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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 운영위, 당권파-비당권파 격돌

입력 2012-05-10 19:25

"선거부정, 관행으로 합리화해선 명예실추" vs "부실 조사보고서 폐기해야"
유시민 "당내 행사에서 애국가 틀자" 주장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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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부정, 관행으로 합리화해선 명예실추" vs "부실 조사보고서 폐기해야"
유시민 "당내 행사에서 애국가 틀자" 주장해 눈길

통합진보당이 10일 개최한 전국운영위는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격돌의 장(場)이었다.

당권파 200여명은 행사 시작 전부터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 몰려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를 규탄했다.

당권파인 이정희 공동대표는 회의시작 30분 전인 오후 1시30분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 대표를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특히 조 대표가 부정선거의 증거로 일부 투표자의 주민번호 뒷자리가 일치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주민번호 체계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정당 대표가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고, 당원들을 유령으로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진상조사위가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게 당을 모함하는 보도를 내보내 당을 근본부터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도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당권파들은 "전면재조사 실시", "진상조사보고서 폐기, 책임자처벌", "당과 당원의 명예를 훼손한 조준호 위원장은 사죄하라", "언론에만 나타나는 조준호", "당원모독 언론플레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좌우에 길게 늘어섰다.

대표단이 당원 참관을 불허하자 이들은 "왜 참관을 못하게 하나" "조준호 대표는 사퇴하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회의 시작 이후에도 산넘어 산이었다.

이 대표가 전국운영위 의장직을 수행하는 게 적절한지를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치열하게 맞붙었다.

비당권파 조승수 위원은 "이 대표는 의장직을 사퇴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나"라고 말했고, 이영희 위원은 "정치인의 발언은 천금과 같아야 한다. 이 대표가 사회권을 다시 잡으려면 절차가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홍용표 위원은 "지난 운영위 전자회의를 마친 뒤 표결에 참여한 것 맞느냐는 확인전화를 받았는데 모멸감을 느꼈다"고 반발했다.

이에 당권파인 장원섭 위원은 "진상조사 결과로 파렴치한 범죄자로 낙인찍힌 사람은 모멸감을 넘어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왜 자기들 생각만 하나"라고 맞섰다.

결국은 이 대표를 퇴장시킨 상황에서 이 대표가 의장직을 수행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 논의했고, 오후 3시30분이 돼서야 이 대표에게 의장직을 맡겼다.

본격적인 회의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1시간30분 동안 신경전만 벌인 것이다.

본회의가 시작되자 비당권파는 강기갑 전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고 비상대책위원 구성은 위원장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혁신비대위 구성 안건을 현장발의했다.

이정희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진상조사 보고서는 약간의 부실을 넘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정도에 이르고 있다"며 "진상조사위가 당원과 국민 앞에 사과하고 부실한 보고서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당권파의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번 사태는 선거관리 부실에서 비롯됐지만, 국민의 눈에는 부정"이라며 "관행으로 합리화하고 무마하는 것은 당원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이 대표는 "비례대표 순번 결정과정에서 노항래 후보에게 8번을 양보하라고 했고, 선관위에 확정 공고를 미뤄달라고 전화걸어 선관위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며 "저를 무겁게 처벌해달라"고 자기반성을 했다.

이에 유시민 대표는 "노 후보에게 비례대표 10번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한 사람은 바로 나"라며 "우리 내부에 불신이 생기는 이유는 당의 독립기구가 독립기구답게 행동하지 못하는 데에도 있다"고 말했다.

전국운영위는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에 대한 추가조사를 실시하는 내용의 `진상조사보고서 결과에 따른 후속처리 및 대책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통과시켰다.

특위는 비례경선 전반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책임자 처리 방안을 마련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위원장은 당외 인사로 하고 위원은 당내 4명 당외 6명으로 하며, 여성을 4명 포함하도록 했다.

특히 선거관리 담당 위원, 온라인투표 담당 위원, 오프라인투표 담당 위원으로 구성하고, 온라인투표 위원의 경우 전문가를 필히 참여시키도록 했으며, 비례대표 후보자나 중앙선관위원, 진상조사위원은 위원에서 배제하도로 했다.

한편 유 대표는 총선 평가를 하며 "당신 당은 왜 애국가를 부르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우리는 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고 애국가를 틀지 않나. 의례 거부가 그렇게 가치 있나. 이런 토론이 왜 금기시 돼있나"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내키지 않아도 국민에게 져주는 자세로 일할 때 국민이 우리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며 "당대표로 있으면서 공식행사에서 애국가를 틀고 싶었지만 그렇게 못했다. 추후 지도부에서는 이런 문제를 과감히 검토해서 국민과 벽을 쌓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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