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런데 북한이 개성에서 하자고 한 실무 회담을 우리 정부는 판문점에서 하자고 수정 제안했죠. 왜 개성은 안 되고 판문점이야 할까요.
남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통일부는 실무급 회담을 판문점에서 열자고 수정 제안하면서 회담 준비의 편리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준비 상황을 고려할 때 판문점이 더 편리하다"는 논리를 편 겁니다.
개성까지와 판문점까지는 불과 10여㎞ 차이. 접근성에선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우리 측 대표단이 개성으로 갈 경우 군 통제를 받아야 하고 협상이 밤 늦게 이어지면 귀경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밖에 개성공단으로 가는 전기가 부족해 회담 자체를 열 수 없을 거란 얘기도 나옵니다.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개성공단(에서) (회담을) 하기 어려운 게 첫째로 전기가 문제일 겁니다. 실질적으로 전기가 못 가니까.]
하지만 이런 실무적인 이유 외에도 남북 당국이 장소를 핑계로 '신경전'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은 어제(6일) 대화 재개를 선언하면서 대화의 장소와 시간은 우리 측에 일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 특별담화(6일) : 회담 장소와 시일은 남측이 편리한 대로 정하면 될 것이다.]
이래놓고 장소를 개성으로 못박은 북한이나 이걸 중립지역으로 다시 옮겨놓으려는 우리 정부 모두, '샅바싸움'에 돌입한 모양새라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개성공단 중단의 본질은 북한의 합의 파기란 게 대통령 인식"이라며 "이에 대한 사과 없이는 우리 정부 대표단이 개성공단에 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