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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탄핵위기론'에 정치권 술렁…흔들리는 조기 대선

입력 2017-02-08 17:51 수정 2017-02-0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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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 2말3초로 예상됐던 탄핵 심판 선고가 사실상 연기됐습니다. 3초3중이 유력하고요. 상황에 따라선 데드 라인으로 예고됐던 3월 13일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오늘(8일) 여당 발제에선 탄핵 심판의 변수와 그에 따른 정치권 분위기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탄핵 심판의 '데드 라인'은 3월 13일이었습니다. 퇴임한 박한철 전 헌재소장이 예고한 시점이죠. 이 날은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퇴임 날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데드 라인'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어제 헌재는 대통령 대리인단 측이 요구한 증인 8명을 추가로 받아들였습니다. 증인신문을 22일까지 열기로 결정했죠. 이후 곧바로 평의를 열고 결정문을 작성한다면, 보통 2주 정도가 걸립니다. 3월 7일이나 9일쯤 선고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빠듯하긴 하지만, 3월 13일 이전에 결론을 낼 수 있다, 이렇게 정리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있게 "그렇다",라고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 변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선, 추가로 채택된 증인들이 불출석하면서 기일을 미뤄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만약 헌재가 이걸 받아들이면, 선고 날짜도 연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대리인단 측이 추가로 증인을 신청할 가능성도 살펴봐야 합니다. 대리인단 측은 노골적으로 지연 작전을 펼치고 있죠. 또 다시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이중환/대통령 법률 대리인단 (어제) : (혹시 추가로 더 증인 신청을 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새로운 증인 신청 사유가 새로 나온다면 그건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의 출석 가능성도 따져봐야 합니다. 최종 변론 기일에 출석할 수도 있지만, 나오겠다고 했다가 입장을 번복할 수도 있습니다. 또 변론이 종결된 뒤에 출석 의사를 밝혀서, 심판을 지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국회 소추인단도 이걸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박주민/국회 탄핵소추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헌재가 증인을 대거 채택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출석하겠다, 라고 하는 것을 무시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안 나와요, 그날. 그런 위험성도 있잖습니까?) 예, 그런 위험성도 있고요. (이러다가 3월 13일 넘어가지 않을까.) 맞습니다. 제가 봤을 때 헌재는 지금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끌려가고 있어요. (그 전략에?) 예, 끌려가고 있습니다.]

자, 이렇게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탄핵 연기설'은 나름대로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대리인단 측이 최후의 카드로 집단 사퇴를 강행할 여지도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헌재가 이런 변수들을 다 감안해서 증인을 8명만 추가로 받아들였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공정성 시비를 피하면서, 동시에 3월 13일 데드라인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입니다.

어쨌든 탄핵 일정은 전보다 모호진 건 분명합니다. 조기 대선을 향해 달려가던 정치권은 멈칫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권에선 '탄핵 연기설'을 넘어 '탄핵 기각설'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의 A·B 재판관이 기각 입장이고, C재판관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등등. 사실 저도 취재원들에게 심심찮게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확인할 수 없는 소문들이죠.

하지만 이런 미확인 정보가 돌고있는 것만 봐도 야권의 불안감을 엿볼 순 있습니다. 실제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그런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어제) : 우리가 대선, 대선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로 탄핵 자체가 안심할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되고 있어서 저는 정치권이 조금 더 긴장해서 탄핵에 조금 더 집중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대선보다는 탄핵이 먼저"라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 같습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탄핵기각을 위한 어떤 시도도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죠. 이재명 성남시장은 아예 헌법재판소 앞에서 "조속한 탄핵 결정"을 요구했습니다.

탄핵 위기론은 수면 아래에 있던 친박 세력들을 자극했습니다. 자숙하던 친박 인사들이 대거 수면 위로 나오고 있죠. 주말 친박 집회엔 조원진, 윤상현, 이런 '골수' 친박 인사들이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지난해 연말만 해도 대통령의 4월 퇴진을 주장했던 조원진 의원, 탄핵기각설에 고무된 모양입니다.

[조원진/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지난해 11월 30일) : 날짜는 지금 논의를 하겠지마는 4월 30일이 대통령 하야 날짜로 가장 맞지 않느냐…]

[조원진/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지난 4일) : 조작과 선동과 거짓이 없으면 대통령은 절대로 탄핵되지 않습니다, 여러분.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의 도리다.]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안개 - 기형도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이 읍에 처음 와 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

기형도 시인의 '안개'입니다. 우리는 지금 '대통령 탄핵'이라는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건너는 중입니다. 헌재의 탄핵 심판은 그 시점도, 결론도 모두 모호해졌습니다.

다급해진 야권은 다시 촛불을 찾고 있고, 수면 아래에 있던 '친박 세력'들은 반격을 모색 중입니다. 이 지긋지긋한 안개의 강은 언제쯤 건널 수 있을까요. 국정은 위태롭고,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탄핵 위기론에 흔들리는 '조기 대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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