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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 일색' 김기현호 출범…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입력 2023-03-0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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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8일) 저희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는데요, 당선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오늘 첫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현충원을 참배한 뒤 '민생'을 강조한 첫 최고위원회도 주재했는데요. "대통령이 국정 현안에 전념할 수 있게, 당 걱정은 안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도 전원 '친윤계'가 싹쓸이했죠. 2위에 그친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류정화 상황실장이 짚어봤습니다.

[기자]

오늘 국회상황실이 첫번째 순서인 이유, 보신 것처럼 국회에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오늘이 바로 대선 1주기죠. 대선 1주기를 하루 앞둔 어제, 집권 여당 대표가 선출됐습니다. 국민의힘 당원들의 선택은 김기현 대표였습니다. 역대 최고 투표율 55.1%, 여기서 52.93%라는 과반 득표를 했죠. 김 대표의 무기, 바로 '윤심' 후보라는 거였습니다. 김 대표의 일성, 오직 '민생'으로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겠다고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일편당심' 저 김기현, 우리 당원동지 여러분들께 감사의 큰 절 한 번 올리겠습니다.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켜 주시고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바로 딱 한 가지, 민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선출된 최고위원들도 '친윤계'가 싹쓸이했습니다. 과반 득표한 김기현 대표와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대표적인 '친윤계'죠. 득표 1위, 김재원 수석 최고위원은 당 지지세가 강한 TK 출신이고, 2위 김병민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선 후보 당시 대변인을 맡았습니다. 반면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웠던 천하람 당협위원장을 포함한 '천아용인' 후보들은 모두 떨어졌죠. 관련 소식은 잠시 후 줌인에서 다뤄볼텐데, 이번 전당대회로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국민의힘'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완전한 윤석열당으로 창당했다, 재창당했다. 이준석, 천하람 상당한 돌풍을 언론에서도 예상했지만 미풍에 그쳤다. 결론적으로 보면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을 위한 당으로 됐다.]

김기현 호의 세가지 과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당내 갈등을 통합해서 총선에 승리하는 겁니다. 당 대표로서 처음 주재한 오늘 최고위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이번 지도부의 임무는 내년 총선의 압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입니다. 내년 총선은 우리 국민의힘의 미래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 나아가 대한민국 운명을 가르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타공인 '윤심' 후보로서,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는 건 큰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김 대표는 어제 전당대회에서 본인의 좌우명을 이렇게 밝혔죠.

[김기현/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어제) : {김기현 후보의 인생 좌우명은 뭘까요?} 우리 시쳇말로 하면 '쪽팔리게 살지 말자' 그 말을 할 수가 없고 무릎 꿇고 살기보다 서서 죽겠다는 각오와 의지를 가지고 그동안 살아왔습니다.]

'무릎 꿇고 살기보다 서서 죽겠다'는 좌우명, 바로 윤 대통령이 1년 3개월 전,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입니다. 마지막까지 윤 대통령과 코드를 맞춘 셈인데요. 바로 오늘부터 대통령실과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대통령의 축하난을 들고 아침부터 국회를 방문한 겁니다. 이 수석은 "김 대표가 당선돼서 이 가뭄에 비가 내리고 있다"고 덕담했고, 김 대표도 "대통령께서 걱정 안 하도록 리더십을 세워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 김 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울산을 현장방문했다고 하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감사합니다. 대통령께 감사하다고 말씀 전해주시고…]

[이진복/대통령실 정무수석 : 우리 대표님이 앞으로 좋은 징조가 많을 것 같은데… 대통령께서도 남부에 가뭄이 너무 심하다고 그래서 한번 댐 같은 데도 방문을 해봐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할 정도로 가뭄에 걱정을 굉장히 많이 하고 계신데, 우리 대표님이 당선이 돼서 그런가요. 작은 비라도 오고 있네요. 대통령은 뭐 지금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는 거 같아요, 내가 보니까. 하도 민생이 어렵다 그러니까, 또 외교적 일도 참 많으신 것 같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대통령께서 국정 현안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회 현안이나 당의 현안은 그런 데 전념, 걱정 안 하시도록…]

문제는 김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할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김 대표는 후보시절 토론회에서, "대통령과 본인의 의견이 다를 때 대통령의 의견을 우선하겠냐'는 질문에 혼자만 X표시를 든 적이 있었죠. 그 생각은 유효하다고 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JTBC '뉴스룸' / 어제) : 다른 후보 3명은 다 0표 했습니다, 그렇게 대통령 뜻을 따른다고요. 저 혼자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제가 X표를 친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대통령과 대표의 뜻이 다르면 국민들의 뜻이 무엇인지 그걸 밝혀내고 치열하게 토론해서 결론을 내려야 되는 것이다.]

'친윤' 지도부기 때문에 오히려 쓴소리도 더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인 듯 합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안 친하고 신뢰가 없으면 그런 말 못 해요. 오히려 언론이나 일각에서 걱정하는 것과 달리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꼭 전해야 되는 민심이 있을 때 더 편하게 전달할 수 있는 지도부가 구성이 되었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훨씬 더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토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당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일 듯 한데요. 김 대표, 당직 인선은 '연포탕' 즉 연대와 포용, 탕평의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바로 오늘, 당선 직후부터 '윤핵관' 이철규 의원 사무총장 내정설이 등장했습니다. 사무총장은 당의 살림을 책임지고 내년 총선 공천에도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는 당의 '실세'라고 할 수 있죠. 이철규 의원은, 전당대회 당시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협의하고, 안철수 후보에 대한 공격에 앞장섰던 사람입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일) : 그런 사람이 당대표가 될 때 과연 당과 대통령실이 원만하게 소통이 되겠습니까. 이준석 대표가 우리 당을 가지고 흔들 때 우리 안 대표 어디 계셨어요. 해외에 계시면서 심판 놀음했습니다.]

'이철규 사무총장' 에 대해선 신임 지도부가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한 듯 한데요. 이미 '친윤계' 지도부가 들어선 상황에서, 실제 당직 인선이 어떻게 될지는 좀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철규 의원이라도 그분이 이미 사무부총장을 거치고, 또 당내 사정에 밝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사무총장을 맡을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어제 전당대회 결과 좀 짚어보면요. 사실 최대 관심사는 결선 투표 갈 거냐 말거냐였죠. 만약 간다면 김기현 vs 안철수냐, 김기현 vs 천하람이냐는 것도 관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1위와 2위, 2위와 3위 차이가 많이 났어. 안철수 의원은 23.37%를 얻었고 1위인 김 대표가 안 의원을 더블스코어로 이긴 겁니다. 안 의원은 마지막까지 당 지지세가 강한 PK를 비롯한 당심에 호소했지만 역부족이었던 듯 합니다.

그런데 안 의원, 어제 김 대표의 당선 수락연설도 다 듣지 않고 자리를 떴다고 하는데요. "굳은 표정으로 행사장을 나갔다"며 개표결과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이런 해석이 나온 이유, 안 의원이 대표 전날까지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 전당대회 이후에도 문제제기하겠다고 했기 때문인데요.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공수처에 고발하기도 했죠.

[안철수/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 6일) : 대통령실의 명백한 범법행위에 대해 침묵하는 비대위와 선관위는 국민들과 당원들께 너무나 큰 실망을 주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적인 조치가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전당대회 끝나자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꺾이지 않았다"는 캠프 해단식 포스터를 올렸는데요. 안철수 의원이 중간에 '안 철수' 했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는 걸까요. "당의 화합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원팀을 강조하는 낙선 인사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치열했던 경쟁을 뒤로 하고 이제 원팀이 돼야 합니다. 새로운 김기현 당 대표 지도부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냅니다. 저역시 당의 화합을 위해 헌신하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선주자'급인 안 의원이 1위와 크게 차이나는 2위를 한 것, 정치권에선 선거전략 실패라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한마디로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애매'했다는 겁니다. 선거 초반 '친윤 후보'임을 강조했던 안 의원, 대통령실과 '윤핵관' 의원들의 비판에 한 걸음 물러섰죠. 또 '비윤'으로서의 선명성은 천하람 당협위원장에게 넘겨주면서, 애매한 위치에 선 겁니다.

당내 친윤계에선, 그래도 2등을 했기 때문에,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선거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완전히 각을 세우진 않았다는 점을 높이 산 듯합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국민의힘에는 입당한 지 1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득표율만 하더라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거든요. 그래서 당에 가까워지고 천착하고 어떤 그런 기회로 삼는다면 오히려 몸에 좋은 보약이 될 수 있겠다.]

[신평/변호사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안철수 대표만큼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인물이 과연 국힘당 내에 과연 누가 있겠느냐. 안철수 의원이 3등을 했다 그러면 다시 기회가 주어지기 어렵겠습니다만 그래도 2등을 했지 않습니까.

반면 야권에선 안 의원의 정치적 미래, 장담할 수 없을 거란 전망이 나왔는데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안 의원이 국민의힘에선 다음 공천도 받기 어렵고, 다시 분당·창당을 하기도 어려울 거라고 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공격을 하려면 처음부터 해야지 친윤도 아니고 반윤도 아니고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니고 청와대 수석 공수처에다 고발해버리고 이건 대통령이 볼 때는 '이게 우리 식구냐' 이렇게 되는 거예요.]

선거 막바지, 안 의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김 대표에 각을 세운 사람도 있었죠. 바로 황교안 전 대표입니다. 황 전 대표, 전당대회 내내 김 대표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존재감을 부각했는데요. 결과는 4위였습니다. 황 전 대표는 이번 전대에서 본인의 시그니처인 지난 총선 부정선거를 한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는데요.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전당대회 '투표조작 빼박증거'란 영상을 올리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유튜브 '황교안TV' (어제) : 어떻게 10의 배수 단위로 투표가 될 수가 있냐라는 겁니다. {이상하죠?} 네. {네.}]

김기현 대표의 당선으로, 국민의힘은 김기현 호, 사실상 윤석열호로 출항할 채비를 갖춘 셈인데요. 카운터 파트인 민주당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지, 들어가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친윤계 일색' 김기현호 출범…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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