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밭 같은 205개의 벙커 가운데 단 한 곳의 벙커가 타이거 우즈의 15번째 메이저 대회 역전 우승 드라마를 가로 막았다.
우즈는 23일(한국시간) 오전 로열 리덤 & 세인트 앤스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141회 디 오픈 챔피언십 4라운드 6번홀(파4)에서 나온 '트리플보기'를 만회하지 못하고 우승의 꿈을 접었다. 초반 5개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을까.
선두에 5타 뒤진 4위로 출발한 우즈는 갈 길이 멀었지만 다섯 홀 동안 한 타도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6번홀에서 기회가 온 듯했다. 티샷이 페어웨이로 잘 떨어졌다. 492야드인 이 홀에서 1∼3라운드 동안 모두 버디를 잡아낸 우즈는 두 번째 샷을 곧장 핀을 향해 쏘았다. 하지만 공은 그린 앞 키 높이의 벙커 턱 바로 밑에 처박히고 말았다.
우즈는 벙커샷을 시도했지만 공이 벙커 턱에 맞고 왼쪽으로 튕겨 나가 스윙 공간이 없는 곳에서 다시 벙커샷을 해야 했다.
우즈는 "원래는 벙커 턱을 강하게 맞혀 볼을 오른쪽으로 가게 할 생각이었는데 불행히도 왼쪽으로 튀면서 내가 공에 맞을 뻔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즈는 벙커 밖에서 무릎을 꿇는 어정쩡한 자세로 네 번째 샷을 날렸다. 힘겹게 그린 위에 볼을 올렸지만 3퍼트를 하는 바람에 우즈는 이 홀에서 3타를 한꺼번에 잃었다. 우즈의 추격은 13, 14번홀(이상 파4)에서도 티샷이 모두 밀리면서 오른쪽 깊은 벙커에 떨어져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