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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벤치맨' 권성동·나경원 숨 고르기? 향후 행보는

입력 2023-03-1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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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전당대회 소식, 조금 더 이어가겠습니다. 당대표에 출마하려 했다가 뜻을 접었던 후보들도 있죠. 권성동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인데요. 김기현 대표를 필두로 한 친윤계 지도부가 들어선 상황에서 두 사람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일단은 당분간 숨을 고르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벤치맨, 주전으로 출전하지 못한 후보 선수들을 뜻하죠. 그렇다고 영원히 벤치에만 앉아 있으란 법은 없습니다. 언제든 대타로 나가거나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텐데요. 오늘(10일) '줌 인'은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벤치맨 두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춰볼까 합니다. 먼저 원조 윤핵관으로 통하는 권성동 의원부터 '줌 인' 해보겠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1월 5일) :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여론과 우려를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습니다.]

권 의원, 사실 주전으로 뛸 채비를 마친 상황이었죠. 각 당원협의회를 돌며 당원을 만나고 여당 출입기자 대상으로 단체 채팅방을 만드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는데요. 서울 여의도 인근에 선거캠프 사무실까지 마련했지만 지난 1월 돌연 불출마로 돌아섰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1월 5일) : (불출마는) 대통령과 논의할 사항이 아니고요. 제가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지만요. 친윤계 내부에서는 알게 모르게 교통정리가 된 듯합니다. 권 의원의 불출마 선언 시기, 또 다른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한창 '김장연대'를 밀고 있던 때였는데요.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장제원TV' / 지난해 12월 26일) : 제가 요즘 김기현 선배님 하고 김장연대니 뭐니 이런 얘기를 해가지고 많은 당권 주자들이 뭐 비판들을 하더라고요. 연대와 통합을 하는 것이 우리 국민의힘이 가야 될 길 아닙니까.]

김장연대가 결성되자 당심은 김기현 대표에게 쏠렸는데요. 애초 3% 안팎에 그쳤던 김 대표의 지지율은 단숨에 10%대 중반까지 치솟았습니다. 김장이 푹 익을 무렵이 되자 분위기를 살피던 권 의원이 결국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였는데요. 당시 김장연대 두 사람도 친윤 후보 단일화를 위한 희생적인 결단이라며 권 의원을 치켜세웠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1월 5일) :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희생적 결단이라고 생각하고요. 그와 같은 희생적 결단이 당의 단합을 도모하는 커다란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아주 높게 평가합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1월 5일) : 본인의 고독한 결단이겠죠.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충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후 권 의원은 공개 행보를 삼갔습니다. 강원 합동연설회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게 전부였죠. 김기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적극적으로 '김권연대'를 외쳤는데요. 돌아온 권 의원의 대답은 "중립을 지키겠다"였습니다.

[김기현/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23일) : (권성동 의원과) 상당히 많은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고요. 잘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달 24일) : 제가 이제 전당대회 당대표를 꿈꾸다가 포기한 사람으로서 제가 어느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거는 '그것이 오히려 좋지 않다'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자신들의 이런 가치, 노선, 정책으로 당당하게 승부를 해서 당의 비전을 만들어가는 그런 전당대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

전당대회는 어느덧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결국 김기현 대표가 당권을 거머쥐었는데요. 이제 권 의원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선 권 의원은 김 대표 당선의 일등공신이 된 장제원 의원과 미묘한 관계에 놓여있죠. '영원한 브라더'라곤 하지만 권 의원이 원내대표이던 시절 두 사람은 이따금씩 삐걱거렸는데요.

[권성동/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해 6월 10일) : 단순한 공부 모임 이상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은 자제를 하는 것이 맞고,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원내대표로서 앞장서서 막겠습니다.]

장 의원이 추진하던 친윤계 공부모임을 두고 이견을 보였던 건데요. 이후 관계를 봉합했다곤 하지만 그 이전으로 돌아갈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전당대회에서 장 의원이 권 의원 대신 김 대표의 손을 잡은 것만 보더라도 추측 가능한 대목인데요. 일단 장 의원은 당직을 맡지 않겠다고 했지만요. 친윤그룹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김 대표의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죠. 권 의원은 장 의원에 비해 약간 외곽으로 밀려난 만큼 물밑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권 의원 본인도 상임위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인터뷰 / 음성대역) : 상임위 활동을 성실히 하며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뒷받침을 위해 매진할 것입니다.]

다만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점은 분명한 만큼 언제든 중책을 맡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자, 이어서 두번째 벤치맨을 살펴볼까요. 이 분도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했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마음을 접은 인물인데요.

[나경원/전 의원 (1월 25일) : 저한테 출마의 결정은 좀 쉬웠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불출마의 결정은 저에겐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것이었고, 거듭 말씀드리지만 당을 사랑하는 마음도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의 심정으로 이번에 그만두기로 결정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입니다. 당권 레이스 초반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끝내 출마를 접었죠.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노골적인 압박 때문이었는데요. 대통령실로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나 전 의원이 출마를 두고 주판알을 튕기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나 전 의원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대통령실은 해촉으로 맞대응하며 불쾌감을 표시했는데요. 심지어 장제원 의원에게는 '반윤 우두머리'로까지 찍혔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1월 16일) : 반윤 우두머리요? 저는 사실은 죽었다 깨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말 우리가 어떻게 찾아온 정권입니까.]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집단 성명까지 발표했죠. 결국 불출마 선언은 나 전 의원의 항복 선언이나 다름없었는데요.

[나경원/전 의원 (1월 25일) : 정당은 곧 자유민주주의 정치의 뿌리입니다. 포용과 존중, 절대 간직해야 합니다.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불출마 선언 이후 나 전 의원의 선택이 반전이었습니다. 김기현 대표의 구애가 이어지자 '김나연대'를 맺기로 한 건데요.

[김기현/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달 7일) : 우리 나경원 대표님과 함께 더 많은 의견을 나누고 나 대표님의 자문을 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지난달 7일) : 많은 인식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국정운영이 성공되고 또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역할을 하겠다, 이렇게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정치권에선 학폭 피해자가 2차 가해에 시달리다 끝내 가해자와 합의했다는 인상평이 나왔죠. 입은 김 대표와의 연대를 말했지만 얼굴은 가정법원에서 나오는 표정이었다는 비아냥도 감내해야 했는데요.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YTN '뉴스라이더' / 지난달 8일) : 사실 어제 이제 우리 천하람 후보가 방송 나가서 이제 얘기했는데, 너무 이제 익살스럽게 표현해서 제가 공감했던 부분이 뭐냐 하면 농담 삼아서 얘기하자면 서울가정법원 밖에 나오면서 많이 보이는 장면이다.]

[윤상현/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달 8일) : 이분은 자기 배알도 없습니까? 아니 상당 부분 인식했다는 분이 뭐 2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얼마나 공격을 했습니까.]

이런 수모에도 나 전 의원의 배팅은 결과적으론 성공이었습니다. 김 대표를 적극적으로 도우면서 어느 정도 지분을 확보했죠.

전당대회 다음날인 어제는 SNS에 김기현 대표와 마주 보고 웃는 사진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김 대표를 향해 던진 메시지인 듯합니다. 자신의 공적을 잊지 말란 의미일 텐데요. 겉으로는 웃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절치부심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3·4선을 지낸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아파트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나 전 의원은 "내 지역에서부터, 정치를 초심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민심을 듣고자 한다"고 전했습니다. 우선 지역구 밑바닥 민심을 다지며 내년 총선을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인 듯합니다.

자, 오늘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벤치맨 두 사람의 향후 행보에 관한 전망을 살펴봤는데요. 둘 모두 언젠가 주전 자리를 꿰찰 날을 기다리며 인내 중인 듯하죠.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최강야구'의 한 장면으로 대신하겠습니다.

" 다 같이 9번 대타 박용택! 역시 내가 주인공인가 가장 중요한 순간 캡틴을 내세운 야신"
- JTBC '최강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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