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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 해명 집중한 대통령…돌연 기자 간담회, 왜?

입력 2017-01-01 21:05 수정 2017-01-02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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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오늘(1일)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 간담회에 참여해서 주장을 직접 듣고 온 정치부 윤설영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윤 기자, 오늘 박 대통령이 모습을 보인 것이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처음이었죠. (네, 그렇습니다.) 한 달 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봤습니다. 오늘 박 대통령이 한 얘기 가운데 세월호 7시간 의혹, 이 부분이 가장 비중이 컸던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부분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 한마디로 전면 부인을 했습니다. 새로운 팩트를 앞세우기보다는 강한 표현으로 대체했습니다.

왜곡과 오보 또 허위가 남발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은 어떤 게 왜곡이고 어떤게 허위라는건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팩트라든가 이를 뒷받침할만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7시간 문제는 한두 언론이 아니라 사실상 모든 언론이 제기했던 다양한 의혹들이 있는데 이를 한마디로 허위 남발이라고 말한 겁니다

[앵커]

"대통령으로서 할 일은 했다"고 하면서도 관저 출근을 하지 않은 점은 인정을 한 것이거든요?

[기자]

네, 세월호 당일 왜 관저에만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대통령은 현장은 바쁠 것 같아 본관에 가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관저에서 30~40분에 한 번씩 전화로 보고도 받고 지시도 했다, 그리고 다른 업무도 같이 봤다고 말했는데요.

대형 국가적 참사에 대응해야할 최종 책임자가 바로 대통령인데 본관에 출근해서 회의를 주재하고 직접 지휘를 하면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것 같아서 안 했다는 해명인데, 아무리 봐도 이해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앵커]

관저에서는 어떤 조치를 했다고 했습니까?

[기자]

구체적으로 어떤 보고를 받고 어떻게 지휘했는지도 오늘 해명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전에 청와대 대변인이 주장을 했던 내용에서 진전된 내용은 없이 정상적으로 일했다는 주장을 반복한 건데요.

특히 중대본에 바로 가지 않은 것에 대해선 "경호실에서 필수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경호의 특수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2시간동안 움직이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오늘 대통령이 한 말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철학과 소신' 인데요. 처음 나온 말이죠?

[기자]

대통령은 각종 의혹에 대해 "국정운영의 철학과 소신을 갖고 쭉 해온 일이다"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해명은 담화 때마다 말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요. 검찰 수사 상황하고도 연관이 되는 걸로 보입니다.

처음 대국민 담화 때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다"라고 했다가, 3차 때는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았다"라고 주장해왔는데, 본격적인 탄핵심리를 앞두고 '철학과 소신'에 따른 것이라는 논리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따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모든 것이 철학과 소신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의혹 등 여러 부분이 통치행위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즉 통치행위이기 때문에 특검 수사를 통해 처벌할 수도 없고 탄핵의 대상도 안 된다는 주장을 펴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담화를 통해 해명을 하고 난 뒤에 계속해서 새로운 의혹, 예를 들면 국가적 이익이라고 했는데 최순실씨 딸 친구 부모 기업을 지원하도록 한 부분 등이 새롭게 나타난 건데요.

이를 모두 포괄적이고 애매한 용어로 해명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새해 첫날부터 간담회를 연 배경은 뭘까요?

[기자]

오늘 박 대통령의 기자간담회는 모레 헌법재판소의 탄핵 첫 변론 기일을 이틀 앞두고 열렸는데요.

헌법재판소에서 여러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서 사실 관계를 다퉈 우선 헌법재판소의 심리를 지연시키고 최종적으로는 탄핵 기각을 노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박 대통령은 헌재에서 여러 허위가 좀 거둬졌으면 하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자리는 박 대통령 본인의 강력한 의지에 의한 것이었다고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앵커]

박 대통령의 기자간담회가 예정이 돼 있었던 건 아니죠? 15분 전에 전해들었다고요?

[기자]

네, 오늘 점심에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이 새해를 맞아 기자들과 떡국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갑자기 박 대통령 기자간담회가 공지 됐습니다.

청와대 측은 "정식 기자간담회가 아니다"라면서 기자들이 노트북도 갖고 들어가지 못하게 했는데요.

하지만 대통령은 40분 넘게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하고싶은 말은 다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지난 금요일 대통령이 처음으로 변호인단과 첫 미팅을 가졌는데, 변호인단과도 치밀하게 준비를 한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일단 기자들은 노트북도 가지고 들어가지 못했고, 촬영도 청와대에서 자체적으로 해서 보내준 것을 저희가 받은 것이고요. 알겠습니다. 정치부 윤설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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