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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10명 중 7명, "양육비 단 한 번도 못 받아"

입력 2022-05-23 15:09 수정 2022-05-23 15:18

한부모가족 자산은 평균의 1/4 수준
지출의 70%는 식료품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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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족 자산은 평균의 1/4 수준
지출의 70%는 식료품 구입

양육비 관련 피해자들이 시위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양육비 관련 피해자들이 시위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이 모 씨는 혼자 자녀 2명을 양육하고 있습니다. 6년 전 배우자와 이혼했지만, 배우자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연락이 끊긴 상태입니다. 이 씨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3년째 법적 절차를 밟는 등 현재 감치 소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양육비는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첫 이행 명령을 받을 당시 중학생이었던 첫째 자녀는 어느새 고등학생이 됐습니다.

여성가족부가 오늘 발표한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혼·이혼 한부모 중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단 한 번도 받지 못한 경우는 72.1%입니다. 자녀를 혼자 키우는 한부모 10명 중 7명 이상이 양육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2018년 조사 당시 73.1%였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변화는 거의 없는 셈입니다. 과거에는 양육비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받지 못한 한부모가정도 8.6% 있었습니다.

한부모가족의 월평균 소득은 전체 가구 평균의 절반 수준, 자산은 1/4 수준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한부모의 평균 연령은 43.6세로, 학력이 고졸 이하인 경우가 55%로 가장 많았습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하나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고, 취업한 경우에도 3명 중 1명은 직장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는 임시·일용근로자였습니다. 지출의 70% 이상이 식료품 구입에 사용되는 등 저축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한부모가 일을 하다 보니 아이들을 돌볼 여력이 없는 겁니다. 한부모가족 미취학 자녀의 경우 어린이집·유치원 등 시설 보육 이용률이 84% 수준으로 매우 높았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부모의 경우도 초등돌봄 교실·지역아동센터 등을 이용하는 비율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가족여행 등 자녀와의 적극적 여가활동 비율도 낮았습니다. 이 씨는 “가벼운 외식은 할 수 있어도 숙박비 등 지출이 큰 여가활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한부모들은 양육비 확보를 위해 가장 시급한 제도로 '양육비 긴급 지원 확대', '미이행자 처벌 강화',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역할 강화'를 꼽았습니다. 이 씨는 “양육비를 받기 위해 조금 벌어야 할 판”이라며 “지급 기준을 차등적으로 바꿔달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행관리원이 하반기만 되면 신청이 마감돼 내년으로 밀리고, 담당자도 자주 바뀐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인적·물적 자원 강화가 시급하다는 겁니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한부모 가족 정책 방향과 비전 제시를 위한 '제1차 한부모 가족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또,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 제재 조치 강화의 실효성 제고 방안도 여러모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한부모가족이 안정적으로 자녀를 양육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양육비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 국정과제에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차질 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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