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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므라이스 한 그릇에 피해자 인권 맞바꿔" vs "역사가 평가할 것"

입력 2023-03-17 18:22 수정 2023-03-17 18:36

한·일정상회담 놓고 여야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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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놓고 여야 엇갈린 평가

[앵커]

윤 대통령이 오늘(17일) 1박 2일의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칩니다. 어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셔틀외교 정상화'를 공식화하는 성과도 올렸지만요. 국내에서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본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 대해서는, 결국은 기시다 총리의 전향적인 발언을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동시에 어제 환영행사 중에 일장기에 경례를 한 것을 두고도 정치권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뉴스픽5에서 관련 내용을 정리하겠습니다.

[기자]

< '반잔' 채웠나 > 한일 정상회담, 어제 오후 90분 가까이 진행됐습니다. 회담을 마치고 나란히 기자회견장에 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는 "셔틀외교 복원"을 공식화했습니다. 

[한·일 정상 공동기자회견 (현지시간 지난 16일) : 앞으로도 우리 두 정상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하면 수시로 만나는 셔틀외교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아갈 것입니다.]

두 정상은, 제가 어제 정리해드린 회담의 핵심 의제 3개 중 2개를 놓고 합의를 봤습니다. 반도체 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는 해제됐고, 지소미아도 정상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입니다. 윤 대통령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정신의 발전적인 계승"을 언급했는데요.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서는 확실히 온도 차가 느껴집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현지시간 지난 16일) : 얼마 전 한국 정부는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에 관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그때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우선 일본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를 일컫는 단어인 '징용공'이라는 단어, 안 썼습니다. 그냥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라고 했고요. 1998년 공동선언, 즉 '김대중-오부치 선언' 언급은 했지만, 그것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전문가는 이 발언의 숨은 뜻을 읽어야 한다고 지적하는데요.

[호사카 유지/세종대 교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전체적인 일본 자민당 내각의 입장은 일제강점기는 합법이었다' 이것입니다. 이런 것도 다 숨어 있는 내용입니다. 상당히 유연성이 없는 것이 특히 일본 자민당 내각, 이 자민당 내각이 거의 55년 이후 4년 빼고 다 자민당 내각이기 때문에 그 앞에서 결정한 것을 거역할 수가 없는 그러한 구도가 만들어져 있어가지고요.]

이 때문에 어제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의 노력에 비해 일본의 호응 조치가 부족하다는 여론이 많은 데 대해 질문도 나왔는데요. 기시다 총리, '동문서답'으로 피해갔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현지시간 지난 16일) : 질문은 일본 측의 호응 조치에 대해서였습니다만 오늘도 몇 가지의 구체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양국에서 자주 공조하고 하나하나 구체적인 결과를 내고자 합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기에 대해 "일본의 사과를 한 번 더 받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고 방어에 나섰는데요. 국민의힘도 '뭘 줬으니 뭘 내라'는 것은 '국격과 국력에 맞는 외교'에 맞지 않는 접근 방식이라며 힘을 실었습니다. 우리 정부의 배상안 발표 때부터, 윤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을 강조해온 것과 같은 맥락이죠.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처럼 크고 작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일 간의 미래라든지 그다음에 전체적인 국제정세 이런 데 비춰서 이런 결단을 내리는 것이 맞느냐는 시간이 지나면 아마 역사가 평가해 줄 것으로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 제대로 된 것이고 잘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날이 머지않아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회담 뒤 이미 알려졌던 대로 배우자 동반 만찬, 그리고 2차 '폭탄주' 독대 자리도 가졌습니다. 이 폭탄주는 일본 맥주와 한국 소주를 섞어서, '화합'의 의미 강조했다고 전해지는데요. 만찬과 2차 자리 모두 긴자의 식당이었습니다. 2차 건배 사진에서는 안 보입니다만, 윤 대통령이 추억의 '렌가테이' 오므라이스 맛도 봤는지 궁금해지는데요.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이러한 식의 식당 접대, 경호에 매우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극진한 대접'이 맞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일본 자민당 내부에서는 극우파를 중심으로 불만도 나온다고 하는데요. 민주당에서는 오므라이스를 곁들여, 이러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일본에 조공을 바치고 화해를 간청하는, 그야말로 항복식 같은 참담한 모습이었습니다. '오므라이스 한 그릇에 국가의 자존심과 피해자의 인권, 역사의 정의, 전부를 다 맞바꾼 것이다'라는 우리 국민들의 한탄 소리가 틀려 보이지 않습니다. '영업사원이 결국 나라를 판 것 아니냐'라는 그런 지적조차도 전혀 틀린 지적 같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오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회담 중에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이행해달라고 요청했고, 독도와 관련된 일본 입장도 전달했다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실은 여기에 대해 "위안부 문제든 독도 문제든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여기에 대해 우리 정부는 당시 한일 합의가 유효한 합의이고, 존중한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요.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이 보도가 일본에서 나왔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일본 당국을 통해 취재했겠죠. 그렇다면 일본 정부가 이 이야기를 왜 흘렸을까를 생각해보면요. 기시다 총리는 다음달 내각의 운명을 판가름낼 통일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성과'가 필요한 시기죠.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지금 NHK가 10일부터 12일 실시한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평가가 41%로, 40%대로 올라갔거든요. 그러니까 4월 선거가 아주 중요할 수밖에 없는 기시다로서는 지금 여하튼 간에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뭔가를 좀 뽑아내려고 하는 거죠.]

반면, 오늘 한국갤럽이 발표한 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서는 부정평가가 올라갔습니다. 60%인데요. 그 원인으로 '일본 관계와 강제동원 배상 문제', 그리고 '외교'가 15%로 같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선거가 아직 1년 남았습니다만, 윤 대통령으로서도 지지율을 올릴 '모멘텀'이 필요할 텐데요. '셔틀외교' 복원으로 방한할 기시다 총리는 과연, 여기에 힘을 보태줄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지금 7월에서 9월 사이에 기시다 총리가 방한 가능성이 지금 나오고 있거든요. 그러면 8월에 우리 광복절이 있어요. 그러니까 그 점에서는 와서 통절한 반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저질렀던 과거사에 대해서 선량한 양심을 가지고 반성하고 있다, 그런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는 있겠죠.]

두 번째 픽은 < 일장기 경례? > 입니다. 그 와중에 한 가지 논란이 더 불거졌습니다. 어제 실시간으로 지켜보신 정회원님들도 있겠습니다만, 한일 정상회담 환영행사에서 윤 대통령이 일장기에 경례하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면 꼭 등판하는 사람이 있죠. 탁현민 전 문재인 청와대 의전비서관입니다. 

[탁현민/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음성대역) : 자국 애국가에는 경의를 표할 줄 모르고, 상대국 국기에는 고개 숙여 절을 하는 한국 대통령을 도대체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그게 용인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네, 윤 대통령이 애국가가 나올 때 '차렷' 자세로 서 있는 것까지도 문제를 삼고 있죠. 그러자 국민의힘에서 반박에 나섰습니다. 안병길 의원은 '사이비 의전비서관에게 보내는 사진 두 장'이라면서 탁 전 비서관을 저격했는데요. 공개한 사진에는 2022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이집트 순방을 갔을 당시 이집트 국기에 고개를 숙이는 모습, 그리고 2019년 카자흐스탄 순방 당시 애국가가 나오는 동안 차렷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실이 제공한 사진에 따르면 특히 일장기에 경례하는 모습은, 다른 나라 정상들이 일본에 방문했을 때도 똑같았는데요.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다른 국가들이 의장대 사열할 때 보십시오. 다 해당 두 개의 국기가 있으면 그 앞에 가서 경례를 합니다. 그런데 카메라에 비춰지는 모습을 보니 태극기는 안 보이고 일장기만 보여요. 그러니까 마치 대통령이 일장기를 향해서 경례한 것처럼 이렇게 되는데, 실제는 우리가 카메라 위치가 잘못 놓였다. 이렇게 하는 건 지나친 프레임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러자 민주당에서 나온 의혹이 하나 더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이른바 '가슴 경례' 논란인데요.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 성조기에, 이 '가슴 경례'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야권에서 비판이 나오자 "상대국에 대한 예의"라고 대통령실이 설명했었는데요. 이번에도 그렇고, 왜 계속 그러냐는 지적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가슴 경례를 하죠, 손을 왼쪽 가슴에.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이건 의전이 없어요. 그래서 내가 자꾸 의전 문제가 있다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일장기에다가 기시다 총리도 안 하잖아요. 나는 도대체 대통령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대통령실의 설명을 뜯어 보면요. 이 역시 환영행사 생중계 당시 카메라 각도의 문제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 일본 측 관행에 따라 기시다 총리와 함께 국기에 대한 예를 표했고, 여기에 앞서 태극기 앞에서 가슴에 손을 얹어 정중한 예를 표현한 것"이라는 것인데요. 이번에는 일장기가 아닌 태극기에 대한 '가슴 경례'라는 말이죠. 여건 야건, 본질을 빗겨간 공방에 힘을 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 픽으로 넘어갑니다. < 불똥 튄 국방위 > 입니다. 말 그대로 한일 정상회담의 여파로 오늘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가 파행됐습니다. 민주당 소속 위원들, 책상에 놓인 노트북에 태극기 문양과 함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여놓았는데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위원들이 여기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회의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위원장도 "회의장 질서 어지럽히지 말라"며 회의를 열지 않았는데요. 

[한기호/국회 국방위원장 : 국회법 제145조에서는 위원회 회의장의 질서를 어지럽혔을 경우는 위원장의 경고나 또 제재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못하게 해놓고 지금 와서 하자 그러면 안 되시죠. {못하게 했다는 게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도 못 하겠습니다. {못하신다면 위원장 자리에 앉아있을 이유가 없죠.} 아니 왜냐하면 과거에는 그렇게 해서 못하게 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여야 간사에게 협의를 맡겨놨지만, 양측은 결국 의견 조율에 실패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태극기를 핑계삼아 일방적으로 국방위 개의를 포기한 국민의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오후에라도 국방위를 열자고 촉구했는데요. 결국 회의는 23일로 연기됐습니다.

네 번째 픽도 바로 이어갑니다. < "적들에게 두려움을" > 입니다. 앞서 보신 국방위, 오늘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바로 어제 있었던 북한의 ICBM 발사 때문이었습니다. 북한은 오늘 관련 보도도 이어갔는데요. '화성-17'형 발사 훈련이었고, 그 이유로는 '자유의 방패' 한미 연합훈련을 지목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참관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발사훈련을 참관하신 후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면서 더더욱 고도화되고 있는 우리 핵전략무력의 가동체계들에 대한 확신과 담보를 다시 한번 뚜렷이 입증했다고 말씀하시었습니다.]

통일부는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과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면서 유감을 다시 한번 표명했습니다.

마지막 픽으로 국제사회 반응 살펴보고 지나갑니다. < "협력" 대 "소그룹" > 입니다. 미국의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오늘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통화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먼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 같은 방위 공약을 다시 확인했고요. 그러면서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도 사의, 즉 감사의 뜻을 표하며 지원 의사 밝혔습니다. 반면, 중국은 여기에 대해 "배타적 소그룹에 반대"한다며, 견제에 나섰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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