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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원 '전두환 연희동 자택' 공개…추징금 환수는 미지수

입력 2023-04-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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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전씨 일가의 비자금과 관련된 폭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원씨의 친모 최모씨도 가세했는데요. 연희동 자택 내부에 비밀 금고가 있었다는 사실도 폭로했습니다. 이런 폭로에도 전두환 씨가 미납한 추징금 920억원 상당을 추징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죠.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전우원/전두환 씨 손자 (유튜브 'KBS더라이브' / 지난 4일) :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고 그리고 항상 이제 돈 봉투를 나눠도 주신다든지. {돈 봉투요?} 네, 용돈을 주시는 게 관례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래서 더욱더 충성을 바치고 따랐던 것 같아요, 천만원에서 백만원 단위. 침실에, 벽에 이제 돈 봉투가 가득 담긴 가방들이 여러 개가 있었고…]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 지난 달말 광주를 찾아 할아버지 대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 이후 전씨 일가의 검은 돈과 관련해 거침 없이 폭로를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전두환 씨가 연희동 자택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돈 봉투를 건네곤 했다고 말했죠. 침실 벽에 쌓인 돈 가방에서 꺼내줬다는 건데요. 지난 7일에는 자신이 촬영한 연희동 자택의 내부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전우원/전두환 씨 손자 (유튜브 'SBS 뉴스' / 지난 7일) : 대문으로 들어가면 계단이 이런 식으로 올라가게 돼 있고요. 여기에 이제 크게 마당이 있고, 여기에 집이 크게 또 한 채가 있고, 여기에 이제 응접실, 여기에 서재, 복도가 이렇게 쭉 돼 있고요, 진짜 미로라니까요.]

우원씨는 집 내부 구조를 직접 그리며 설명했는데요. 전두환 씨가 비자금을 보관해둔 공간이 어딘지도 알고 있는 선에서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전우원/전두환 씨 손자 (유튜브 '궁금한 Y' / 지난 7일) : 할아버지 서재 쪽에 할머니 옷장이 있거든요. 엄마가 정확한 위치는 얘기를 안 하시는데 어딘가에 방 한 개 규모의 비밀방, 비밀 금고, 그곳에 현금이 가득했다고 하셨어요.]

여기서 우원씨의 유일한 우군이 등장하는데요. 가족 중에 유일하게 연락이 닿는 사람이라고 하죠.

[전우원/전두환 씨 손자 (유튜브 'KBS더라이브' / 지난 4일) : 어머니께서 유일하게 '자랑스럽고 정말 수고했다'라고 말씀해 주셨고요. 오히려 제가 미국에서 있을 때는 한국에 오라고 하시던 그 가족분들은 다 연락을 해도 안 받으십니다.]

현재 할머니 이순자 씨와 아버지 전재용 씨도 모두 우원씨의 연락을 피하고 있는데요. 친모인 최모씨만이 우원씨를 응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씨는 아들의 폭로에 동참했는데요. 비자금이 보관돼있는 정확한 위치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전우원/전두환 씨 손자 (유튜브 '궁금한 Y' / 4월 7일) : 엄마 금고 관련돼서 엄마 말씀하셨잖아요.]

[최 모씨/전우원 씨 어머니 (유튜브 '궁금한 Y' / 4월 7일) : 복도처럼 쭉 이렇게 할머니 옷장이 양쪽에 있어. 그런 옷장 문인지 뭔가 있는데 그거를 쭉 밀면 벽이 회전을 했어. 보통 은행에 가면 이렇게 대형 금고 이런 거 보면 핸들이 운전하는 것처럼 쇠로 된 핸들 있거든. 엄마 안방, 자는 방 크기 정도 됐었고 거기 벽에 다 현금만 가득했었어.]

집 안에 숨겨진 금고가 있었다는 설명이죠. 마치 이런 느낌 아니었을까요? 

다만 가택 수색을 당한 뒤로는 금고의 흔적을 모두 없앴다고 하는군요.

최씨는 전두환 씨의 비자금 규모가 얼마나 됐는지 가늠해볼 만한 증언도 내놨는데요. 전씨가 비서들에게 서울 목동의 아파트를 한 채씩 사줬을 정도라고 합니다.

[전우원/전두환 씨 손자 (유튜브 '궁금한 Y' / 지난 7일) : 할아버지 서재 벽에 있는 장에도 온통 현금이 가득했고 항상 비서들이 보스턴백에 현금을 몇억씩 바꿔 왔다고 하시네요. OOO라는 비서분 포함해가지고 비서분이 다섯 분 이상 계셨고 그분들에게 목동 아파트 한 채씩 사줬다고 하시네요.]

전씨가 비자금 조성 용도로 사들인 미술 작품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고 김환기 작가의 그림인데요.

[전우원/전두환 씨 손자 (유튜브 '궁금한 Y' / 지난 7일) : 집에 김환기 화가의 대표작 파란 그림 문짝 두 개만 한 거, 몇십억짜리가 집에 있었던 거…]

전재용 씨는 우원씨의 친모인 최씨와는 이혼했죠. 지난 2003년 탤런트 박상아 씨와 미국에서 중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씨는 집에 있던 김환기 화가의 그림을 재용씨가 박씨에게 갖다줬다고 털어놨습니다.우원씨가 어릴 때 재용씨가 액자는 그대로 두고 그림만 챙겨서 박씨에게 넘겼다는 건데요. 해당 그림은 수십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전씨 일가가 보유한 재산이 아직도 상당하다는 점을 미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인데요. 문제는 전씨 일가가 돈을 꽁꽁 숨겨뒀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이순자 씨는 우원씨의 학비를 지원해줄 때도 자금의 출처를 숨기기 위해 돈 세탁을 거쳤다고 합니다.

[전우원/전두환 씨 손자 (유튜브 '궁금한 Y' / 지난 7일) : 제가 학창시절 때 학비를 저의 친할머니 이순자 씨께서 여러 번 보내주셨는데요. 일단은 이게 2019년 거의 한 3만불가량이 입금된 게 보이시죠? 3천만원이 넘는 금액인데 모르는 할머니들이 그냥 저한테 몇천만 원씩 갑자기 보낸 돈인 거죠. 가정부셨거나, 비서분들, 아니면 진짜 지인분들. 모든 비자금을 지인들을 통해서 세탁하셨어요.]

그렇다면 전두환 씨의 미납 추징금을 전씨 일가로부터 받아낼 방법은 없을까요? 내란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2,205억원의 추징금이 확정됐죠. 하지만 전씨가 납부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미납 추징금은 여전히 922억원에 달하는데요. 지난 2021년 전씨가 사망한 뒤로는 한푼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최근 이 가운데 55억원을 추가로 환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검찰은 전씨 일가가 신탁사에 맡긴 경기도 오산 땅의 공매 대금을 압류하기로 했던 바 있는데요. 전씨 일가가 반발하면서 신탁사가 공매 대금 배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죠. 지난 7일, 재판부가 신탁사의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신탁사 측은 신탁 재산은 강제 집행이 금지된다는 주장을 펼쳤는데요. 법원은 공무원범죄몰수법 취지를 볼 때 추징 집행이 허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 (음성대역) : 신탁사도 신탁 시점에 불법 재산이라는 것을 이미 알았던 사실이 인정됐다. 전두환 씨 사망 전인 2018년 이뤄진 처분이어서 위법하다고 볼 수도 없다.]

이번 소송이 확정되면 검찰은 공매 대금인 55억원을 환수할 수 있게 되는데요. 하지만 현행법상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환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씨가 사망하면서 법적인 추징 절차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독립몰수제가 시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독립몰수제는 범죄자 사망 등으로 재판 진행이 불가한 사건 또는 최종 유죄판결이 나오지 않은 사건에 대해 범죄 수익을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만일 이 제도가 도입됐다면 전두환 씨의 사례에 적용 가능했을 텐데요. 미국과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독립몰수제를 채택하고 있죠. 현재 우리 국회도 독립몰수제 도입을 위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개정하는 법안 등이 계류돼 있는데요. 전씨의 사례에 국한된 '전두환 재산추징 3법' 역시 국회 계류 중입니다.

[JTBC '뉴스룸' (지난달 16일) : 전두환 씨가 사망하기 전인 2020년 6월, 재산을 상속받은 가족에게도 추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전두환 3법'이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국회 상임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회의록을 보면 법무부는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국회에 판단을 맡겼습니다.]

법원도 그간 상속자의 재산까지 추징하는 건 불합리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었죠. 설사 이런 법안들이 통과된다고 해도 전씨 사례에 소급 적용하는 건 어렵다고 합니다.

[JTBC '뉴스룸' (지난달 16일) : 지금 법을 바꾼다 해도 전씨 사례에 소급 적용하는 것은 위헌 논란이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전씨가 숨질 때까지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면서 손자의 '검은돈' 폭로 앞에서도 환수할 방법은 마땅치 않은 상황입니다.]

자, 오늘은 전우원 씨가 전두환 씨 일가의 비자금과 관련해 추가로 폭로한 내용을 들여다 봤는데요. 손자의 용기 있는 양심 고백에도 불구하고 추징금을 환수할 길이 없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과거 전두환 씨의 발언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전두환 씨 (1988년 11월 23일 / 유튜브 'KBS News' (4월 7일)) : 저는 국민 여러분에게 속죄하는 뜻에서 이 자리를 빌려 저의 재산 모두를 밝히고자 합니다. 이 재산은 정부가 국민의 뜻에 따라 처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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