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유럽 훼손 문화재 보존 비상…민간에 손벌려

입력 2012-07-03 16:57

이미지 사용권 판매·매각 등 고육지책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이미지 사용권 판매·매각 등 고육지책

재정난에 빠진 유럽이 훼손된 문화유적들을 보존하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베네치아 시당국은 유서깊은 17세기 대리석 건물, 팔라조 만프린을 매각키로 결정을 내렸다.

대리석 회랑은 무너져내리고 있고, 목재 문들은 갈라지고, 바닥에서 천정에 이르는 프레스코화들은 손을 쓰지 못해 희미해졌다.

시 정부의 복원 문화재 명단에 올라 있지만 거듭된 예산삭감으로 복원에 들어가는 돈을 충당할 수 없는 처지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새로운 건물주가 복원할 것을 기대하면서 시 당국이 매각이라는 고육지책을 택했다.

또한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 관리기관은 궁 안 부지에 2개의 호텔 건립을 허용하고 명품시계 업체가 자사 상품에 베르사유 이미지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라이선스를 제안했다.

로마 문화재 당국도 콜로세움 복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토드백 제조업체에 콜로세움 이미지 독점 사용권을 팔았다.

그리스 정부는 파르테논 신전, 포세이돈 신전 등에서 영화 촬영을 허락했다. 대신 분당 얼마씩 받아 복원 비용에 보탤 계획이다.

스페인 세비야시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잠든 성당 바로 옆에 있는 도심에 업무용 빌딩 건설을 허용했다.

유네스코가 문화재 훼손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음에도 빌딩들이 들어서면 생기는 세수입을 우선 고려한 결정이다.

이밖에 베네치아의 문화재 건물들 외벽에는 현수막 광고들이 내걸려 있다. 이 또한 복원 재원 마련을 위해 당국이 짜낸 아이디어다.

이런 움직임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이 47개에 달하는 문화재 부국 이탈리아에서 두드러진다.

코카콜라, 불가리, 포드, 현대자동차 등의 기업들이 이런 기회들을 잡았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선 일부 시민단체가 문화재를 헐값에 일시적인 수입을 위해 매각하는 데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소송을 내기도 했다.

문화재 보호 시민단체인 `이탈리아 노스트라' 대표 모토라 몰피노는 "민간기업과 정부권력 사이에 이뤄진 돈거래로 인해 문화재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베네치아를 포함하는 베네토주 문화재담당책임자 파우스타 브레사니는 "시민들이 이런 조치들에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의 최우선순위는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일부 관리들도 이런 조치 중 일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들은 문화재 훼손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역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나폴리 인근의 폼페이 유적지 곳곳이 무너져 내린 것은 재정난으로 심화된 문화재 유지·보수 예산 삭감의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

(연합뉴스)

관련기사

책상 옆 축전지, 건물내 피서지…일본 절전 백태 "아프간 젊은이, 정부에 실망해 반군 합류" 중국 공안, 백두산 흑곰 밀렵꾼 일당 검거 중국 '고위직 고가담배 흡연' 보도 기자 정직 논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