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입 모양이 보여요" 청각장애인, 비로소 일상 되찾았다

입력 2023-01-30 20:04 수정 2023-01-30 22:2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앵커]

습관 때문에 또는 아직은 걱정돼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분들이 꽤 있기도 하지만, 마스크 의무화 해제를 누구보다 기다리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마스크 안 입 모양을 꼭 봐야 했던 사람들, 청각장애인들입니다. 이들에게 마스크는 소통의 벽이었는데요. 비로소 일상을 찾았죠.

김안수 기자입니다.

[기자]

한 특수학교의 말하기 수업 시간입니다.

청각장애인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은 선생님의 입 모양을 열심히 살핍니다.

[청각장애인 학생 : 마스크를 끼면 무슨 말인지 몰라서 입 모양이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입 모양이 보이지 않는 일반 마스크 대신 투명 마스크를 사용했지만, 그 역시 불편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이현주/한국구화학교 교사 : (투명 마스크는) 목소리가 바깥으로 나가기도 어렵고 김이 서려요. 표정과 손 모양, 분위기 다 종합해 전달하는 게 우리 아이들 소통 방법이거든요.]

전국 청각장애인 숫자는 약 37만 명.

이들의 대다수는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할 때 입 모양을 읽고, 표정을 관찰해야 합니다.

지난 3년간 마스크로 입을 가린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길이 없어 관공서를 가거나 시장을 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정원철/청각장애인 : 점원과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주로 셀프 계산대를 사용했습니다.]

어제까진 상대방에게 적어달라고 부탁해야 했지만 오늘(30일)은 달랐습니다.

[고객님 포인트 없으십니까? 결제만 해드릴게요.]

공공장소에서 눈총을 받아야 했던 수어 통역사들의 마음도 가벼워졌습니다.

[김형진/서울농아인협회 수석부장 : 노려보시는 분이 많았어요. 왜 마스크를 빼고 있느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안내문을 떼어낸 한 청각장애인 단체, 서로의 입 모양과 얼굴을 살피며 회의도 평소보다 훨씬 수월하게 끝났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