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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한신이 단 1번 협상으로 오승환 데려간 사연

입력 2013-11-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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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한신이 단 1번 협상으로 오승환 데려간 사연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이 아니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이 삼성과 단 한 번의 협상으로 '끝판대장' 오승환(31)을 데려갔다.

한신은 과거 이승엽부터 임창용, 김태균, 이대호 등 한국 선수가 일본으로 진출할 때마다 관심을 드러냈으나 계약으로까지 이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한신은 김동주와 이택근, 배영수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지만 영입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승환과의 협상은 달랐다.

한신 관계자는 22일 경산 볼파크에서 삼성 관계자와 만났고, 단 한 번의 협상 테이블만에 오승환을 데려가는데 OK 사인을 받았다. 한신 관계자는 삼성측에 21일밤 연락을 했고, 22일 만나기로 했다.

22일 오후 2시쯤 나카무라 가쓰히로 한신 단장을 비롯한 실무자들이 경산 볼파크를 찾았다. 송삼봉 삼성 단장과의 협상에 나섰다. 삼성이 요구한 것은 단 하나, 오승환의 최고 대우였다. 선수가 받을 연봉이 역대 한국 선수 중 최고가 되길 원했고, 협상장에 나온 한신 측은 일본 본사와의 긴급한 연락을 통해 협상 전략을 수정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하면서, 미국이든 일본이든 오승환이 원하는 구단을 알아오도록 했다. 구단이 나서서 미국으로 가라, 일본으로 가라 할 문제가 아닌, 선수가 가장 뛰고 싶은 구단을 직접 고르도록 한 것이다.

오승환의 에이전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는 일본쪽을 먼저 타진했다. 시즌 중간부터 오승환에게 적극 관심을 가져온 한신이 가장 선두주자였다. 에이전트와 한신과 수 차례 만남을 통해 연봉에서 어느 정도 합의를 했고, 계약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신은 에이전트와의 1차 협상(선수 연봉)을 통해 오승환을 영입하는데 자신감을 가졌고, 최근 일본 언론을 통해 오승환의 가치 규모(연봉 7억엔, 총액 9억엔)가 흘러나왔다.

김동욱 대표는 21일 "한신과 네 차례 정도 만났다. 삼성과 이적료 협상만 타결되면 결론이 날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주말 내에 발표가 날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레 계약을 낙관했다. 한신은 21일 곧장 나카무라 단장을 대표로 해서 협상단을 한국으로 보냈고, 22일 경산 볼파크 삼성 구단 사무실을 방문했다.

대략적인 연봉과 이적료 등 총액 규모(9억엔)를 갖고 입국한 나카무라 단장은 선수 연봉을 최우선시한 삼성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파격적인 2년 최대 9억엔을 오승환에게 안겼고, 삼성에는 상징적인 이적료 5000만엔을 제시했다. '오승환 최고 대우'만을 생각한 삼성은 5000만엔의 이적료를 받고 흔쾌히 허락했다.

22일 오후 2시에 만나 약 3시간만에 오승환이 한신 유니폼을 입는 것이 결정됐다. 그리곤 이날 오후 6시 삼성은 "오승환, 한신 입단"의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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