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택시 요금을 계좌로 이체하겠다고 해놓고 돈을 엉터리로 보내고 도망친 20대가 붙잡혔습니다. 예를 들면, 실제로 보낸 돈은 100원인데 보내는 사람 이름을 15700원 이라고 적어서 눈속임을 한 건데요. 이런 식으로 택시 요금을 안 낸 게 지난 1년 동안 수십번에 달했습니다.
유요한 기자입니다.
[기자]
14년 경력의 택시기사 조철희씨는 두 달 전 저녁, 서울 논현동에서 회기동으로 가는 호출을 잡았습니다.
목적지 근처에 갔더니 승객이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가달라고 했습니다.
[조철희/택시기사 : 근처에 가서 목적지를 다시 설명해 주겠다고 했어요. 후진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공간으로 안내를 하더라고요.]
도착하자 계좌 이체로 요금을 내겠다고 합니다.
[{제가 카드를 안 들고 다녀가지고.} 한번 확인할게요. 입금 100원이 돼 있는데. 아니구나. 1만5700원 맞네요.]
승객이 내린 뒤 확인해보니 실제 입금액은 100원.
입금자명에는 이름 대신 택시요금이 적혀 있었습니다.
착시효과를 노린 겁니다.
손님은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조철희/택시기사 : 큰 소리로 '고객님' 불렀어요. 그랬더니 그사이 골목으로 숨어서 뛰어가더라고요.]
이 남성은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2월부터 1년 간 서른 번 넘게 택시 요금을 안내고 달아났습니다.
상습사기 혐의로 수도권 6개 경찰에서 수배 중이었습니다.
이체한 요금은 1원에서 100원까지 다양했습니다.
[조철희/택시기사 : '나도 조금 젊은 편에 속하는데 고령의 택시기사님들이 이런 피해를 많이 당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영상디자인 : 황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