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녕하십니까. 정부가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출 움직임을 보이자 비판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20년 뒤에 있을 산학 인력 공급체계를 위해서 만 5세 유아를 초등학교 책상에 앉혀서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것은 결단코 교육적 결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반대 목소리는 서명으로 이어졌습니다. 벌써 14만 명입니다. 이런 구상, 도대체 누가, 어떻게 한 건지 그 물음으로 뉴스룸을 시작합니다. 그야말로 '졸속'이 우려됩니다. 대선 공약에도, 인수위 과제에도 없었습니다. 나라의 '백년대계'죠. 어린이, 학부모, 교원. 정작 당사자의 의견도 듣지 않고, 발표부터 했습니다. 결국 오늘(1일) 한발 물러섰습니다.
[박순애/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완결된 것은 아니고, 지금부터 다양한 각계각층 의견 듣고…]
대통령은 지난주,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대통령실에선 교육부를 질책하는 듯한 말이 나왔습니다.
먼저, 최수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9일 교육부의 업무보고 직후 윤 대통령은 신속한 추진을 당부했습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 (지난 7월 29일) : 초중고 12학년제를 유지하되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시기 바랍니다. 이상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사항입니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면에서 윤 대통령의 뜻이 있었단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박순애/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윤 대통령이) 낙후된 시설에서 아이들이 조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게 가슴이 아팠다고 입학 연령 하향이라는 것이 그런 취지에서는 굉장히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겠다…]
취학 연령을 낮추는 건 윤 대통령의 공약이나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은 정책입니다.
파장이 큰 교육 정책을 제대로 된 준비나 의견 수렴 없이 공식 발표했다는 비판이 거세졌습니다.
박 장관은 업무보고 과정엔 여론을 듣는 것이 어려웠다고 했지만,
[박순애/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공식적인 의견수렴 과정) 사실 업무보고 차원이기 때문에 하기가 힘들었고요. 왜냐하면 업무보고 과정 중에서 정책이 다양하게 조율될 수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이번 발표가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JTBC에 "교육부에서 여론 수렴이나 여러 민심을 살펴보고 숙성해서 보고했어야 했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도 "교육부가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하고 나서 조율했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신속한 추진을 언급한 만큼 책임에서 자유롭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박 장관에게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학부모 등의 의견을 정책에 충실히 반영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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