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JTBC가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대책이 나왔고 관련 법도 스무 번 넘게 고쳤지만 학교 폭력은 계속 있었고, 피해자의 억울함도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유선의 기자입니다.
[기자]
등굣길 학생들은 하나 같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동도중 2학년 : 영향이 없을 것 같아요.]
[서울여고 2학년 : 바뀌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휘문고 2학년 : 근절하긴 힘들 걸로…]
[대명중 3학년 : 변할 것 같지는 않아요.]
믿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효과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1997년 일진회 사건을 시작으로 2001년 부산 학폭 가해자 살인사건, 2003년 구로 학폭 장기밀매 사건이 잇따라 터진 뒤 학폭법이 제정됐습니다.
[김태식/국회부의장 (2003년 12월 29일 : (학폭법이)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하지만 집단폭행이 늘고 수법은 더 잔인해졌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가해자 처벌을 강화했습니다.
[이용희/국회부의장 (2008년 2월 19일) : (학폭법 전부개정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그런데 2011년, 집단괴롭힘을 당하던 중학생 권승민 군이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피해자인 자신을 원망하는 권 군의 유서에 전 국민이 분노했습니다.
이번엔 피해자를 보호하겠다며 법을 또 고쳤습니다.
[정의화/국회의장 직무대리 (2012년 2월 27일) : (학폭법 일부개정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새 대책을 준비하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당시에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었습니다.
[이주호/교육과학기술부 장관 (2012년 4월 23일) : 학교폭력 문제는 철저하게 피해자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이고요.]
이후에도 사건이 터지면 대통령이 근절을 지시하고 장관이 나서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김상곤/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2018년 7월 12일) : 학교 안팎 청소년 폭력 예방 대책의 추진 현황을 긴급히 점검하고…]
이번에도 똑같습니다.
[이주호/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2023년 3월 2일 / CBS 라디오) :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려고 합니다.]
입시에 학폭을 반영하면 가해자의 학부모가 시간을 끌면서 소송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교한 대책 없이는 피해자 부담만 커질 수 있습니다.
[동도중 2학년 : 피해자에게는 별로 도움이 안 될거 같다고…]
(영상디자인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