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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념사' 공방…"이완용과 무슨 차이" vs "또 죽창 들어"

입력 2023-03-02 18:12 수정 2023-03-0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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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1절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뒤 처음으로 내놓은 기념사가 정치권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일본을 '파트너'라고 지칭하면서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던 우리의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 거죠. 민주당은 이완용과 비교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대통령실은 조금 전 반일 감정으로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관련 내용을 뉴스픽5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 과거와 미래 >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3·1절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의 첫 3·1절 기념사에도 관심이 쏠렸는데요. 대일 외교의 기조와 방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의 기념사, 과거는 없었습니다. 미래에만 방점이 찍혔습니다. 

[제104주년 3·1절 기념식 (어제) :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특히, 복합위기와 심각한 북핵 위협 등 안보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이제 파트너다", 강조하려다 그런 것일까요.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원인을 윤 대통령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제104주년 3·1절 기념식 (어제) :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 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지금 세계적인 복합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 상황,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분절과 양극화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나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러면서 일본에, 과거사에 대해 그 어떠한 반성이나 사과를 촉구하는 내용도 없었는데요. 당장 정치권에서는 큰 논란이 됐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부터 민주당 등 야권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오늘(2일)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 사람의 발언까지 가져왔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조선이 식민지가 된 것은 구한국이 힘이 없었기 때문이며, 세계적 대세에 순응하기 위한 유일한 활로이다' 대한민국의 삼척동자도 다 아는 희대의 매국노 이완용의 말입니다. 저는 매국노 이완용과 윤석열 대통령의 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모두 일제의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식민사관입니다.]

한 마디로 "윤 대통령이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친일파 논리를 펼쳤다"는 것인데요. 여기서 잠시 어제 3·1절 기념식 행사장으로 돌아가봅니다. 어제 기념식은 유관순 열사의 모교인 이화여고 안에 있는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렸습니다. 태극기를 필두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행사장에 입장했는데요. 각각 애국지사와 독립운동가 후손의 손을 잡고 들어왔습니다. 윤 대통령, 태극기를 들고 3·1절 노래를 제창했고요. 마지막에는 만세 삼창도 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윤 대통령의 기념사만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인데요. 의전 전문가인 탁현민 전 비서관은 이렇게 지적합니다.

[탁현민/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 연설문의 기조에 맞춘다면 태극기와 일장기가 같이 나왔어야죠. 그다음에 국민의례 같은 경우도 국민의례는 우리나라의 의례니까 그대로 하긴 해야 되지만 기미가요를 어떻게든 변주해서 사용을 했어야 하지 않나… 마지막에 이제 대한독립 만세 삼창이 있는데 그것도 바꿨겠죠. 한 번은 만세 삼창, 한 번은 반자이. 그래야 연설문의 내용이 제대로 구현되는 완벽한 행사가 만들어지죠.]

탁 전 비서관의 지적, 결국 어제 기념사 내용을 에둘러 비판한 것인데요. 윤 대통령은 앞서 직접 들으셨던 것처럼 한일, 더 나아가 한미일 관계를 고려해 이번 기념사를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도 같은 맥락에서 야권의 공격을 방어하고 나섰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과거 군국주의의 침략자였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그러나 우리 시대 상황이 변화하는 거에 대해서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된다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통령님의 워딩 한 토막 한 토막이 저는 옳은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에서 나오는 반응을 보면 그런 시대착오적인 세계관으로 어떻게 나라를 끌고 가겠다는 것인지, 정말 측은지심이 듭니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의 현안, 우리 당국이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성사시키려고 하는 한일 정상회담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해결해야 하는 문제, 바로 강제동원 배상 문제인데요. 이 때문에 '과거'도 모자라 강제동원 배상이라는 '현재'까지도 기념사에서 쏙 빠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리고 여기서 소환되는 사람이 있는데요. 바로 전직 대통령 MB입니다. 제가 MB의 취임 뒤 첫 3·1절 기념사를 찾아봤는데요. 그때도 '실용의 정신', '미래지향적 자세' 강조하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과거를 언급하는 문장 하나 정도는 잊지 않았습니다.

[이명박/당시 대통령 (화면출처: 한국정책방송 KTV / 2008년 3월 1일) : 한국과 일본도 서로 실용의 자세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역사의 진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로 가는 길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결국 '과거'도, 민감한 '현재'도 다 빼버린 윤 대통령의 기념사는 일본 정부의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호응과 현안에 대한 성의 있는 태도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윤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강제동원 배상 문제, 일본 정부가 가해 기업들이 배상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히로시마 G7 총리의 초청을 받기 위해서 급하게 한·일 관계를 굴욕적으로 개선하려고 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김태효 1차장이 그런 못된 짓을 하고 있는 거예요. 과거 MB 때도 그랬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는 아무리 같은 아파트에서 아크로비스타에서 같이 살았다고 도대체 대통령실까지 데려와서 이런 외교를 할 수 있는, 저런 대북정책을 할 수 있는, 나는 이해할 수 없어요.]

여권 일각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나옵니다. 이언주 전 의원은 "한일 관계 진전도 좋지만, 일본이 성의 있는 태도를 안 보이는데 자꾸 일방적으로 구애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국제관계는 전략적인 것이라서, 잘 지내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엎드린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는데요.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논란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양금덕/일본군 강제동원 피해자 (어제) : 도저히 우리는 그 대통령 말 듣고는 우리나라가 제대로 못 갑니다. 나 그런 돈은 아무리 굶어 죽어도 안 받으렵니다. 사죄받고 반드시 옳고 잘한 일을 분명히 우리나라에 말을 하고 제대로 된 돈을 주면 어쩔런지 모르겠지만 곧 굶어 죽어도 그런 돈은 아무리 천냥, 만냥을 줘도 필요 없습니다.]

두 번째 픽은 < "학폭 대책 손질" > 입니다.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했죠. 정순신 변호사가 교육부까지 움직였습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학폭 종합대책' 대대적으로 손질하겠다, 언론에 나와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학교폭력 문제가 처음에 이제 종합대책이 마련된 것이 2012년도였거든요. 그때 제가 장관 하고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때 마련했던 큰 틀이 사실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한번 또 대대적으로 손질을 봐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수능 성적을 100% 반영하는 정시 전형을 택해 서울대에 들어갔습니다. 학폭 기록이 남은 학교생활기록부를 면밀히 보는 수시를 피해 간 것이었죠. 이 장관은 그래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정시에 학폭 기록을 반영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건 말하자면 입시 제도에 관한 문제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번에 손질을 하나요?} 그것도 포함해야 되겠죠. 당연히 국민들도 관심이 많으시고 또 최근에는 공정성 이슈가 크게 대두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까지도 포함해서 검토하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논란이 터진 뒤 대입 제도에 손을 대는 일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른바 '조국 사태' 때는 자기소개서를 없애는 등의 조치를 취했고요. 2021년에는 운동선수 학폭 문제가 불거지자, 대입 체육 특기자 전형을 손봤습니다. 이러한 땜질식 처방은 결국 수험생 전체에게 혼란을 주고, 또 다른 부작용을 낳는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학폭 기록이 정시에 반영될 경우 소송전이 더 난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당국은 잘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구멍 난 인사 검증 시스템 문제도 다시 한번 짚지 않을 수 없습니다. 책임지고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야권은 공세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는데요.

[김성환/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인사검증의 실질적 책임자가 정순신과 한솥밥을 먹었던 한동훈 장관인데 곧바로 책임지지 않겠다고 발뺌을 하는가 하면 윤 대통령은 우선 대국민 사과를 해야 될 상황에 오히려 화를 내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할 따름입니다.]

국민의힘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공정을 강조한 연세대 졸업식 축사, "서울대 졸업식을 갔더라도 할 수 있었을까" 꼬집었고요. 이재오 상임고문은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의 사과를 촉구하면서, 늦둥이 아들의 아픈 과거까지 공개했습니다.

[이재오/국민의힘 상임고문 (유튜브 '매불쇼' / 어제) : 아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 한 이틀 학교를 안 가. 그럼 나는 그때 뭐 말을 안 하니까. 왜 학교 안 가냐고 내가 야단쳐갖고 이제 이틀 학교를 보냈어. 이때까지 자기는 그때 왜 학교를 안 갔는지, 그 무렵에 애가 왜 시무룩한지 일체 이야기를 안 했어, 지금까지도. 근데 그때 학폭 한 애는 지금도 우리 동네에 있어. 그 트라우마 있어서, 뭐 좀 이렇게 험상궂은 애들 보고 뭐 이러면 애가 좀 슬슬 피하고 그래. 학폭이 그렇게 무서운 거야.]

여기에 이준석 전 대표는 이번 사태가 '정권의 변수'가 될 것으로까지 내다봤는데요. 이 전 대표의 전망이 맞아떨어지는지는 다정회를 통해 계속 챙겨보시죠.

세 번째 픽, < '노마스크' 입학식 > 입니다. 4년 만입니다. 전국 초·중·고교에서 마스크를 벗고 대면 입학식을 열었습니다. 아이들도, 또 학부모님들도 우려보다 기대가 앞서는데요. 

[이승우/서울 강빛초등학교 입학생 : 친구들도 새로 많이 사귀고 이래가지고 기분이 훨씬 좋아요. {마스크 벗을 수 있어서 좋아요?} 불편했던 마스크를 이제 벗어서 기분이 더 좋아졌어요.]

이제 코로나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학생들은 등교 전 진단 앱에 건강 상태를 등록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도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입력을 해야 한다는 점,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고요. 윤 대통령은 4년 만의 '노마스크' 대면 입학식을 맞아 "돌봄과 교육에 대한 국가 역할을 더욱 튼튼히 해나가겠다" 메시지를 냈습니다.

다음 픽은 < 최종 무혐의 > 입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대기업 협찬' 의혹에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앞서 대선 직전인 2021년 12월 대기업 23곳으로부터 협찬을 받은 데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적이 있는데요. 그에 앞서 2018년과 2019년 있었던 협찬들에 대해서도 같은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서면조사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 청탁금지법 위반 사항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픽은 < ^^; > 입니다. 코레일 직원이 방탄소년단 리더인 RM의 열차 탑승 예약 및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했습니다. RM 팬이기도 한 직원 A씨, 3년간 18차례에 걸쳐서 RM의 탑승 기록, 그리고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 등을 들여다봤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해서 "RM 실물을 보고 왔다"는 등 주변에 자랑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들은 동료 직원의 제보에, 코레일에 덜미가 잡혔는데요. 코레일 측은 A씨에 대해 직위 해제 및 징계 절차 등 엄중 조치를 할 예정입니다. RM도 본인 SNS 계정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 이모티콘으로 심경을 대신했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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