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갈수록 각박해져 가는 세상 인심의 한 풍경입니다.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신음하는 시각 장애인을 보고도 40분 넘게 나몰라라 방치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부산총국의 구석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승합차에 치여 쓰러지는 2살 여자 아이. 운전자가 잠시 멈칫 하더니 그냥 내뺍니다.
행인들은 본체만체 지나가고 또 다른 트럭은 2차 뺑소니를 칩니다.
부산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주차장을 빠져 나온 승용차. 도로로 진입하려다 보행자를 칩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상태를 살핀 뒤 그대로 달아납니다.
10m 옆에 있던 20대 남자는 뺑소니를 목격하고도 스마트폰만 만지작 거립니다.
다른 운전자와 행인들도 무심하기는 마찬가지.
[문모씨/뺑소니 피해자. 시각장애인 : 좀 분했죠. 억울하고 어려울 때 서로 도와줘야 하는데 안 도와주니까…]
팔 다리가 부러진 시각장애인 피해자는 40분이 지나서야 한 시민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경찰은 이 일대 CCTV 영상을 분석해 뺑소니 운전자 25살 이 모 씨의 인상착의와 행적을 파악한 뒤, 사건 발생 다음날 이씨를 붙잡았습니다.
[박정곤/부산 사상경찰서 경위 : 가해차량 운전자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냈습니다.]
시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안명선/부산시 모라동 : 자기 일이 아니니까 나 몰라라 하는 그런 세상 같아요. 요새는 세상이 또 무서운 세상이고…]
경찰 조사 결과 뺑소니 운전자와 피해자는 같은 임대아파트에 사는 이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