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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광폭 행보'…민주당 "누가 대통령인가"

입력 2023-04-1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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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들어 김건희 여사가 적극적인 공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그 움직임이 더 눈에 띄는데요. 동물권 보호 차원에서 개 식용을 금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죠.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북한에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발언했는데요. 민주당은 김 여사가 선을 넘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회의' (2023.01.18) : 김건희 여사가 표방했던 '조용한 내조', 올해 들어 완전히 깨졌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제는 '조용한 내조' 대신 '요란한 내조'가 콘셉트가 된 모양새인데요.]

김건희 여사의 행보가 거침 없습니다. 최근 공개 일정을 부쩍 늘렸는데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연속으로 나흘간 외부 일정을 소화했죠. 지난 14일에는 빨래방 봉사 활동을 마친 뒤 민심 투어에도 나섰습니다. 시장을 돌며 먹거리를 샀는데요. 통 큰 인심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달 들어서 언론에 노출된 김 여사의 일정, 10번이 넘습니다. 대구 서문 시장 방문과 BIE 실사단 만찬처럼 윤석열 대통령과 동행하는 일정도 있었지만요. 김 여사 단독 일정도 많았습니다. 이달 미국에 국빈 방문할 때도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참석하는 행사 등 여러 일정이 빼곡히 차 있다고 합니다.

김 여사의 대외 활동이 부쩍 늘면서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김 여사의 사진도 늘어났죠. 화보 수준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대통령실 홈페이지가 김 여사의 개인 SNS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어제) : 대통령실 공무원들이 김건희 여사 개인 사진 촬영에 열을 올리고 대통령실은 최소한의 공사 구분도 하지 못합니까? 누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윤석열·김건희 공동정부입니까?]

야당 입장에서는 김 여사의 광폭 행보가 영 탐탁지 않은 눈치인데요. '조용한 내조'가 아니라 '요란한 내조'라며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대선 때는 온 국민 앞에서 눈물로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히 하겠다'며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김건희 여사가…]

[김건희/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2021년 12월 26일) :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이제는 점입가경의 요란한 내조로 본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야당은 김 여사의 선 넘는 행위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김 여사가 내조가 아니라 이미 정치의 영역에 발을 들였다는 겁니다.

야당이 비판하고 있는 건 크게 3가지입니다. 첫번째는 #개 식용인데요. 김 여사, 개인적인 관심 사안인 '동물권'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죠. "개 식용을 금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윤석열 정부 임기 내에 종식시키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까지 했습니다. 지난 15일에는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도 따로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동물권 진전을 위해 양국의 정책 교류를 희망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김 여사의 이런 움직임은 입법 활동으로도 이어졌는데요. 국민의힘 최고위원인 태영호·조수진 의원이 관련 법안을 각각 발의한 겁니다. 두 의원실은 일단 김 여사와 관계 없이 한 달 넘게 준비했던 법안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는데요. 민주당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영부인의 지시가 아니고서야 그런 우연이 겹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김건희 여사의 말 한마디면 여당 국회의원들이 법을 척척 내주고 또 인사청문회를 거친 장관들이 영부인의 지시사항이라며 외교 테이블에서 의제로 논의되고 그러는가 보죠?]

두번째는 #납북자 관련 김 여사의 발언입니다. 지난 12일 김 여사는 납북자·억류자 가족을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정부가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납북자·억류자의 생사 확인과 귀환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에 강하게 해야 한다"는 당부까지 있었는데요.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부정적인 여론이 일었습니다. 책임도 권한도 없는 대통령 배우자가 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하듯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건데요.

[한겨레 사설 (4월 13일 / 음성대역) : 납북자·억류자 관련 사안은 남북 실무회담 등에서 '전쟁 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 등의 우회적 표현을 사용할 만큼 남북관계에서 민감한 문제다. 이처럼 예민한 사안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가 자신의 입장을 '천명'하고, 나아가 북한을 향한 '강한 태도'까지 주문한 것은 이례적이고 선을 넘은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납북자 문제는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이죠. 민주당도 김 여사가 멋모르고 주제넘는 발언을 했다고 꼬집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특히 스스로 고개 숙인 허위 이력에 관해 국민으로부터 어떤 면죄부를 받았길래 책임도 권한도 없는 민간인이면서 이토록 수위를 넘나드는 정치적 발언을 내놓습니까.]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이런 발언들은 대통령이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할 말들입니다. (납북자의) 생사확인은 정부의 강한 의지와 외교력으로 풀어야 합니다.]

대통령실의 #의전비서관 인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대통령실, 지난 14일 김승희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비서관으로 승진 임명했죠. 의전비서관 자리는 한 달 이상 공석 상태였는데요. 지난달 10일 김일범 전 비서관이 한·미 정상회담 조율 과정에서 보고 누락 등의 문제로 사실상 경질된 뒤부터였습니다. 문제는 새로 선임된 김승희 비서관이 김 여사 대학원 동문이란 점인데요. 이벤트 대행사 대표였던 김 비서관은 김 여사와 지난 2009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에 함께 등록했죠. 김 여사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10년 이상 윤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이어왔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홍보기획 업무도 맡았는데요. 당장 민주당은 김건희 측근 챙기기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강선우/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지난 15일) : 김승희 의전비서관은 김건희 여사의 대학원 동기, 소위 '김건희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입니다. 의전비서관 자리에 영부인의 측근을 기용한 사례는 최초일 것입니다.]

"국민 여론은 무시한 채 오로지 최측근만 챙기면 된다는 식의 편협한 인사관"이라는 지적인데요.

한동안 잠잠했던 '제2부속실 재설치'도 수면 위로 다시 올라왔습니다. 대통령실 아래 김 여사를 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담부서를 둬야 한다는 요구인데요. 지난 1월부터 민주당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던 주장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1월 12일) : 그리고 지금 보니까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 행세를 하는 거예요. 저는 반대 안 해요, 잘하신 거예요. 그렇지만 영부인 부속실이 없고 대통령실의 관리를 받고 있잖아요. 그러면 나중에 오해가 생길 거예요.]

민주당은 이번에도 같은 논리를 펼쳤는데요. 제2부속실이 없는 마당에 김 여사의 공개 활동비는 어떤 근거로 어느 부서에서 충당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지금이라도 2부속실을 만들어 대통령 부속 비서관실이 (김건희) 여사를 보좌하는 지금의 기형적 시스템을 원상복구해야 합니다. 더 이상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 기둥 뒤에 숨어 꼼수를 쓰지 말기 바랍니다.]

일단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문제는 답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김승희 의전비서관 임명은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의전비서관 자리를 비워둘 수 없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직무 대리였던 김 비서관이 자연스럽게 정식 임명된 것으로 김 여사와 연관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국민의힘도 측면 지원에 나섰습니다. 전가의 보도를 다시 한 번 꺼내들었죠. '문재인 정권과 비교하기'인데요. '탁현민은 되는데 김승희는 왜 안 되냐'고 반박했습니다.

[강민국/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음성대역) :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인사이다. 문재인 정권 청와대에서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는 탁현민 선임행정관이 의전비서관이 된 것과 무엇이 다른가? 전형적인 민주당의 '내로남불'에 불과하다.]

자, 오늘은 김건희 여사에게 '줌 인'해봤습니다. 김 여사, 대선 국면 때 논란이 됐던 사법리스크를 어느 정도 털어냈다고 생각한 걸까요 활동 영역을 점차 넓혀나가는 듯한 모습인데요. 대선 때 국민들과 약속한 아내로서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속 대사로 정리하겠습니다.

"상당히 괜찮은 아줌마였거든 그 양반이. 집안 구석구석 관리도 잘하고. 그리고 매사에 선을 딱 잘 지켜. 내가 원래 선을 넘는 사람을 싫어하는데."
- 영화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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