 : {법인카드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 인정하십니까? 김혜경 씨가 지시한 겁니까? 경기도청에서 본인이 맡았던 업무가 뭡니까? 억울한 점은 없으십니까?} …]

배 씨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3년 넘게 김혜경 씨의 의전을 담당하며 법인카드로 음식값 등을 결제했고, 경기도에 2천만 원 정도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습니다. 결국 핵심은 김혜경씨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인데요.

[배모 씨/김혜경씨 전 수행비서 : 사모님이 내일(6월 17일) 초밥 올려달라고 그랬어. 그거 점심 때 올릴까? 어떻게 할까?]

[배모 씨/김혜경씨 전 수행비서 : 내가 그 카드깡 했을 때 그게 20만 원 넘은 적이 없어, 그 집에서.

[배모 씨/김혜경씨 전 수행비서 : 잘 생각을 해봐요. 내가 지금 이재명이랑 김혜경을 지금 모시는 마음이 되어 있는지.]

김혜경씨와 이재명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죠. 배모씨의 과잉 충성에 따른 일일 뿐, 김씨는 개입한 적 없다는 이야깁니다. 특히 이 대표는 이 사건이 사실은 7만 8,000원짜리 사건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한 고통을 겪는 아내에게 남편으로서 한없이 미안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네 번째 픽은 < 러시아발 가스폭탄 > 입니다. 근 몇년간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 두 가지를 꼽는다면요. 아마 첫째는 코로나, 둘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고,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세계를 덮쳤습니다. 러시아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의 전기·가스요금은 최대 10배 가까이 뛰었다고 하죠.

우리나라도 이를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오는 10월, 전기와 가스요금이 동시에 인상될거라고 하는데요. 가스공사 역시 상당한 적자를 감수하면서 요금을 동결해왔고,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설명입니다. 결국은 물가가 걱정이죠. 공공요금 인상이라는 악재가 더해져 물가 상승 압박이 더 커질 거란 전망입니다.

마지막 픽은 < 힌남노가 온다 > 입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중부 지방에 최고 120mm 이상의 비가 쏟아진다고 합니다. 저는 오늘 출근길에 우산 없이 집에서 나왔다가 크게 혼이 났는데요. 퇴근길에 더 많은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여기에 일본 남동쪽 먼바다에서 이동하고 있는 제11호 태풍 '힌남노'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올해 첫 '매우 강' 태풍이고요. 지금은 서쪽으로 이동 중이지만, 주말쯤 대만 부근에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입니다. 적게 움직이면 중국 남동부로 향하는 거고요. 오른쪽으로 완전히 틀면 일본을 향하는데, 이 때 대한해협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힌남노의 강풍 반경은 300㎞, 직접 마주했을 때 사람과 커다란 돌까지 날아갈 수 있는 정도로 세졌습니다. 주말 이후 날씨 주의 깊게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꼽죠.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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