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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돌아온 안철수' 일정 시작…대여 강경투쟁 예고

입력 2017-08-28 19:02 수정 2017-08-2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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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선 패배 석 달만에 당 전면에 복귀했습니다. 특히 선출직 대표는 처음인데,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해서 당의 '안철수색'이 더 짙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출마 과정에서 당내 반발이 만만찮았던 만큼 내부 봉합이라는 숙제도 만만하지는 않겠죠. 오늘(28일) 야당 발제에서는 돌아온 안 대표, 그리고 그 앞에 놓인 숙제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여러분, 안철수 대표가 돌아왔습니다. 대선 패배이후 약 100일간의 동면을 깨고, 총선 리베이트 파문으로 당 대표 직을 사퇴한지는 약 14개월만에 복귀입니다. 안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초심'과 '대안야당'을 언급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광야에서 쓰러져 죽을 수 있다는 결연한 심정으로 제2창당의 길, 단단한 대안야당의 길에 나서겠습니다.]

네, 정치인들 광야라는 말,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안 대표 이번만큼은 정말 광야에서 쓰러져 죽을 각오를 했을 것입니다. 대선 패배 후에 더이상 추락할 곳이 없을 줄 알았던 그 순간에, 제보조작 사건이 불거졌었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지난달 12일) :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제게 있습니다. 모든 짐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모든 짐을 짊어지겠다던 그가 한달만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을 때 당내 반발이 정말 거셌습니다. 정계 아예 은퇴하라는 주장까지 나왔었는데요, 하지만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에 빙의하면서 출마를 강행했고, 결국은 당선이 됐습니다.

대표취임 첫 행보는 역시나 현충원이었습니다. 트레이드마크인 동글동글한 글씨체로 '정치개혁을 향한 전진'이라고 방명록에 쓴 뒤엔, 김대중, 이승만, 김영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차례로 참배를 했습니다. 원래는 DJ와 YS만 참배를 하려다가 변경을 했다고 하는데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가 처음은 아닙니다만 "중도 클릭" 행보로 해석되는 건 당연하겠죠.

이어 첫 최고위 회의도 열었습니다. 지도부회의인 만큼 내부 결속을 강조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동욕자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상대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으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경쟁 상대는 우리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지 않습니까. 하나로 똘똘 뭉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 다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정리하면, 나를 공격하지 말고, 내부총질하지 말고, 바깥이랑 싸우자 이런 의미인데요. 안 대표는 어제 취임 연설에서도 현 정부와의 전면전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 (어제)]

"단호하게 싸우는 선명한 야당의 길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싸울 것입니다."
"싸워서…"
"싸울 때…"
"싸움을 멈추지 않을 때…"
"저는 선봉에 서서 싸워 나가겠습니다."

혹시 세어보셨습니까? '싸운다'라는 단어가 무려 11번이나 등장을 했습니다. 보통 안 대표가 연설을 하게 되면 기자들은 '새정치' 또는 '혁신' 이 두 단어가 몇번 들어가는지를 세는데요, 어제의 키워드는 '싸움'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독선에 빠진 권력', '코드인사가 부른 오만함' 등 강한 어휘로 현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대여투쟁을 강화하면서 야당으로서, 3당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일성에도 불구하고 당내의 차가운 시선은 여전히 있습니다. 득표율 51.09%. 5개월 전 당내 대선 경선땐 무려 75%의 지지를 받았던 안 대표입니다.'기승전안' 체제로 돌아온 건, 안 대표가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어간안' 어차피 간판은 안철수라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장 한자리수 지지율을 극복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려면 어쨌든 간판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이런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박지원 전 대표가 안 대표 당선 직후에 트윗을 하나 날렸는데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라고 적었습니다. 안 대표가 다시 부활할 줄을 몰랐다는 의미일까요? 이 아무튼 박 전 대표는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습니다.

페북 이모티콘을 써서 글을 남기고 트위터와 연동을 시키니까 이런 글귀가 떴다는 건데, 왜 하고많은 이모티콘 중에서 이런걸 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예방을 했습니다. 단,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만 오늘 예방일정을 못잡았습니다. 홍 대표측에 혹시 '안철수 패싱'이냐 이렇게 물어봤더니, '아니다. 만나자고 제안이 왔고, 안 만날 이유가 뭐가 있느나. 일정이 안 맞은 거고 내일쯤 보려한다'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만나게 되더라도 덕담이 오가긴 힘들어보입니다. 어제 부산에서 토크콘서트를 연 홍 대표가 이런 얘길 했기 때문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안철수 대표가 회생을 했으니까 저는 국민의당이 없어질 줄 알았죠. 없어질 줄 알았는데 회생을 했으니까, 저희 당으로서는 불리한 구도가 아닙니다. 당을 부디 잘 추슬러가지고 수도권에서 모든 후보를 좀 내주시면 저희들이 선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그리 생각합니다. 안철수 파이팅입니다.]

안 대표가 움직이면 민주당 표를 깎아먹지, 적어도 우리에게 해는 안될 것이다 이런 의미로 들립니다. 지난 대선처럼 '내 적수는 못 된다'는 이런 의미로도 해석이 되고요. 내일 있을 상견례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안 대표의 개인 행보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당장 내년 선거에서 역할을 하려면 본인도 총대를 매야 하는데, 서울시장이냐 아님 더 험지로 나가느냐. 벌써부터 말이 많습니다. 박지원 전 대표도 또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박지원/전 국민의당 대표 (cpbc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 저는 안 대표에게 차라리 같은…안 대표의 고향이고 성장지이고 우리 국민의당의 불모지인 부산시장을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당 수습부터 마무리 해야할텐데요. 동교동계 원로들과는 이미 '강을 건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비안철수계의 탈당론, 심지어 민주당과의 통합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안 대표의 어깨는 아주 무겁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제목은 < 돌아온 안철수, 대여 강경투쟁 예고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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