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일) 이 부분도 상당히 화제가 됐는데요. 박 대통령이 한 달여 만에 지방방문에 나섰습니다. 3차 대국민 담화 발표전까지 두문불출하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인데요. 박 대통령은 앞으로 특검 조사에도 응하는 등 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정면대응하며 반전을 노릴 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청와대 발제에서 대국민 담화 이후 박 대통령의 행보를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이틀 전 3차 대국민 담화는 탄핵으로 향하던 정치권의 판도를 완전히 뒤흔들어놨습니다. 야당에서는 연일 박 대통령이 마지막 반격, 꼼수를 던졌다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쏟아집니다.
[박지원/국민의당 비대위원장 : 역시 박근혜 대통령은 '수성의 귀재'다. 그러한 제3차 담화를 발표해서 우리를 다시 한번 함정에 빠뜨렸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오늘 3시에 대구 가신다고 하는거 국민통합위원장 최성규 목사 같은 분, 분열주의자를 임명하는 거 보세요. '마이웨이'하고 있는 겁니다.]
청와대에서 '두문불출'하던 박 대통령은 담화 발표 이틀만인 오늘 외부 행보에 나섰습니다. 오늘 오후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점검했습니다.
30일 밤 새벽에 발생한 불은 점포 600여 개를 모두 태워버렸고, 오늘 오전까지도 진화되지 않아 연기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국회 방문을 끝으로 외부 일정을 중단했는데, 한 달 만에 청와대 밖으로 나간 겁니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당선 이후 정치적 고비 때마다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자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화마에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어버린 일부 주민들은 박 대통령의 방문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도기섭/대구 서문시장 4지구 상인 : 화재민 하고 만나서 대화를 한 번 하고 가야될 것 아닙니까! 이거 와가지고 뭐 얼굴 내밀러 왔습니까? 왜 왔어요? 서문시장에 오셨으면 화재민의 고통이 뭔지, 뭘 바라고 있는지 대화를 하고 가셔야 될 것 아닙니까? 이래야 되겠습니까, 이거? 전부 줄줄이 쫙 빠지고 말이야, 여기 와서 사진 찍고 가고. 이거 말이 됩니까, 이거. 우리 화재민들의 지금 고충을 알고, 대화를 들어보고 뭘 도와줄 것이냐, 얘기를 한 번 하고 가셔야 될 것 아닙니까?]
한편, 박 대통령은 특별검사팀의 직접 조사에도 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검 수사에 정면대응하겠다는 방침인데요. 지난 3차 대국민 담화문을 뜯어보면 박 대통령이 특검수사에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전략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 3차 대국민담화/지난달 29일 >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법조계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의 입장은 "나도 최순실에게 속았다" 이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제기된 혐의를 빠져나가려는 의도가 노골화된 담화문으로 곳곳에서 법률가의 냄새가 난다"고도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이 최 씨 딸 정유라 씨의 초등학교 친구 부모가 운영하던 업체가 현대차와 납품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직접 뛰었다는 정황이 적시돼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최 씨의 광고기획사 플레이그라운드가 대기업 일감을 받을 수 있도록 직접 개입했단 정황도 드러나 있습니다.
왜 많고 많은 납품업체 가운데 최 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를, 수많은 광고회사 가운데 왜 하필이면 최 씨 소유의 회사를 밀어주게 됐을까, 이런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 '사심이 없었다'는 박 대통령의 주장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박 대통령이 국회 탄핵 표결 추진에 앞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다시 한번 해명에 나설 거란 관측이 나오는데요.
[3차 대국민담화/지난달 29일 : (대통령님 질문 있습니다.) 다음에 여기도 말씀드렸듯이 가까운 시일안에 여러가지 경위에 대해서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고… (담화하시면서 한 번도 질문을 받지 않으셨습니다. 이제 받아주십시오!) 여러분들께서 질문하고 싶은것도 그때 하시면 좋겠습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아직 일정이나 형식이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은 이미 세차례 담화를 통해 확인한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지난 3차 대국민 담화에서 한 출입기자는 "최순실씨와 공동정범관계를 인정하냐?"는 질문을 던졌지만 박 대통령은 답변을 피했습니다.
이제는 미리 준비된 입장을 되풀이하는 담화 형식이 아니라,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즉석에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과정이 생중계로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대구 화재현장 찾은 박 대통령…외부행보 재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