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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 혐의" 대통령실 고발에…김의겸 "반응 보니 확신"

입력 2023-01-3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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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실이 오늘(30일) 민주당 김의겸 의원을 김건희 여사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의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김 의원은 역시 조금 전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언론 보도가 근거라면서 대통령실의 반응을 보니 의혹이 사실이란 확신이 든다고 맞섰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민주당 김의겸 의원, 직책은 당 대변인이지만 주요 업무는 의혹 제기인 것 같습니다. 지난 27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외에 또 다른 주가조작에 관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여사가 과거 '우리기술'이란 작전주 매매에 개입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 내용인데요. 김 여사가 우리기술 20만 주를 매도했는데 이때 어머니 최모 씨의 계좌도 활용했다고 합니다. 야당 대변인으로 영부인의 의심스러운 과거 이력에 대해 지적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요. 다만 합당한 근거도 함께 제시해야겠죠.

김 여사가 우리기술을 거래한 시점에 해당 종목이 작전주였다는 근거는 뭘까요? 일단 김 의원이 공개한 서면 논평 전문에선 근거를 찾아볼 수 없는데요.

대통령실은 곧바로 대응에 나섰습니다. 김 의원이 논평을 낸 같은 날, "터무니없는 거짓"이라고 반박했는데요. "금융감독기구 조사 결과 등 객관적 근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 배우자가 주가조작을 했다'고 단정적으로 공표했다"고 반발했죠. "'허위사실 유포'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는데요. 김 의원은 대통령실의 법적 대응 움직임에 도발로 맞불을 놨습니다. 고발을 "두 손 들어 환영한다"며 오히려 역공을 펼쳤는데요. 의혹 제기는 결국 '김건희 특검' 도입을 위한 빌드업이었을까요? "윤 대통령 부부가 진짜 억울하다면 '김건희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특검 조사에서 자신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처벌을 받겠다고도 했습니다.

김 의원의 역공에 대통령실의 인내 게이지도 폭발했는데요. 대통령실은 오늘 김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대통령실 (음성대역 / 1월 27일) : 대통령 배우자가 13년 전 '단순히 특정 주식을 거래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아무 근거 없이 '주가조작'으로 둔갑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 의혹이나 제기한 후 피해자에게 주가조작이 아닌 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국민의힘도 대통령실에 힘을 실었는데요.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김 의원을 공개 비난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흑석동 재개발 몰빵으로 청와대 대변인직에서 쫓겨났던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의 엽기적인 행각, 우리 국민들이 언제까지 감내하며 지켜봐야 합니까.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을 겨냥해서 인격 살인적인 거짓폭로를 계속하면서 '억울하면 특검 받아라' 이게 도대체 어디에서 배운 행패입니까.]

정 위원장은 김 의원의 이른바 '아묻따'식 의혹 제기를 문제 삼았는데요. 김 의원이 사실 확인 없이 가짜 뉴스를 전파해 논란이 됐던 일을 줄줄이 나열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언론인 출신인 김의겸 대변인은 사실 확인도 없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청담동 술집에서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밤샘 술판을 벌였다'는 거짓뉴스를 전파했습니다. 그리고 주한 유럽연합(EU)대사의 발언을 왜곡하고, 결국은 공식 사과까지 했습니다.]

김 의원, 지난해만 해도 가짜뉴스와 관련해 3차례 논란을 빚었던 바 있는데요. 대변인에 임명됐던 지난해 9월이죠.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반강제 악수를 당했다는 설을 퍼뜨렸습니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유튜브 '딴지방송국' / 지난해 9월 16일) : (이재정 의원이) 마주치지 않도록 이제 행사장을 떠나서 엘리베이터 앞으로 갔는데, 거기를 한동훈 장관이 쫓아와서 엘리베이터 앞이라 어디 도망갈 데도 없어요. 손을 탁 내밀면서 '꼭 뵙고 싶었습니다'라고 악수를 청하더랍니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하겠어요. 웃으면서 악수를 해줬는데 딱 보니까 카메라가 뒤에 이미 와 있더라는 거예요.]

하지만 당시 영상을 보니 사실관계가 달랐습니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가 아닌 함께 서 있던 단상 위에서 악수를 나눴는데요. 손을 먼저 건넨 것도 한 장관이 아니라 이 의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발언을 정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태도를 보였는데요.

[김의겸/더불어민주당 대변인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달 8일) : (청담동 술자리가) 지금에야 사실이 아니라고 그렇게 판정이 돼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사실은 그것도 어제 또 많이 바뀌더라고요. 만일 제가 조심하느라, 또 겁이 나서 제가 물어보지 않았는데 만일 나중에 그게 사실로 밝혀지면 제가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를 하겠습니까. 제가 이걸 개인적인 차원에서 (한동훈 장관에게) 사과를 하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요.]

유일하게 사과한 게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유럽연합대사의 발언을 왜곡해 브리핑한 사건이었습니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지난해 11월 8일) : EU대사가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화 채널이 없어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자신이, (EU)대사가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가 돼도 대화 채널이 있었기에 교류를 통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11월 EU대사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만났을 때죠. 김 의원은 EU대사가 비공개 면담에서 현 정부와 전 정부의 대북 정책을 대조한 것처럼 브리핑했는데요. 하지만 EU 측은 '왜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느냐'는 취지로 항의했습니다. 김 의원은 뒤늦게 그런 대화는 없었다고 인정했는데요. "혼란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EU대사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문을 냈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는데요. 이런 김 의원을 계속 대변인으로 중용하는 저의가 뭐냐고 되물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근데 그분 지금도 대변인 하고 있어요? 제1야당의 대변인으로 김의겸의 입을 활용하는 저의를 잘 모르겠어요, 저는. 이미 많은 논란을 야기시킨 분인데, 그분을 잘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흑석동에서 부동산 컨설팅하면 딱 어울리실 분인데…]

민주당은 대통령실과 여당이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특히 대통령실의 고발은 검찰 공화국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김승원/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 김의겸 의원이 제기한 것은 공개된 법정에서 당사자가 판사 앞에 현출한 그런 자료이기 때문에 굉장히 신빙성이 높은 것인데요. 그다음에 서로 간에 공방이 있었고 그것을 갖다가 김의겸 의원이 브리핑 형태로 이제 말을 한 것인데 거기에 대해서 고발을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제 검찰공화국의 일면이죠.]

법무부도 공방전에 가담했는데요. 김 의원의 논평 가운데 팩트가 틀린 게 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재판에서 김 여사의 주가조작 범죄를 폭로해왔던 검사 두 명을 다른 곳으로 보내버렸다"고 주장했죠. '본보기성 보복 인사'일 가능성을 거론한 건데요. 법무부는 어제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법무부 (음성대역 / 1월 29일) : 전보인사를 받은 검사 2명은 인사 규정에 따라 중앙지검 근무 기간 3년을 마친 정기인사 대상자들입니다. 본인 인사 희망이 그대로 반영됐으며, 추후 계속 공판에 관여할 예정입니다.]

그 외 도이치모터스 수사팀에 있던 검사 3명도 인사 희망에 따라 전보됐거나 국외연수 중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김 의원의 반복된 무책임한 허위사실 유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쏘아붙였습니다.

그렇다면 김 의원이 이렇게 리스크를 감수하고 거듭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는 뭘까요?

정치권 일각에선 김 의원의 의혹 제기가 지지층 내에서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란 분석도 있는데요. 김 의원의 지난 2021년도 후원금 모금액은 9900여만 원이었죠.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후원금 모금 한도액인 1억5000만 원을 채우지 못했는데요. 반면 지난해에는 짧은 기간 안에 모금액을 모두 채웠습니다. 실제로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 이후 김 의원을 응원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요. 김 의원이 의혹 제기 등을 통해 강성 지지층의 마음을 얻었다는 방증인 셈입니다.

자, 오늘은 김의겸 의원에게 '줌 인'해봤는데요. 김 의원, 오늘 오후 기자회견을 열었죠. 논평에는 없던 의혹의 근거로 뉴스타파의 보도를 제시했습니다. 대통령실의 반응을 보니 주가 조작이 사실이란 확신을 얻었다고도 했는데요.

[김의겸/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우리기술과 관련해서 이렇게 고발까지 한 것은 저는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도이치모터스라고 하는 그 본류가 지금 흐르고 있는데 그 흐르는 가운데에서 지류, 또는 샛강 같은 우리기술이 옆으로 삐져나온 겁니다. 그런데 그 본류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못하면서 그 지류에 대해서 트집을 잡고 경찰 고발까지…]

김 의원이 언급한 보도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작전 세력이 관리한 또 다른 종목이 우리기술이라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김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은 들어가서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대통령실, '김 여사 명예훼손' 김의겸 고발…김의겸 "언론 보도가 근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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