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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서장훈' 마지막까지 '국보 센터'다웠다

입력 2013-03-1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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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서장훈' 마지막까지 '국보 센터'다웠다


마지막까지 '국보 센터'는 최선을 다했다. 후회없이 뛴 사나이는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서장훈(39·207㎝·KT)이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서장훈은 1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정규리그 KCC와의 최종전에 나섰다. 사직체육관은 서장훈이 선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치렀던 곳이다. '한국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센터' 서장훈에게 7269명의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경기 전 서장훈은 "은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각오대로 그는 시즌 최다인 33점을 기록하며 팀의 83-79 승리를 이끌었다. 688번째 경기에 나선 서장훈은 통산 1만3231점, 523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코트에서 물러났다.

'굿바이 서장훈' 마지막까지 '국보 센터'다웠다


끝까지 당당했던 국보센터

은퇴하는 날 서장훈은 마음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는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부터 집중이 안 됐다. 며칠 전부터 혼자 있으면서 감상에 젖었다. 최대한 담담하려고 노력했는데 종료 버저가 울리면 어떨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그는 마지막까지 선수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으려 했다.

서장훈은 1쿼터부터 당당했다. 1쿼터에만 16점을 몰아넣으며 리드를 이끌었다. 서장훈이 득점할 때마다 벤치에 있던 후배들은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2쿼터에 6점을 추가한 서장훈은 4쿼터에도 고비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의 리드를 이끌어냈다. 81-79로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4쿼터 종료 10초 전에는 골밑슛을 성공시켜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전창진(51) KT 감독은 "장훈이가 후회하지 않도록 뛰게 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면서 팀 승리까지 이끌어줘 고맙다"고 말했다.

눈물 보인 서장훈, 의리 지킨 싸이

'굿바이 서장훈' 마지막까지 '국보 센터'다웠다


코트에서 한없이 강할 것만 같던 서장훈이었지만 은퇴식에서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는 "KT에서 기여한 것도 많지 않고, 팀 성적도 안 좋았는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줬다. 부족한 게 많았는데 은퇴를 기념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장훈의 마지막 경기에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월드 스타' 싸이가 함께 했다. 싸이는 경기 전 시투를 맡았고, 은퇴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싸이는 "농구대잔치 때부터 팬이었다. 은퇴하는 날에 이렇게 찾아와서 기분이 남다르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에 서장훈은 "15년 정도 알고 지냈던 싸이가 바쁜 중에도 와 줬다. 오지 말라고 했는데 본인이 오겠다고 하니 말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쉬움 많았지만…내 진심 이해해줬으면"

경기 전 선수 생활을 회고한 서장훈은 겸손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국보 센터'로 불렸지만 그는 "잘한 것보다 아쉬운 게 더 많았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잘 부응하지 못했다. 내 플레이에 큰 점수를 주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서장훈은 팬들에게 자신의 진심에 대한 이해를 부탁했다. 그는 "농구장은 버라이어티 쇼 무대가 아니다. 치열하게 승부를 가리는 것이 최고의 팬서비스라는 생각이었다"면서 "나의 과한 모습이 보기 거북한 팬이 있었다면 지금 사과드리고 싶다. 하지만 경기를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해 이기려고 한 마음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부산=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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