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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박 대통령, 현직 대통령 사상 첫 검찰 조사

입력 2016-11-14 18:00 수정 2016-11-1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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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박근혜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조사시점은 현재로서는 수요일이 가장 유력한데요. 이어 검찰은 오는 19일쯤엔 최순실씨를 기소할 예정인데, 여기에 박 대통령의 피의 사실이 얼마나 적시되느냐가 중요한 관점 포인트입니다.

청와대 발제에서 검찰 수사 속보, 그리고 100만명 촛불 시위 이후에도 수습책을 내놓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청와대 분위기를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는 17일은 대입 수학능력시험일입니다. 또 검찰이 19일쯤 최순실씨를 기소할 방침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는 모레인 16일이 유력해보입니다.

박 대통령이 검찰에 직접 출석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조사 장소는 청와대 내부 별도 공간이나 청와대 인근 안가 등 제3의 장소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원석 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한웅재 중앙지검 형사8부장이 직접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일단은 박 대통령을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든지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뜻에서 '잠재적 피의자' 신분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여러 의혹 가운데 연설문 유출에 대해서는 이미 시인까지 했고, 때문에 공무상기밀누설 혐의를 피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그렇지만, 검찰 조사가 이쯤에서 그칠 경우 여론의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구속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수석 사이에서 재단 문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내는데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 설립 준비 상황을 챙기다가 준비가 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역정을 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대통령이 강제모금을 지시한 몸통으로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것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박 대통령 조사에 앞서 지난 주말 검찰은 재단에 출연금을 낸 재벌기업 총수를 비공개 소환조사했습니다. 재단 출연금에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뇌물죄가 적용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물론 박 대통령은 재단을 추진한 것도, 기업들이 돈을 낸 것도 모두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한 '선의'로 이뤄진 거라며 이런 혐의를 사실상 반박해왔습니다.

때문에 검찰은 대면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최 씨와 재단 문제를 어디까지 상의했는지, 최 씨와 안종범 전 수석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상세히 조사해야 합니다.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오는 19일 최 씨를 기소할 방침인데요. 최 씨의 공소장이 정국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박범계 의원/더불어민주당 (지난 1일) : 최순실의 공소장에 그와 공모한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 석 자를 공소 이유에 적시하는 길만이 대한민국 검찰이 마지막으로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을 엄중히 경고합니다, 여러분.]

최 씨 공소장에 공범으로서 박 대통령의 혐의가 적시되면 이는 검찰이 퇴임 후 박 대통령을 기소하겠단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야당에선 이 경우 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한단 주장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선 박 대통령의 자진 사퇴,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그래서 4년 전 대선후보 등록을 앞두고 있던 박 대통령이 했던 당시 말실수가 요즘따라 재조명되고 있는데요. 들어보시죠.

[박근혜/새누리당 대선 후보 (2012년 11월 25일 비례대표 사퇴 기자회견) :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고 합니다. 저는 오늘로 지난 15년간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누었던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 국회의원직을 사퇴합니다. 제가 뭐라 그랬습니까? (대통령직을…) 아하하… 아, 제가 실수했습니다. 아 거기를 다시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로 지난 15년간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누었던 국회의원직을 사퇴합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이렇게 스스로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단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아주 희박합니다.

지난 주 촛불시위에 대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당장 언론은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한다, 남은 임기를 버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정치적으로 이미 식물상태가 돼버린 박 대통령이 헌법 제71조에 따라 국무총리에게 권한을 모두 넘기는 '권한대행체제'를 고심할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관련 보도를 "추측성 기사"라고 일축해버렸습니다. 정치 원로들사이에선 박 대통령이 모든 걸 내려놓고 2선 후퇴해야한단 선택지를 이미 줬지만 청와대에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겁니다.

청와대가 갖고 있는 정국 수습책은 오로지 '버티기'라고밖에 해석이 안되는 답답한 상황입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현직 대통령 첫 검찰 조사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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