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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비박계, 새누리 '청와대 지키기'에 반기 드나?

입력 2016-10-13 19:12 수정 2016-10-1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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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누리당이 이번 국감에서 '청와대 지키기'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이 야당 쪽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최순실, 차은택씨는 물론 우병우 수석까지 청와대가 불편해 할만 한 증인들의 채택이나 출석을 사실상 막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새누리당 내에서도 '청와대 지키기'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 글쎄요, 한 방송사에서 나온 표현입니다만 이제는 보통명사가 됐으니까 이런 표현을 써도 될 것 같은데, 이른바 'X맨'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늘(13일) 여당 발제에서 새누리당 내의 이상 기류를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이정현/새누리당 대표 (8월 10일) : 대통령과 맞서고 정부와 맞서는 것이 마치 정의이고 그게 다인 것처럼 하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 나는 그건 여당 소속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정현 대표가 취임 직후 했던 이 발언. 가만히 돌이켜보면, 새누리당은 '대통령에 맞서지 말라'는 대표의 '가이드 라인'을 충실히 따라온 것 같습니다.

먼저, 청와대를 비판한 국회의장의 개회사 파동. 당시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면서 강력 항의했습니다. 김재수 장관 해임안 통과 때는 아예 국회를 보이콧하고, 당 대표는 단식 농성까지 벌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국정감사. 새누리당은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사람들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종합하자면, 이정현 대표가 이끄는 새누리당은 청와대를 철벽 방어하는, '청(靑)'벽방어 당이 된 것 같습니다. 야당에선 오늘 이런 비판이 나왔습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지금도 그 사람 있어요?' 이런 말씀은 우병우 수석을 향해서 하셔야 하고, 새누리당은 신의 딸 최순실 등 핵심 증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방탄 국감으로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야당뿐만이 아닙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청벽방어'에 반기를 드는 이른바 '새누리 X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X맨'의 면면을 보겠습니다. 먼저,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 오늘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그리고 우병우 수석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김무성/새누리당 전 대표 (음성대역) : 대통령에 제왕적 권력이 있으니 그런 문제가 나온 것이다. 어떻게 이틀 만에 800억원이 걷힐 수 있나. 우 수석은 출석하지 않으려면 물러나야 한다.]

게다가, 비박계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도 'X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의 중심인 "전경련을 해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승민 의원/새누리당 (어제) : 그런 회의에, 청와대 회의에… 기재부 회의에 왜 전경련을 부르냐 이거에요. 상대를 해주지 마라, 이겁니다.]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해서도 유 의원은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냈습니다. "국가가 사과해야 한다"는 겁니다.

[유승민/새누리당 의원 (지난 6일/출처: 유튜브 강준성 채널) : 고 백남기 농민의 사건은 공권력이 과잉 진압해서 한 시민의 목숨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기 때문에 사과하고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그런 게 옳다고 생각을 합니다.]

법인세 문제도 예외가 아닙니다. "법인세를 올리면 안 된다"는 게 당론인데, 유 의원은 정반대 이야기를 합니다.

[유승민 의원/새누리당 (어제) : 그거(법인세) 1%, 2% 올리는 거 가지고, 뭐 1% 올리면 경제가 절단날 것 같이 얘기를 하고. 그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또 한 분의 X맨. 비박계로 문체부 장관을 지낸 정병국 의원입니다. 정 의원은 "핵심 증인은 불러야 한다"면서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 어제 국감에서도 전경련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정병국 의원/새누리당 (어제) : 그런데 제가 보니까 미르재단하고 K스포츠재단이 블랙홀이 됐어요. 이게 문예 부흥을 위해서, 문화 융성을 위해서 전경련이 할 짓이에요? 역대 정권마다 보면 결국은 결과론적으로 전경련에서 한 행태는 정권의 앞잡이 노릇만 했던 것 아니에요?]

비박계엔 이 세 명 말고도, 숨어있는 'X맨'들이 많습니다. 선거법 공소시효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오늘 자정, 그러니까 약 6시간이 지나면 새누리당 곳곳에서 'X맨'들이 튀어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대통령에 맞서지 말라"는 이 대표의 '가이드 라인'도 오늘 자정을 기점으로 시효가 만료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 하, 추억치고는! - 황인숙 >


헛, 헛, 헛, 시간이
헛돌고 있다
헛, 헛, 헛, 우리가
헛놀고 있다.
(헛것인 한에서의 '우리'여)


황인숙 시인의 '하, 추억치고는!'이란 시입니다. 새누리당이 '청와대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국정감사의 시간은 헛돌고만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아무 죄도 없는 우리 국민들은 '헛것'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 비박계, '청와대 지키기'에 '반기' 드나? > 이렇게 잡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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