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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대위 체제'로…이준석 "절대반지 향한 탐욕"

입력 2022-08-0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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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전국위원회 회의를 가능한 빨리 열기로 했습니다. 오늘(2일) 최고위원회의 결정인데요. 이 자리엔 공개적으로 사퇴를 선언했던 배현진, 윤영석 최고위원이 참석해 표결을 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절대반지를 향한 탐욕"이라며 배현진 최고위원을 직격했는데, 국민의힘 상황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당이 비상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현재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다수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의원 여러분의 총의와 용단을 부탁드립니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어제 의원총회에선 지금이 '비상상황'이라면서 비대위 전환을 추인했죠. 오늘은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서 비대위 체제를 의결할 상임 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소집안까지 가결했습니다. 전국위는 사흘 전 공고를 해야 하니까요. 이르면 5일 이후부터 비대위 전환을 결정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박형수/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총 7명이 정원입니다. 7명 중에서 4명이 참석을 해서 상임전국위원회 소집과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가결을 시켰습니다.]

잠깐, 그런데 재적 최고위원 숫자가 좀 이상하죠. 다시 들어볼까요.

[박형수/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현재 우리 재적 최고위원 수가 7명입니다. 원래 9명인데 김재원 최고위원 사퇴를 하셨고, 조수진 최고위원이 사퇴를 해서 지금 총 7명이 정원입니다. 7명 중에서 4명이 참석을 해서 상임전국위원회 소집과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가결을 시켰습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지난 주 사퇴 의사를 밝힌 최고위원은 3명이죠. 그럼 재적 최고위원 수는 5명이 돼야 하는데요. 직을 유지하겠다고 한 정미경, 김용태 최고위원은 불참했고, 공개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배현진, 윤영석 최고위원이 오늘 회의에 참석해 안건을 의결한 겁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 의장, 배현진, 윤영석 최고위원까지 4명이 참석해 과반이 된 건데, 두 최고위원의 사퇴서는 아직 수리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배현진/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 지금 저희가 당의 비상상황으로 상정하고 어제 당론 채택에 따라서 이를테면 인수인계 시간이 필요하다고 원내대표께서 요청을 하셨기 때문에 제가 유지하고 말고의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원내대표께 한번 직접 물어봐야…]

[윤영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이제 당에서는 일단은 아직 수리가… {사퇴서는 언제 내실 예정이세요?} 사퇴서는 저는 이미 제출을 했습니다.]

사퇴한 3명 중 조수진 최고위원만 사퇴서가 수리된 셈인데요. 공교롭게도 조 최고위원은 사퇴 당시 이런 발언을 했었죠.

[조수진/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달 31일) :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 주십시오.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주십시오.]

최고위원들의 줄사퇴는 의원총회에서 지금이 '비상상황'이라서 비대위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지를 모으는 근거가 됐죠. 그런데 정작 사퇴한 최고위원 숫자, 어제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접 의원총회에서 밝힌 것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의결권을 갖고 있는 최고위 구성원 5명 중 2명이 사의 표명을 했습니다. 게다가 당대표는 사고 상태입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정상적인 당무 심의 의결이 불가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공개적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던 배현진 최고위원이 표결에 참여한 걸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최근 밀고 있는 반지의 제왕 캐릭터를 빌려서 '언 데드' 즉 직역하면 '죽지 않은 시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음성대역) : '저는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합니다'라고 7월 29일 육성으로 말한 분이 표결 정족수가 부족하다고 8월 2일에 표결하는군요. 물론 반지의 제왕에도 언데드가 나옵니다. 절대반지를 향한 그들의 탐욕은 계속됩니다.]

회의에 불참한 김용태 최고위원도 '위장사퇴 쇼에 환멸이 느껴진다'며 비판에 가세했는데요. 검수완박 국면에서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최고위 의결을 했지만 비대위로 전환하려면 여전히 암초들이 있습니다. 다시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권한의 문제입니다. 당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당헌'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대표 혹은 당 대표 권한 대행이 임명하도록 돼있는데요. 이 '권한 대행'이란 문구를 '직무 대행'으로 바꿔서 비대위를 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권한대행과 직무대행은 엄연히 다르죠. 당 대표가 없는 상황을 '사고'로 보면 직무대행, '궐위'로 보면 권한대행인데, 이준석 대표의 부재는 '사고'로 해석이 됐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달 8일) : 권 원내대표는 자신이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당대표의 '사고' 시에는 직무대행, '궐위' 시에는 권한대행을 맡도록 돼 있다는 실무자의 보고를 받았다는 겁니다.]

문제는 당헌의 '권한대행'을 '직무대행'이란 문구로 바꾸더라도, 비대위원장을 지명하려면 '당 대표 직무대행'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겠다고 했던 권성동 원내대표가 다시 한번 본인의 말을 번복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건데요. 원래대로 직무대행을 하는 거냐는 질문에 권 원내대표는 대답이 없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대표님 그 직무대행이 임명할 수 있게 당헌 개정하잖아요. 근데 대표님께서 앞서서 직무대행 사퇴하신다고 했는데 직무대행은 그대로 그러면 일단은 하시는 건가요?} …]

지금이 '비상상황'인 만큼, 당헌 해석 역시 '비상하게' 해야 한단 주문도 나왔습니다. 차기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입니다. 의원 89명이 참석한 의원 총회에서 1명만 반대한, 압도적인 찬성으로 '비대위 전환'을 추인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원래 조항의 취지가 뭐냐, 목적이 뭐냐라는 목적에 맞춰서 합목적적 해석을 하는 것이고 우리가 정당이라고 하는 것이 뭡니까? 가장 자율성 그리고 내부적으로 자치권이 존중되는 그런 조직 아닙니까?]

사실 의원총회의 결정 자체는 비대위 전환에 대한 결정권은 없습니다. 비대위 전환에 반대하는 쪽을 압박하는 일종의 정치적인 해법인데요. 당의 법, 당헌보다는 정치적인 해결이 필요하단 얘기인 셈입니다.

이런 배경에는 여러모로 '안정'이 가장 시급한 대통령실 혹은 '윤심'이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오죠. 대통령실은 당의 비대위 전환에 대해서 "일단 당이 조속히 안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루빨리, 조속히 안정되길 바랄 뿐"이란 입장을 내놨습니다. 다만 비대위의 시기와 성격을 어떻게 할지는 추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인데요. 지금 의원총회에서 합의된 건 "지금 상황이 비상상황이다"라는 것까지입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 {조해진 의원께서 이준석 대표 돌아오는 걸 전제로 한…} 일단은, 일단 의원총회에서는 이 상황이 비상 상황이라는 거를 확정을 한 거죠. 자 고맙습니다.]

비대위로 전환하게 되면 당장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을 것인가도 관심입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오늘 비대위원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정진석 국회부의장, 주호영 의원 등과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이 자리엔 '비대위 체제' 의결 권한이 있는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도 참석했는데요. 서 의장은 비대위 전환 자체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죠. '윤핵관'의 맏형으로 불리는 정 부의장 등과는 생각이 좀 달랐을 듯 한데요. 발언 들어보시죠.

[서병수/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 : {합의가 좀 되신 건가요?} 합의? 합의체는 아니잖아요? 의견 교환을 하는 거죠. 당헌·당규를 해석하는 문제도 있고 또 비대위 체제에 대한 당헌 개정도 있고 또 비대위원장도 뽑아야, 선출을 해야 되고 상당히 복잡하게 전개가 됩니다.]

오늘도 '원내대표' 자격으로 당 수습에 나선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해서 쓴 소리를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홍준표 대구 시장입니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으려면 원내대표도 사퇴해야 한다,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비대위를 꾸리는 게 상식적인 해결책이다, 또다시 조언한 겁니다.

[홍준표/대구시장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왜 자꾸 꼼수로 돌파하려고 하는지 참 안타깝네요. 이준석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당까지 혼란으로 밀어넣어서야 되겠습니까? 그렇게 해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되겠습니까?]

오늘은 혼란에 빠진 국민의힘 지도체제 상황을 살펴봤는데요. 큰 줄기는 '비대위 전환'의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이준석 대표의 반발이 있고, 여러 가지 당헌 당규에 대한 해석과 이견들이 부딪히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상황을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말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정당이라는 게 결국은 정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야 되는데 지금 국민의힘을 보면 정견을 같이 하는 분들인지 그 점이 의문스러울 정도로 지리멸렬하고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는 그런 정당이 되고 말았거든요.]

국민의힘의 혼란상황을 풀기 위해서 당내에선 백가쟁명식 해법이, 바꿔 말하면 백가쟁명식 이견이 분출되고 있는데요. 비대위 전환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의견 남겨주시면 백다혜 반장이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발제 제목은 이겁니다. < 사퇴해도 비대위 의결, 권성동도 계속?…이준석 "절대반지 탐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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