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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주부도 벗게 만든 '돈'…인터넷 방송의 덫

입력 2013-12-12 08:21 수정 2013-12-2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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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초에 스마트폰 화상통화와 인터넷 방송으로 음란 영상을 제공하고 수십억대의 수익을 올린 일당이 붙잡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지금도 이 사이트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현행법상 이런 인터넷 방송을 규제할 법이 없기 때문인데요. 돈의 유혹에 이끌려서 취업 준비생부터 가정 주부까지 진행자로 나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법적인 규제 마련이 시급한 인터넷 음란 방송의 실태, 오늘(12일) 긴급출동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영상통화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여성들의 음란행위를 볼 수 있는 서비스.

[안녕하세요. 외롭게 사는 이○○이예요.]

연결되자마자 낯뜨거운 장면이 이어집니다.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불법 영상채팅.

지난 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영상통화를 이용해 음란행위를 제공한 일당을 검거했습니다.

[고태완/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팀장 : 최초 수사를 착수한 건 070전화 쪽이었는데 그쪽으로 수사를 확대하다 보니까 음란영상채팅 솔루션을 제공한 프로그래머가 인터넷 음란방송도 운영하는 것이 확인되어 수사를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인터넷 음란 방송의 실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최근 인기 끌고 있는 실시간 인터넷 개인 방송. 내용은 대부분 성인 음란방송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무료부터 유료까지 종류도 다양하지만 이용자가 사이버머니를 사서 진행자나 방송제공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 대부분입니다.

이때 진행자는 사이버머니를 획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취재진은 인터넷방송에서 관련 일을 했었던 홍 모 씨에게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홍 모 씨/전 인터넷방송 관계자 : 여자 진행자, BJ(Broadcasting jockey)들이 노출하는 방에 가려면 아이템 머니를 선물해야 가능하다. (머니)100개면 만원이에요. (BJ가)사이버머니를 받으면 6천원을 버는 거죠. 중간에 플랫폼(사이트) 관리하는 분들이 수입의 일부 받고….]

사이버머니 한 개에 100원.

푼돈처럼 보이지만 실제 취재진이 이용해보니 1~2시간 만에는 몇 만 원에서 몇 십만 원에 달하는 사이버머니를 쓰고도 다시 충전하는 이용자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진행자의 노출수위가 높아질수록 앞뒤 안 가리고 사이버머니를 던지기도 합니다.

또, 팬방이라 불리는 채팅방은 입장료만 10만 원에 이르는 곳도 있지만 인기가 높습니다.

그만큼 자극적인 음란 행위와 얘기들이 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사실은 진행자, 즉 BJ가 평범한 여성들이라는 겁니다.

[고태완/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팀장 : 학생, 주부 그리고 취업준비생 그리고 가장 어린 나이로는 20세, 갓 미성년이 지난 아이도 있었고. 목적은 하나였습니다. 단순히 돈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인터넷 방송 일이) 노력대비 수입이 굉장히 좋았거든요.]

몇 천 명의 BJ 중, 수입랭킹 5위 안에 꼽히는 진행자.

[남언니/예명, 인터넷방송 진행자 : 친구가 인터넷에서 성인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얼굴만 보여도 한 십몇만원쯤(준다고) 그래서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게 됐어요.]

평범한 취업준비생이었던 남씨. 쉽게 돈을 벌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이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언니/예명, 인터넷방송 진행자 : 성인방송 한 달 조금 넘게 했었어요. 그땐 많이 벌었죠. 한 1000만원 아래? 주부들도 많이 하고 조선족도 많이 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엔 BJ들을 따로 관리하는 매니저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남언니/예명, 인터넷방송 진행자 : 성인방송에도 소속사가 있어요. 방도 얻어주고 방송 시킨 다음에 비싼 방에서는 가슴도 보여주고 가슴에다 오일도 바르고. (그런 걸 시키면 다해요?) 돈만 주면 다하죠. 많이 버니까.]

실제 인력구인 사이트에서는 주부나 학생,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BJ를 모집하는 게시물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방송 매니저 : (수입이) 10월 19일 첫 방송 날 15만원, 12월 2일 날 81만원. 방송을 한다면 모텔 같은데서 하는 거죠. 한마디로 이렇게 보시면 돼요. 그 쪽(진행자)분이 돈 버는 게 아니라 제가 벌어드리게 하는 거예요.]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음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실제 성매매까지 이어지기도 한다는 겁니다.

[남언니/예명, 인터넷방송 진행자 : (사이버머니를) 충전 많이 하는 남자들은 여자 BJ 만나서 한 번씩 자고 그래요. 며칠 전에는 정모 같은 거해서 남자 28명이랑 여자 2명이랑 만나서 놀러 가기도 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다른 인터넷 방송은 물론이고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이트도 여전히 활발히 운영 중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방통위에 문의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심의국 관계자 : 개인 인터넷 방송은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미약한 부분이 있어요.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규제를 잘 강화해주는 (것 밖에 없어요.)]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령과 제도들.

전문가들은 인터넷 음란 방송에 대한 제도가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민경배/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교수 : 유해매체 즉, 음란물이라는 것들을 여과 없이 인터넷에 유포시키는 것 자체가 문제이고, 또한 인터넷 서비스 특히 방송 사업체 경우에는 컨텐츠에 대한 일상적인 심의나 관리 감독이나 사법기관에 의한 이런 것들이 전혀 이뤄지지 않죠.]

규제할 법이 마련돼있지 않는 인터넷 음란 방송 사이트.

이렇게 방치되는 동안 어떤 재제도 없이 빠른 속도로 일반인들에게까지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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