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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동규, 유한기 유족에 "자기들만 '무사안일' 법정서 최선 다해 밝힐 것"

입력 2022-11-17 17:14 수정 2022-11-1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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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재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재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법정 안팎에서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최근 대장동 수사 초기 숨진 고(故)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유족 측에 전화를 걸어 그동안의 사정을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지난 8일 유족과 나눈 통화에서 “자기들만 무사안일 하려는 사람들 천지였다”며 “법정에서 최선을 다해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구속 당시를 회상하며 “제가 (구치소에) 들어가 있는데 가짜 변호사를 보냈다”며 “아무도 믿지 말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실제로 자신의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의 변호사를 선임 13일 만에 해임한 바 있습니다.

또 유 전 본부장은 유족 측에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에 대해서도 “자기만 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도 다 밝혀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회계사는 남욱 변호사와 함께 고 유한기 전 본부장에게 2억원을 건넨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인데, 이 사건으로 고 유한기 전 본부장이 숨진만큼 관련 사실을 밝히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정 회계사는 최근 대장동 관련 재판에서 연이어 증인으로 출석해 유동규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측 변호인들의 신문 과정에서 과거와 달라진 발언 등으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특히 지난 31일 재판에선 개발업자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에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 있다고 들었다”며 직접 질문을 던졌지만 정 회계사는 “전혀 그런 기억이 없다”고 부인하는 등 수세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3분 가량 통화에서 고 유한기 전 본부장 유족 측에 수차례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의 억울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 유한기 전 본부장의 묘를 찾아 참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에서 사장 다음으로 높은 직급인 본부장을 맡아 각각 '유원'(유동규 전 본부장) '유투'(고 유한기 전 본부장)로 불렸습니다. 고 유한기 전 본부장 역시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 참여했고, 이 때문에 지난해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다만 유족 측은 "'유원' '유투'라는 명칭은 직원들이 편의상 붙인 것으로 이번 대장동 비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대장동 사업자 선정 과정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부적절한 행위는 하지 않았다는 것은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검찰은 고 유한기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사업에 필요한 로비를 명목으로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고 유한기 전 본부장이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후 언론과 접촉하지 않았던 유족 측은 약 1년 만에 취재진에게 입을 열었습니다. “민간개발업자들로부터 2억원을 받은 사실이 결코 없다”며 “앞으로 대장동 재판 추이를 지켜보며 해당 사실을 밝혀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2억원 전달에 관여한 의혹이 있는 유동규 전 본부장 역시 유족 측에 “법정에서 (정영학 회계사의 거짓말에 대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한 만큼 향후 증인신문 절차 등을 통해 유 전 본부장의 폭로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진은 지난 11일 정 회계사를 직접 만나 "2억원을 전달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정 회계사는 "죄송하다"고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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