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알박기' 응징? >
무료 야영장에 설치된 텐트들을 누군가 훼손했습니다.
좋은 위치에 놓인 이른바 '장박' 텐트를 노린 건데요. 영상으로 볼까요?
경북 청도에 있는 한 유명 야영장인데요.
저희 취재진이 평일에 찾아가 봤는데도 텐트가 꽤 많이 놓여 있었습니다.
꽤 오래 쓰지 않은 것처럼 캠핑용품만 잔뜩 있는데요.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군데군데 찢어졌습니다.
날카로운 흉기로 일부러 훼손한 듯한 모습입니다.
이달 초 이 야영장에 설치된 텐트 20개 정도가 이런 식으로 난도질당했습니다.
[앵커]
저걸 누군가 일부러 찢어놨다는 건가요?
[기자]
오랜 기간 버티고 있던 '장박 텐트'들만 당했습니다.
수도시설이 가깝고 나무 그늘까지 있으면 금상첨화겠죠. 여기 무료거든요.
그래서 목이 좋은 자리에 '알박기' 해놓은 것들이라고 합니다.
언제든 다시 와서 쓰려고요.
어떤 사람은 텐트보다는 자리가 더 아까운지 테이프로 찢어진 곳을 붙여놓고는 그대로 버려뒀습니다.
[캐스터]
저는 이걸 보니까 안타깝기보단 속이 시원합니다. 완전 얌체족 아니에요.
안 쓸 거면 텐트를 치워야지요.
[기자]
온라인에서도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의적 닌자'라고까지 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심정이야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범죄입니다.
재물손괴 혐의인데요.
경찰에 신고가 접수돼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앵커]
저 텐트들 치울 순 없는 건가요? 방치해두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지자체들도 골칫거리입니다.
단속해서 스티커는 붙일 수 있지만 철거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인데요. 인터뷰 들어볼까요?
[김세일/경북 청도군 운문면사무소 : '이걸 왜 단속을 하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민원 전화가 수시로 왔었습니다. 텐트를 강제로 철거하는 집행권이 없기 때문에…]
법이 바뀌면서 해수욕장 '알박기 텐트'는 바로 치울 수 있지만, 다른 야영장은 적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치워달라고 사정하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습니다.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이런 모습은 계속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앵커]
대책이 마련돼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