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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김근식 "2인자 장성택? 우리 쪽서 과대포장"

입력 2013-12-09 16:18 수정 2013-12-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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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개방파 아닌 충성파…이젠 재기불능
-공개적 '숙청' 발표…김정은 극도로 화 난 듯

■방송 : JTBC 정관용라이브 (15:00-16:30)
■진행 : 정관용 교수
■출연진 :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김근식 교수

◇정관용-오늘 북한이 장성택의 실각을 공식 발표하면서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됩니다. 또 정부는 어제 방공식별구역 확대안을 발표했죠. 미중일 주변국들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와 현장은 외교안보 관련 이슈들 집중분석하겠습니다. 전 통일연구원장을 지내셨죠. 동국대학교의 김태우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또 경남대학의 김근식 교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태우-안녕하세요.

◇정관용-어제 그러니까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참석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그거 아니겠습니까? 이 정도면 그런데 실각이라는 단어가 맞아요, 숙청이라는 단어가 맞아요? 당에서도 출당시키고 그랬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태우-숙청이 더 맞겠죠.

◇정관용-숙청이 더 맞죠? 단순히 그냥 직위만 뺏은 것이 아니라, 그렇죠? 그런데 이런 것을 조선중앙통신이 굉장히 상세하게 장문으로 이러이러한 잘못을 했다라는 걸 굉장히 길게 설명했거든요. 예전에도 그랬습니까? 아니면 이례적입니까?

◆김근식-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이런 모양이 몇 번 보입니다. 이것은 김정일 시대와 다른 건데요. 김정은의 리더십 스타일이 아버지와 다른 게 좀 몇 개 있는데 그중에 공개성과 투명성을 굉장히 원칙을 강조합니다. 그러니까 2012년에 은하로켓을 발사할 때도 외국 기자들을 불러서 로켓 발사를 보게 했고 로켓 발사가 실패하자 몇 시간 만에 바로 실패를 공개 발표하고 이런 것들은 김정일 시대에는 없던 거거든요. 굉장히 공개적인 스타일을 지향하는 그런 게 있고. 작년 7월에 리영호를 숙청할 당시에도 노동신문을 통해서 노동당 정치국에 의해서 해임했다라는 것을 결정서를 발표하거든요. 또 당 총노선 발표할 때도 조선 정치국회의를 열어서 했다, 이게 과거의 김정일 시대에는 정치국회의를 열지도 않았고 그 다음에 어떤 비밀스러운 결정이 이루어져도 어떻게 된 건지 그 경위가 어떤 것인지 공개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숙청의 경우도 이제는 굉장히 공개적인 루트를 통해서 공개적인 방식을 통해서 하는 게 김정은 시기의 리더십 스타일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정관용-장문으로 소개한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김태우 교수님.

◆김태우-이런저런 이름이 다 붙었죠. 반혁명, 반당, 불충 거기다가 개인사생활까지 많이 까발렸죠. 마약을 했다, 또 부정부패를 했다, 자본주의에 타락했다, 여성들하고 부당한 관계를 가졌다, 이런 얘기. 저는 나머지 얘기들은 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성택이라고 하는 사람이 차지했던 비중을 생각하면 외부에서 보면 김정은, 장성택 공동정권이 아니냐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만큼 막중한 지위에 있었던 사람을 지금 숙청한 거니까요. 이것은 한마디로 권력재편인데 비중 있는 사람을 숙청할 때 당연히 따라붙는 수식어 정도가 죄명들이다... 그러니까 죄명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저는 개인적으로 신경 쓰고 싶지 않습니다.

◇정관용-그게 실제로 그런 일들을 했느냐, 안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죠, 사실?

◆김태우-장성택이라고 하는 사람은 서방세계를 알고 또 자본주의 국가들을 순방했고 북한에서 가장 견문이 넓은 사람 아닙니까? 그런 사람이면 한국에 왔을 때 룸살롱도 가봤다는 것이고 여기저기 다 다녀봤겠죠. 그런 게 문제라고 한다면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개혁개방 하겠습니까?

◆김근식-맞는 말씀이신데요. 그때 2002년에 경제고찰단의 한 명으로 와가지고 거의 단장 행세를 하면서 우리 한국을 다 돌아다녔죠. 그 때 우리 쪽에서도 상당히 많이 환대를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습니다마는. 그래서 그 말씀하셨던 여자관계, 도박 또는 마약까지 이야기 나오는 것은 저로서도 어떤 생각이드냐 하면 실제 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를 떠나서 김정은이 정말 장성택한테 화가 많이 나 있구나, 그런 이야기를 안 해도 어차피 숙청된 사람이고 그 세력들이 지금 색출되고 있는데 공개적인 결정서에 그런 이야기까지 한다는 것은 굉장히 장성택에 대해서 미움이 좀 극도화돼 있다.

◆김태우-재기불능이라는 것이죠.

◆김근식-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야릇한 그런 단어들입니다.

◇정관용-장성택이 여러 차례 그렇게 숙청됐다가 다시 재기했었는데 이번에는 재기 가능성이 없다?

◆김근식-불가능이죠. 왜냐하면 이런 공개적인 정책국확대회의에 의해 결정이 됐던 것이고 그다음에 이미 엊그제 계속 보도가 됐습니다만 기록물, 공식기록물 특히 1호사진. 김정은이나 수령이 나오는 1호사진에서, 기록물에서 공식적으로 삭제됐다는 것은 복권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라는 것이죠. 2004년도에 잠시 세도정치 때문에 이른바 혁명화 대상이 돼서 노력을 하고 왔지만 2년 뒤에 바로 복권됐었거든요. 이번에 경우는 제가 볼 때 복권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관용-그러면 결국 유일지도체제에서 권력 2인자는 인정할 수 없다, 이렇게 봐야 됩니까?

◆김태우-이번의 사태를 좀 자세히 확대적으로 분석해 보면 한 세 가지 측면에서 사실 볼 수 있어요. 그 첫 번째가 지금 말씀하신 권력갈등이죠. 소위 하늘에 태양이 두 개 있을 수 없다. 그런 권력 갈등이고 두 번째는 노선갈등 문제가 좀 있습니다. 군부 강경파들은 개혁개방을 원하지 않고요. 또 경제기득권을 가지길 원했지만 장성택은 거기에 반하는 사람이었죠. 실용주의적 경제이론을 가지고 있었고 또 개방개혁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데 노선갈등, 선군이냐, 선경이냐 하는 노선갈등 부분이 있었고 또 세 번째로는 권력자 주변 세력들간에 섭정세력들간에 왕자의 난이다, 힘 다툼이다.이렇게 서너 가지 측면으로 성격 규명을 할 수 있는데 나머지 2개보다는 첫번째 성격 규명. 결국은 권력갈등 이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정관용-태양이 둘 있을 수 없다?

◆김태우-그렇습니다. 그렇게 보는 것이 정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관용-김근식 교수, 동의하세요?

◆김근식-저는 조금 시각을 달리하는데요. 그러니까 우리 남쪽에서 장성택이 2인자다. 또는 장성택과 김정은이 공동정권이다. 또는 섭정, 수렴청정.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제가 장성택에 대한 우리쪽의 과대포장이 아닌가. 그러니까 장성택의 실제 북한의 권력구도 안에서 차지하고 있는 실제 위치보다 조금 더 부풀려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장성택은 잘 아시다시피 정치국 정위원이 된 게 작년에 비로소 됐습니다. 그러니까 2010년에 김정은 후계체제가 만들어질 때조차도 장성택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됐었던 거고. 자기 부인은 정치국 정위원이었고 이미 정위원 플러스 그 위에 상무위원도 많이 있었는데 여기에 끼지도 못했던 것이고요.지금 최룡해 같은 경우 지금 정치국 상무위원의 차수입니다. 장성택은 지금 대장에 정치국 정위원이고요. 그다음에 행정부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어서 공안기관들을 당적으로 지도하기 때문에 상당히 막강한 권한이 있습니다마는 북한 노동당 당국가이기 때문에 당에서 제일 센 직위는 당 비서죠. 그런데 장성택은 한 번도 비서직을 수행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 물론 장성택이라는 사람이 김정일 시대부터 조직지도부 1부장을 했었고. 숙청됐다가 다시 복권됐었고 김경희의 남편이고 또 고모부고 그다음에 대풍그룹 같은 것을 통해서 외자유치에 굉장히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대외관계, 대남관계나 대중관계에서 막강한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가 보여 지는 데는 자주 나타나는 인물이기는 합니다마는 당국가라고 하는, party- state라고 하는 조선노동당이 지배하는 북한이라는 구조에서 과연 권력 엘리트에서 2인자까지 됐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저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그래서 장성택의 숙청은 제가 볼 때 권력이 너무 커 가지고 김정은을 위협해서 숙청됐다기보다는 김정은이 김정일 아버지로부터 세습된 권력인데 세습된 권력이라는 것은 뭘 물려받은 거거든요. 그런데 권력의 생리상 물려받는 걸 하루 빨리 정리하고 자기 힘으로 독자적으로 제발로 서고 싶은 게 권력의 생리인데 그렇기 때문에 당정군 3개 영역에서 김정은이 아버지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한 노력을 했을 것이고 그 아버지의 그림자 지우기의 마지막 단계가 당에서의 장세력의 숙청이다, 저는 그렇게 마무리 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김태우-그건 해석상의 차이는 있을 수 있는데 장성택의 경우에는 어차피 백두혈통에 속한 사람이거든요. 물론 김경희하고 이혼을 하면 또 없어지는 상황이지만 일단은 북한을 창건한 김일성 주석의 사위고요. 백두혈통에 속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별을 몇 개 더 달고 어떤 계급 달고 직책 달고 이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오히려 외부 세계의 시각으로 보면 만약 북한에서 김정은이 정권을 다지는 데 실패한다면 대안이 뭐냐라고 얘기했을 때 바깥 나라 사람들은 다 장성택쪽으로 아마 눈을, 관심을 줄 겁니다. 특히 북한한테는 가장 중요한 나라가 중국인데 중국에서 가장 비중을 두는 사람이 사실 또 장성택이거든요. 그렇다면 내부에서 맡고 있는 직책 고하에 무관하게 그와 관련없이 여전히 외부에 관심을 쓰는 사람은 장성택이다, 이걸 북한에서도 신경 썼겠죠.

◇정관용-두 분이 약간의 시각 차이를 보이셨지만 물론 전문적 분석에서의 시각차이고 한마디로 말하면 장성택의 권력이 어느 정도였느냐에 대해서 조금 판단이 다르신 것뿐이에요. 다만 결론은 같아요. 김정은이 유일지도체제를 강화하기 위해서 숙청한 것이다. 이건 같은 거 아니겠습니까?

◆김근식-그렇죠.

◇정관용-그런데 두 번째 말씀하셨던 선군이냐 선경이냐 노선갈등. 그 대목이 만약 의미심장하게 영향을 발휘한다면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 점은 어느 정도라고 보세요?

◆김근식-그 부분도 저는 우리 김 원장님하고 의견이 조금 다른데요. 김정은이는 선군이고.군이 선군이고 그다음에 장성택으로 대표되는 개혁개방파는 선경이다라고 저는 단정 지을 수는 없다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장성택이 그동안 걸어왔던 길은 우리 남쪽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2002년도에 고찰단이 왔었고 우리 남쪽에서 대규모 행사나 사업을 하면 북쪽 가서 꼭 장성택을 만났습니다. 저희들도 2007년에 갔을 때 장성택이랑 직접 오찬을 하면 굉장히 자유롭고 활발한 사람입니다. 남쪽 사람이 주로 만나면 아주 편하게 만나는 사람이었습니다. 중국도 장성택하고 자주 만났죠. 중국 채널의 최고봉 아닙니까? 그래서 이번에도 리위안차오 중국 국가부주석이 북한 평양에 왔을 때 평양 사람들한테 장성택 이야기를 좀 들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가 창피를 당했다는 거 아닙니까? 중국에서 봤을 때는 장성택이 상당히 의미 있는 사람으로 봤는데 실제로 거기서는 장성택 이야기를 들을 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거고요. 그래서 저는 장성택은 당의 가장 공안기관을 책임지는 일종에 지옥, 염라대왕 역할을 했던 행정부장이고요. 그다음에 복권돼서 2006년에 돌아왔을 때는 평양의 건설부장을 했습니다.평양 시내의 무리한 건축물을 만드는 데 앞장 섰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했고 당의 정치국 위원이란 말이죠. 그다음에 대통그룹 같은 걸 해서 국가경제개발에서 외자유치를 담당했던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이제 일부에서는 그가 맡은 직책 때문에 개혁개방에 친화적이라고 보지만 그외 맡은 공안을 책임진 행정부장 역할이라든지 수도건설부장이라든지 조직지도부 1부장이라든지 하면 당의 체제와 보위를 위해서 엄청나게 앞장섰던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사람은 개혁개방에 친화적인 인물이라기보다는 김정일이 시켰던 역할을 굉장히 열심히 했고 그 자리가 몇몇 자리는 개혁개방에 친화적인 자리였을 뿐이라는 것이고.

◇정관용-그 말은 장성택 숙청이 곧...

◆김근식-노선의 변화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정관용-아니라고 보신다?

◆김근식-왜냐하면 군이라든지 당이라든지 이미 김정은 시대의 국면에 들어와서 몇 가지 굵직한 국가개발전략을 공포를 해 놓은 상황입니다.

◇정관용-그건 계속될 것이다?

◆김근식-병진노선을 공포를 해놨고 최근에 경제개발을 발동해서 13개 경제개발계획을 공식 발표를 했고요. 그다음에 대외전략도 일정하게 김정은이 큰 틀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정관용-김태우 교수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태우-김정은이 선군, 선경 둘 중에 하나를 택한다. 그렇게 볼 이유가 없습니다.

◇정관용-그건 아니다?

◆김태우-지금 병진정책이라는 게 뭡니까? 핵무기도 만들고 경제도 하겠다는 건데. 다만 이번 숙청 과정에서 군 쪽에 손을 또 들어준 것이죠. 그러나 군 자체에 대해서도 김정은이 지금 숙청작업을 하고 있고 물갈이 작업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걸 간단히 칼로 두부 자르듯이 구분해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는 여전히 군이 가지고 있었던 이권사업들을 상당히 내각쪽으로 돌리는 데 주도한 사람이 장성택입니다. 군으로서는 상당히 반감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상대고요. 그래도 여전히 상대적으로는 바깥 경제에 눈을 뜨고 있는 사람이 장성택이기 때문에 장성택이 소멸됐다는 것은 아무래도 선군 쪽에 다소 힘이 좀 옮겨졌다. 이렇게는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병진정책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정관용-그렇다면 북한의 노선의 급격한 변화, 예상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큰 새로운 환경이 조성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봐야 되겠군요.

◆김태우-그리고 양극단 가능성은 우리가 감안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정관용-어떤 양극단이요?

◆김태우-장성택 같은 사람은 아직도 많고 신중한 사람인데 이런 제동장치들이 없어지고 젊은 세대로 물갈이가 되면서 아무래도 머리보다는 가슴을 앞세운 정책 결정을 할 가능성이 다소 높아진 것이고요. 그렇다면 도발이라든지 긴장조성이라든지 이런 동기는 오히려 더 가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같은 이런 엄청난 숙청사업이 결국은 김정은 정부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긴장조성해서 내부를 단속한다는 동기는 더 가질 수 있다. 불장난을 하고 싶은 생각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얘기인데. 동시에 우리 남쪽을 향해서 파격적인 제안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이제 영도체제가 강화되면서 사실 김정은이 상당히 발언권을 더 강화하고.

◇정관용-그러네요.

◆김태우-그러니까 남쪽을 향해서 유화적인 제스처, 파격적인 제안을 할 가능성도 동시에 있다. 양쪽 생각을 우리 다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정관용-양쪽 다 가능성이 있다? 어떻게 보세요?

◆김근식-그렇습니다. 남북관계는 별 변화가 없을 수밖에 없는 게 남북관계 자체가 지금 별로 없기 때문에 변하고 말고 할 게 없죠. 그래서 큰 틀에서 제가 볼 때는 내부에 있는 정치 권력 엘리트들 사이의 갈등이기 때문에 이것이 정리되는 대로 아마 저는 대외전략은 이미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대미 핵전략이나 대남전략은 지금 김정은 체제에서 나름대로 체계가 잡혀 있기 때문에 장성택 사건이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 말씀하신 대로 굉장히 큰 도발을 할 수 있는 유혹도 있을 수 있고 굉장히 포용력 있는 유화를 내놓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볼 때는 당분간은 대남전략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오히려 장성택의 실각이 갖는 것은 작년에 있었던 리영호가 해임됐던 것이 아까 원장님이 말씀하신 군부세력에 대한 결정타였죠. 그러니까 2010년 김정일이 김정은 체제를 떠받들기 위해서 만들었던 군부의 최고실력자가 바로 리영호라는 사람이었는데 리영호로 대표되는 신군부 엘리트들이 상당히 세력을 확대해서 사실상 기존 엘리트였던 최룡해나 장성택을 위협했던 게 사실입니다, 2, 3년 동안. 그랬을 때 최룡해나 장성택이 같이 연합을 해서 리영호라는 새로 치고 올라오는 엘리트를 몰아낸 거거든요, 작년 7월에. 그때 군부는 상당히 기분이 나빴죠. 그리고 그때 군부의 힘이 빠지기 시작했고 작년에 6.28 방침이 나오면서 군부가 취했던 이권들을 다 회수하고 군부의 외화벌이들을 다 정상화시켰거든요. 그래서 아마 그때는 군부의 저항이 있었습니다마는 이미 그때 군부의 저항이 잠재워졌고 최룡해를 중심으로 한 당에서 파견된 인사가 군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군의 중요 요직들이 김정은 시대에 발탁된 5, 60대의 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금 군은 장성택 사건을 빌미로 해서 군이 다시 옛날의 군으로 돌아가서 군부의 입김이 커진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정관용-그러면 북한의 노선의 급격한 변화 같은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과거보다 조금 경거망동할 가능성 내지는 남북관계에 대해서 파격적 제안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정도의 말씀에 두 분 다 동의하셨는데 이쯤에서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먼저 역지사지토크부터 진행해 보고 이야기 나누죠. 역지사지 토크 내가 만약. 아마 지금 당장은 아닐 수 있습니다. 장성택 그 일당에 대한 숙청이 조금은 더 시간이 진행될 테니까 말이죠. 다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책임자라면 북한에 대해서 어떤 새로운 제안을 내놓든지 아니면 어떤 정책을 새롭게 편다든지 뭔가 아마 하나 할 계기가 될 수도 있거든요. 이런 상황을 틈타서 말이죠. 우리 김태우 교수님부터. 내가 만약 현 정부의 외교안보 책임자라면 나는 북한에 대해서 이렇게 하겠다. 먼저 한 줄로.

◆김태우-제안하고 싶은 거 말씀이죠?

◇정관용-네.

◆김태우-장성택을 남쪽으로 좀 보내달라고 하고 싶습니다.

◇정관용-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김태우-가능성은 생각 안 해 봤습니다마는 향후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된다면 장성택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 경험, 북한에 대한 많은 지식들 이런 것들이 그대로 접목돼서 아마 일당백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관용-그런데 장성택, 숙청됐는데 남쪽으로 보내주세요 그러면 북한 김정은 체제가 싫어하지 않을까요? 긴장 고조시키는 것 아닙니까?

◆김태우-싫어하겠죠. 그러나 우리한테는 꼭 필요합니다.

◇정관용-김근식 교수는? 내가 만약 외교안보 책임자라면 이렇게 하겠다. 한 줄로.

◆김근식-이산가족 상봉을 다시 하자고 제의를 하겠습니다.

◇정관용-그 이유는?

◆김근식-장성택 이야기를 지금 꺼내들 필요는 없고요. 오히려 장성택 이야기를 우리가 모른 척하면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북이 자기들 뜻대로 중단했습니다마는 이걸 다시 하자고 우리가 적극적인 제안을 하면서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내놓고 그때 가서 장성택 분위기도 살펴보고 이후에 남북관계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남북관계가 극단적인 도발로 갈 수도 있고 상당히 적극적인 유화로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방향을 우리가 유화쪽으로 나갈 수 있도록 견인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정관용-유화책을 쓸 수 있는 몇 가지 카드를 우리가 미리 준다? 그런 의미시로군요.

◆김태우-우리가 급변사태에 대한 대비는 조금 더 신경을 신경써야 될 것 같습니다.

◇정관용-물론 그렇죠. 그러니까 안보태세는 계속 확고히 해야 될 것이고 거기에 둘 다 동의하시는 거고. 좋습니다. 이제 다른 이야기인데요. 우리 방공식별구역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하면서부터 긴장이 고조됐다가 우리 내부에서 여러 가지 검토끝에 어제 오후 2시에 최종 확정을 했고 15일부터 발효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이제 이어도 인근 해역은 한중일 세 나라가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그런 양상이 되는데. 먼저 주변국 반응부터. 미국은 어느 정도 수긍하고요. 중국, 일본 예상보다 좀 조용한 반응 같고. 어떻게 보세요?

◆김근식-지금 왜냐하면 한국, 중국, 일본이 서로 겹치는 지역이기 때문에 미국은 사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는 아니죠. 그러니까 아마 미국으로서는 조금 더 편하게 한국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기보다는 그러 노력을 인정한다 정도의 유화적인 적극적인 표현을 한 것 같고요. 일본, 중국은 조금 더 계산을 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 같은 경우는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 선포하면서 촉발된 문제인데 여기에 일본과 미국이 저항할 줄 알았는데 한국이 오히려 자기들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서 조금 변수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중국은 조금 계산하는 것 같고 일본 역시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대한 한국측 나름의 저항이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도 나쁜 건 아닙니다마는 또 따져보면 일본의 관할구역에 들어오는 것이어서 복잡한 계산이 좀 들어가서 제가 볼 때는 일본과 중국은 조금 시일이 지난 다음에 우리쪽에 방공식별구역 선포가 정식 발효된 다음에나 입장을 내놓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정관용-당장 그러면 세 나라 겹치는 지역에서는 논리적으로만 치자면 세 나라 군사항공기가 아무 통보없이 갈 수 있다는 거 아닙니까?

◆김근식-그렇죠.

◇정관용-그러다가 충돌이 생길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럴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김태우-제가 보기에 그럴 가능성, 충돌 가능성은 높지 않고요. 소극적으로 운영할 것 같습니다. 소극적이라고 하는 말은 그 식별구역 안에 들어왔다고 해서 강한 대응조치를 취하기보다는 그냥 방조하고 내버려두는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습니까?

◇정관용-서로가 서로를 방조한다?

◆김태우-서로가 서로를 방조하는 식으로 타결이 된다면 우리에게도 나쁜 타결이 아니고요. 괜찮은 타결입니다. 그러나 여태까지 관행을 보면 전투기의 경우에는 영공이 아닌 이상 통보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항상 미국은 지금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 선포에 대해서 반발은 하지만 자기 나라 민항기는 통보를 하라고 지금 권고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관용-알아서 하라고 그렇게 하고 있죠.

◆김태우-그게 뭐냐하면 민항기를 통보하는 것은 빅딜이 아니다.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미국 군용기는 통보하지 않고 그냥 계속 드나들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선에서 묘한 균형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도 우리 권리를 확대했고 다 괜찮은 이런 상황으로 운영될 수도 있다.

◇정관용-그래도 궁극적으로는 한중일 3국이 논의해서 뭔가 좀 타협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김근식-제 생각에는 사실 그렇습니다. 만약에 우리 박근혜 대통령이나 외교부나 국방부가 힘 모을 일이 있다면 이번에 방공식별구역 변경 선포를 한 다음에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고 이것은 우리가 던진 카드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어도 근처가 지금 한중일이 중첩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논의를 해야 되는 거죠. 그러면 우리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서 외교적으로 중국과 일본 군당국에게 한중일 3자 이어도 근처의 방공식별구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회담을 제의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서 평화롭게 만나서 얘기를 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소극적 대응을 우리가 서로 원칙으로 한다든지 전투기가 갈 때는 미리 통보하지 않더라도 서로간에 핫라인을 동원해서 불필요한 충돌을 막는다든지 이런 것들을 논의하는 매뉴얼들을 만든다면 오히려 이번의 방공식별구역 논란이 한중일에 이 중첩되는 지역에 대한 협력방안을 도출할 수 있는 적극적 역할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김태우-충분히 가능한 것이 일본도 사실 우리가 남쪽으로 구역을 확대하면 일본은 독도쪽으로 밀고 오겠다라고 사실 견제작전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그렇게 하지 않고 신중론을 펴는 이유는 역시 일본의 상대는 중국이기 때문에 미국과 협력해서 한국까지 협력을 받아서 중국을 대응해야 되는 이런 과제가 있거든요. 또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중국도 사실은 미일동맹과 이렇게 대결하는 이런 구도인데 여기에 한국까지 저쪽편으로 이렇게 밀어갈 필요가 있겠는가 이런 계산을 하고 또 지금 중첩되는 부분이 비교적 우리에게 중요합니다마는 큰 그림에서 보면 그렇게 광대한 지역이 아니고요. 중국과 일본의 관심사는 어디까지는 센카쿠입니다. 이런 게 뭔가 하면 지금 김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3국이 다 괜찮고 체면을 살리면서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정관용-바로 그 대목 때문에 우리가 이어도 부근에 대해서 한중일 3국 논의하자라고 제안할 거 아닙니까? 제안에 응할 수는 있겠지만 중일 양국은 사실 센카쿠 열도 문제가 사활을 건 문제라서 그게 타결이 될까요?

◆김근식-그러니까 센카쿠 문제는 일단 제외한 상태에서 중첩된 구역에 대한 초보적인 논의를 해 보자. 거기에서 방공식별구역에 대한 3국의 협력 모델이 창출이 된다면 그걸 가지고 또 센카쿠는 센카쿠대로 미국과 일본과 중국이 또 논의할 수 있는 그런 사례들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니까 동북아의 긴장이나 갈등이라는 것이 지금 심각하기는 합니다마는 오히려 긴장과 갈등은 사실은 잘만 처리해내면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거든요. 부부싸움 뒤에 훨씬 더 좋은 관계가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정관용-알겠습니다. 방금 속보가 하나 들어왔네요. 북한TV에 장성택이 체포된 사진까지 공개가 됐다고 합니다. 이게 어제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바로 체포되는 그런 사진을 아마 공개한 것 같은데. 두 분, 아까 전제해 주신 것처럼 정말 제기가 어려울 것 같군요, 이전에 양상으로 봐서는 말이죠. 그렇죠? 알겠습니다. 어쨌든 방공식별구역 문제는 중국의 일방 선포 이후에 미국의 전폭기가 뜨고 긴장이 굉장히 고조되는 듯했는데 모든 나라가 조금씩 자제하고 있는 그런 양상이로군요. 그 와중에 우리가 방금 사진입니다. 체포되는 사진이 어제 정치국 확대회의 석상까지는 아마 출석을 시켜서 그 자리에서 바로 체포하는 그런 모양새를 연출한 것 같아요. 역시 김정은 체제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김일성 체제와 달리 공개성, 투명성을 좀 확보한다라고 하더니.

◆김근식-공개체포하는군요.

◇정관용-공개체포하고 그 죄목을 낱낱이 다 밝히고 말이죠. 일부러 저런 사진을 연출하기 위해서 아마 정치국 확대회의에 출석시킨 게 아닌가 이렇게 봐야 되겠네요.

◆김근식-그렇습니다. 정치국 위원이었으니까, 신분이.

◇정관용-알겠습니다. 어쨌든 어제 오후에 우리 정부가 내린 방공식별구역의 확대정책은 적절한 선택이었다, 두 분 다 동의하셨고요. 앞으로 한중일간의 협의를 이끌어내는 주도적 역할이 기대된다는 말씀까지 듣겠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김태우,김근식-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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