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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타협 없다" vs "정권 심판 투쟁"…정부-한국노총 '극한 대립'

입력 2023-06-0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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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노총이 어제(7일)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에 이어서, 오늘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정권의 노조 탄압 때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는데요. 하지만 대통령실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우려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정권 심판" > 입니다. 한국노총이 어제 전남 광양에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연 결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죠. 오늘은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갔습니다.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전면 투쟁을 선포했습니다.

[김동명/한국노총 위원장 : 먼저 노동자 전체를 적대시하며 탄압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전면적인 심판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합니다. 이번 광양 사태에서 보듯이,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우리의 힘으로 멈추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광양 사태는 계속될 것이고 이는 2500만 노동자와 모든 국민의 불행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네, 지금 김동명 위원장 말처럼 이번 대화 중단, 이른바 '광양 사태'에서 촉발됐습니다. 경찰이 전남 광양제철소 앞에서 "하청 노동자의 노동 3권을 보장하라"면서 망루에 오른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과잉 진압한 끝에 구속한 일이었죠. 경찰이 주장하는 과잉 진압의 이유, '쇠파이프'와 '정글도'였는데요. 한국노총은 경찰의 주장, 틀렸다고 꼭 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박용란/금속노련 상임부위원장 : 경찰이 쇠파이프라고 주장하는 건 길이 120㎝, 두께 2.2㎝로 얇디얇은 비계 지지대였습니다. 즉 막대기입니다. 쇠파이프가 아닙니다. 또한 정글도로 경찰에게 위해를 가한 사실이 없습니다. 막대기 들고 홀로 저항하는 사람을 4명의 경찰이 경찰봉으로, 그것도 머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은 살인미수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사실 이번 일은 '트리거'에 불과합니다. 후보 시절 "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적이 있는 윤 대통령이죠. 정권이 시작하자마자 '노동 개혁'이라면서 노조에 철퇴를 가하는 일은 이어졌습니다. 뉴스픽에서도 계속 관심을 갖고 전해드린 것처럼,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에 대해 강경 대응했고요. 윤 대통령의 '건폭' 발언 이후 노조의 회계 장부 문제 등을 건드리더니, 최근에는 야간 문화제를 시작으로 노조 집회에 대한 제한에도 나섰습니다. 한국노총,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는 입장입니다.

[집회 참가자 (JTBC '뉴스룸' / 지난달 26일) : 이건 인권침해입니다. 해산할 수 없습니다. 무슨 불법행위를 했다고 잡아가는 거예요?]

[김동명/한국노총 위원장 : 노동계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철저히 배제하는 정부를 향해서 더 이상 대화를 구걸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경사노위 참여. 이렇게 되면 경사노위는 존립의 이유가 흔들려버린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나라 법에는 아예 경사노위법이 있습니다. 1조를 보면 "근로자와 사용자 등 경제·사회 주체 및 정부가 신뢰와 협조를 바탕으로 정책을 심의·협의하"는 것을 경사노위 설치 목적으로 정하고 있는데요. 노사정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주요 국면마다 그 역할을 실제 해왔습니다. 그런데 한국노총의 불참으로 역할 수행이 어려워진 것입니다.

더욱이 민주노총과는 달리, 보수 정권과의 대화와 협력을 마다하지 않아온 한국노총입니다. 그러한 한국노총의 이탈은 국민의힘으로서는 우려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을 텐데요. 그래서 당에서는 김문수 위원장을 교체해서, 한국노총이 복귀할 여지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런 부분들도 다 사실은 미리 어느 정도 이야기들이 되고 있었던 부분들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해결을 할 수 있었던 부분들인데 타이밍들을 계속 제대로 잘 못 잡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들을 해봅니다.]

그리고 민주당은 한국노총과 여권 사이에 벌어진 틈을 파고들려고 하고 있는데요. 한국노총이 민주노총과의 연대 가능성까지 열어둔 김에, 양대 노총을 함께 불러서 당장 오늘 오전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양대노총 소속의 노동자들이 또 한자리에 모여 있다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고, 특히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정부의 노동 탄압에 우리가 함께, 그 현실을 이야기하고 대응책을 논의한다는 의미도 각별한 것 같습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경사노위가 끝내 개혁하지 못 하면, 민주당이 노조들과 별도의 새 협의 채널을 만들 뜻까지 밝혔는데요.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여전히 완강합니다. "양보하거나 타협할 상황이 아니다", 이러한 말이 나오고 있고요. 여전히 법치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보나 타협도, 대화부터 한 뒤 꺼낼 수 있는 단어가 아닐까요.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양보나 타협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더욱이 윤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일부 지역의 공개 지지를 받으며 '친구'라고까지 불렀던 한국노총입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2021년 12월 15일) : 지난번에 처음 방문했을 때, 우리 한노총에 제가 친구가 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그런데 그 친구가 오늘 절교를 선언한 거죠. 경사위는 유감이라며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지만, 그러면 과연 그동안 친구는 대화를 했었나. 대통령은 늘 강경 대응만 강조했고, 경찰청장은 '캡사이신 분사기'까지 얘기했습니다. 친구에게 고춧가루를 뿌리면서 대화가 가능할지…]

두 번째 픽은 < 몰래 출근 > 입니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전후로 부실 대응을 한 혐의를 받고 있죠.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고, 보석으로 풀려났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습니다. 희생자 유족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가운데 이렇게 구치소를 빠져나갔습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어제) : {업무 복귀 바로 하실 건가요? 앞에 유족 계시는데 한말씀만 해주시죠.} 죄송합니다. 애통한 심경입니다. {당시 참사의 책임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마지막으로 한말씀만 해주세요.}]

참사 책임을 묻는 질문에 기침으로 답을 갈음한 박 구청장, 건강이 그만큼 안 좋은 것인가 했는데요. 오늘 바로 용산구청으로 출근했습니다. 유족들은 출근을 막겠다, 미리 예고했는데요. 유족들이 구청 앞에 모인 오전 8시가 되기 전에, 이미 구청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유족들은 분노를 참지 못 하고, 구청장실 앞으로 몰려갔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 야, 문 열어. 미친X이 무슨 행정을 보겠다고 나와서 XX이야. 문 열어.야. 비켜요. 문 열어. 나와. 비켜요. 우리한테 힘으로 해서 좋으시겠어요. 진작에 힘으로 애들 좀 막지, 좀. 10월 29일에 그만둬야 될 사람이 어떻게 감히 또다시 이 자리에 들어온단 말입니까? 구청장실의 문을 열어주세요.]

그러고 나서 다시 한번 박 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송진영/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 : 어떻게 또다시 이런 무능한 자에게 23만의 용산 구민의 생명, 이태원을 방문하는 수십, 수백만의 안전을 맡길 수 있겠습니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만들지 말고 그 자리에 욕심을 버리고 내려오십시오. 박희영, 당신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책임 문제에서 끝이 아닙니다. 박 구청장, 석방된 상태로 계속 재판을 받아야 하죠. 부실 대응의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 만큼 재판의 주요 증인은 대부분 구청 직원들인데요. 직원들이 과연 돌아온 '직장 상사' 박 구청장에 대해 제대로 증언을 할 수 있을지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남희/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 용산구청 직원들에게 호소합니다. 박희영은 참사에 대하여 자신은 모르는 일이며, 부하 직원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구청 직원들에게 전가한 후안무치한 자입니다. 이런 자를 구청장으로 따르고 결재받을 수 있습니까?]

이런 가운데 유족들이 바라는 일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이태원 참사에 대해 다시 한번 조사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입니다. 이를 촉구하기 위해서, 오늘부터 참사가 일어났던 지난해 10월 29일을 기리며 오전 10시 29분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출발해 국회까지 매일 행진에 나섭니다. 현재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가운데, 야4당이 공조를 예고한 상태죠. 아예 협의 자체를 거부하기 보다는, '세월호 특별법' 때와 마찬가지로 여야의 심도 싶은 논의가 있기를 바라봅니다.

[이지현/시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 : 이 참사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을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재발방지 대책까지를 요구하면서 특별법 제정 농성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세 번째 픽, < 역주행 '날벼락' > 입니다. 지금 보시는 CCTV 영상, 오늘 오전 8시 20분 수내역 2번 출구의 에스컬레이터 모습입니다.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탄 시민들이 갑자기 도미노처럼 와르르 무너져내립니다.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잠시 뒤 역주행을 했기 때문인데요. 이 사고로 3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11명은 가벼운 상처를 입어서 치료를 받은 뒤 돌아갔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동 조작 장치를 눌렀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는데요.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이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 3천명 육박 > 으로 가봅니다. 정부가 오늘 전세사기 특별단속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윤승영/경찰청 수사국장 : 그간 경찰은 전세사기를 경제적 살인에 비유되는 악성 사기로 규정하고 작년 7월 전담 수사본부를 설치하여 10개월간 특별단속을 추진한 결과, 총 986건, 2895명을 검거하고 288명을 구속하였습니다.]

네, 열 달 동안 3천명에 육박하는 사람을 검거했다니, 정말 전세사기가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점을 실감하게 되는데요. 조직적으로 기획된 사기도 많았습니다. '무자본 갭투자'를 한 조직 10개, '허위 계약서'로 전세자금 대출금을 가로챈 일당도 21개 전원 검거했는데요. 이 중 6개 조직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범죄집단조직죄도 적용합니다.

[황병주/대검찰청 형사부장 : 일단 범죄단체나 조직으로 되면 아무래도 선고형, 선고가 될 때 양형인자로 반영돼서 선고형이 높아질 수 있고요. 범죄수익을 저희가 추징하고 그것을 받아서 피해자한테 환부를 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분들에게 돌려드릴 수 있죠.]

마지막 픽은 < 전국서 나왔다 > 로 가져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생활에 만연한 것이 또 하나 있죠. 바로 '마약 범죄'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오늘 하나 나왔는데요. 식약처가 전국의 하수처리장에 대한 역학조사를 한 결과, 작년까지 3년 연속 조사한 처리장 34곳에서 모두 필로폰이 나왔습니다. 누군가 불법 사용한 필로폰이 하수로 흘러들었다는 것이죠. 엑스터시가 나온 처리장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번 조사 결과는 지역별 불법 마약 유통 대책 마련에 쓰일 전망입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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