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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송영길 출국금지…이재명, 당내 조치 질문에 "국민의힘은?"

입력 2023-04-2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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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서 검찰이 송영길 전 대표를 피의자로 전환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당 차원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대표는 '공천헌금' 의혹이 불거진 국민의힘 의원들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느냐 맞받아쳤는데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도덕 상실증'에 걸렸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다정회에 자칭 '워커홀릭' 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실 원조는 저 류실장인데요. MZ 세대 류민지로서 최근 주 69시간 노동 논쟁을 보고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 취미는 CNN 시청, 특기는 취재지만, 요즘은 최근 MZ 트렌드에 맞게 일할 땐 일하고 쉴 땐 쉬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백반장 유체커, 참고 부탁드립니다. 오늘(25일)은 민주당 돈봉투 의혹과 관련한 이른바 '송영길 리스크' 빠르게 전해드립니다. 송영길 전 대표 어제 인천공항으로 입국했죠. 책임지고 문제해결에 앞장서겠다면서, 검찰을 향해 '나를 소환하라'고 했습니다.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이제 도착했으니까 상황을 좀 파악하겠습니다. 저로 인해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그리고 검찰은 주위 사람들을 불러서 주변을 돌기보다는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돈 봉투' 의혹의 수혜자로 지목됐죠. 앞서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선언을 먼저 했습니다. 여기에 상임고문직은 사퇴하고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 모두 책임지겠다는 말까지 정치인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은 다 한 듯한데요. 다만 정계 은퇴 요구에는 선을 그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현지시간 지난 22일) : 저는 정치를 직업이나 생계로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정치를 한 이유는 학생 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적 통일을 위한 사명을 원래 갖고 있다는 말씀만…]

검찰 수사를 받고 당당하게 당으로 돌아오겠다는 게 송 전 대표의 입장인 듯한데요.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기자회견에서부터 부인했습니다.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현지시간 지난 22일) : {돈봉투 의혹 관련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예전 발언을 계속 유지하신 걸까요?} 후보 등록 이후에 전국순회강연, TV 토론, 그때 3명의 후보님이 나왔는데 3명의 후보와 30분 단위로 정신없이 뛰어다닐 때였습니다.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가 어려웠다는 사정을 말씀드립니다. {윤관석 의원님이라든가 이제 이성만 의원님으로부터 관련해서 보고받으신 기억 전혀 없으실까요?} 예, 없습니다. 자신의 돈과 시간을 내서 저를 도와주신 전국의 당원·의원 동지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를 드리고, 이번 일로 괜히 누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리겠습니다.]

검찰은 송 전 대표 기자회견 직후에는 녹취록 속 인물 수사가 우선이라고 했죠. 오늘은 돈 봉투 의혹과 관련 송 전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하고 피의자로 전환했습니다. 돈 봉투 살포에 관여한 인물들이 송 전 대표 캠프 소속이고 돈 봉투 살포의 목적이 송 전 대표의 당선이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본 건데요. 저희 JTBC가 공개한 녹취록에 관련 정황이 담겨있었습니다.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감사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 : 내가 그 얘기도 했어. '성만이 형이 좀 연결해 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 그렇게 얘기를 했어, 내가. {누구한테?} 영길이 형한테. 내가 조금 '성만이 형이 준비해 준 거 가지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유 잘했네, 잘했어' 막 그러더라고… 영길이 형이 그러더라고. '그래서 안 그래도 내가 조금 처리해 줬어, 더 열심히 하라고…'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내용은 모르고,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

송 전 대표의 귀국으로 한숨 돌렸다고 봤던 민주당, 본격적인 대응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야할 듯한데요. '돈봉투' 의혹의 당사자들, 여전히 당에 소속돼 있죠. 출처 불명의 '지라시'도 있지만요. 최소한 녹취록에 이름이 거론된 의원들은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해서입니다.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최소한 JTBC에 육성이 나온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법률적, 사법적 판단을 기다릴 것이 아니고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되는 거죠. 민주당이 온정주의를 갖고 이 사안을 바라보면 결코 해결할 수 없다라고 보여져요. 지금은 정말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반응은 미적지근합니다. 당 차원의 추가 조치를 묻는 질문에 어제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김현아 전 의원을, 오늘은 박순자 전 의원을 언급하며, 어떻게 돼가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혹시 윤관석, 이성만 의원도 출당 내지 탈당 조치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번 기자회견 좀 어떻게 보셨나요?} 김현아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몰라요? {(송 전 대표와) 통화는 하셨을까요? 만나실 계획도 아예 없으시고요?} {당 차원에서 하실 조치도 아예 없으실까요?} … {송 전 대표가 출국금지 조치 됐는데 여기에 대해선 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 박순자 의원 수사는 어떻게 되어갑니까? 관심이 없으신가 보군요.]

여권에서는 바로 적절치 못한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다른 사건은 어때요?'라는 물타기는 종편의 시사평론가들은 할 수 있어도, 제1야당 대표가 기자들 앞에서 말하기에는 너무나 옹색한 물타기 논리고요.]

'돈 봉투' 의혹을 대하는 민주당의 자세. 송 전 대표만 알아서 책임지면 된다는 걸까요. 앞서 민주당에선 '탈당하고 책임지겠다'고 한 송 전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추켜세우는 목소리도 나왔었죠.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역시 큰그릇" 이라고 했고, 남영희 인천동구미추홀 지역위원장은 " 가슴이 먹먹하다. 영원한 민주당 대표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송 전 대표와 함께 586 정치인의 대표격인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장한다"고 했습니다.

[김민석 페이스북 (음성대역) : 저와 마찬가지로 아직 집이 없는 드문 동세대 정치인이지요. 청빈까지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장합니다.]

'물욕이 적다'는 말, 지금 송 전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는 돈을 받았다는 게 아니죠. 돈 봉투를 줬거나, 주는 걸 지시했다는 겁니다. '물욕'보다는 '권력욕'을 따져 물어야 할 거 같은데요. 이렇게 송 전 대표를 감싸는 말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상대적으로 도덕적 우위에 있다고 봤던 '586 운동권' 들에 대한 실망을 줬다는 겁니다.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운동권 출신들은 그나마 좀 도덕적으로 깨끗한 것 아니야?'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해 준 이유 중에 하나가 됐었는데, 녹취가 나오면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신뢰는 '이제 운동권 출신들도 믿을 사람들이 없구나. 저것도 부패했구나. 기득권 집단들 맞구나'라고 하는 걸로 전락하고 있는 시기라고 하는 겁니다.]

당 밖의 비판은 훨씬 더 날이 서 있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도덕상실증에 걸렸다"고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진보라고 흔히 자칭하던 사람들 무능하기도 하고, 그리고 부도덕하다. 도덕불감증을 넘어서서 이제 도덕상실증에 걸렸다. 송영길이라고 하는 전 대표가 저질렀다는 돈봉투 사건, 그것이 보편화된 관례인 것처럼 생각하면서 '그게 뭔 대수냐'는 식으로 하고 있는 저런 도덕상실증에 걸린 사람들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생각하는 것인지, 저는 끔찍하기 짝이 없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돈봉투 의혹' 같은 비리에 단호하게 대처할 수 없는 건 결국 이재명 대표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재명 당대표 부분은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큰 비리인데, 당신은 그러면 나가야 하는 거 아니냐, 그만둬야 되는 거 아니냐, 당대표를' 이런 얘기가 바로 나올 수밖에 없죠. 자정기능이 완전히 상실돼 버렸죠.]

민주당 내에도 이번 '돈봉투 의혹'을 계기로 당이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없는 게 아닌데요.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자체조사가 필요하다", "전수조사를 하자", "자진 신고를 하자"는 여러 목소리가 나옵니다. 다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렇게 고백을 하는 순간 공천 못 받아요. '죄송합니다. 저 전당대회 때 송영길 대표 측으로부터 돈 받았습니다. 홍영표 의원 측으로부터도 밥값 좀 받았어요' 그런 사람 어떻게 공천을 줘요. 그러면 배지 못 달잖아요. 증명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왜 먼저 나서서 매를 맞겠어요.]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 대표를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은 이번 사건을 "사법적 리스크가 아닌 정치적 리스크로 보고 우리 당을 새롭게 바꾸는 정치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민주당이 그냥 뭐 시간을 끌면서 통과하려고 하지 않나, 이런 의심도 좀 들어요.} 윤석열 정부가 이태원 참사가 있어도 행정안전부 장관도 바꾸지 않고 총리도 누구도 사과하지 않는 모습 보면서 저희가 많이 비판했기 때문에 저희가 그런 모습으로 가는 것은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의 '돈 봉투 의혹', 일각에서는 당 간판을 바꿔달아야 할 문제라는 얘기도 나왔지만요. 당의 추가 조치를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냐는 이재명 대표의 대답과는 간극이 큰 듯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검찰, 송영길 출국금지…이재명, 당내 조치 질문에 "국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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