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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조사서 말 바꾼 유재경 대사 "최순실 추천" 인정

입력 2017-01-31 20:34 수정 2017-01-31 23:26

최씨, 대사 임명 개입…'K타운' 이권 노린 정황
'삼성맨' 유재경…최순실-삼성 관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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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대사 임명 개입…'K타운' 이권 노린 정황
'삼성맨' 유재경…최순실-삼성 관계 주목

[앵커]

'대사'는 나라 밖에서 국가를 대표하고, 대통령을 대신하는 헌법상의 직책입니다. 이 때문에 헌법 89조는 대사 임명을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국무회의 심의 사항으로 정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일개 민간인이 대사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했다면 납득이 되시는지요. 중대한 헌법 위반 사유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순실씨가 유재경 주 미얀마 대사를 추천했다는 사실이 특검 수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최순실씨가 유재경씨 면접까지 봤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사실 최씨의 외교관 인사 전횡 의혹은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저희 JTBC는 베트남 호치민 총영사관에 있는 김재천 영사의 폭로를 통해 대사 임명 과정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이미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 석연찮던 발탁…베트남까지 분 '최순실 입김'(http://bit.ly/2gDDXim)

결국 베트남에 이어 미얀마에서도 최씨의 인사 개입이 잇따랐다는 겁니다. 대통령이 이를 알았다면 당연히 문제가 되는 것이고 몰랐어도 문제가 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측의 지연작전에도 불구하고 헌재의 탄핵 여부 결정은 3월 초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습니다.

먼저 특검 사무실 취재기자 연결해 수사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박민규 기자, 유재경 주 미얀마 대사가 지금도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죠? 오늘(31일) 아침 공항에 들어올 때나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직후엔 최순실씨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는 걸 부인했는데, 막상 조사를 받으면서 인정을 한 셈이네요.

[기자]

유재경 대사는 오늘 오전 8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한 시간 뒤쯤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도 그랬지만 특검 앞에서도 취재진에게 "누가 자신을 대사 자리에 추천했는지 알지 못한다", "의도를 갖고 자신을 추천했다면 사람을 잘못 본 것"이라고 말했는데, 결국 특검 조사에선 말을 바꾸고 인정을 한 겁니다.

[앵커]

한나절도 안돼서 말이 바뀐 셈인데, 최씨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도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그 부분은 특검도 파악 중인데요. 일단 유 대사는 출석하면서 "최순실씨를 만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특검에 들어가서 말하겠다"고 답을 피했습니다.

지금으로써는 한가지 단서가 있는 게 최씨가 1990년대부터 무역업 등을 하기 위해 독일을 드나들었는데, 유재경 대사 역시 2000년대 중반부터 삼성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 등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두 사람이 독일에서 만났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최씨와 유 대사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거군요. 일반 사람으로선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것이 결국 최씨가 자신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생면부지 사람이 아닌 유 대사를 골라 면접까지 보고 임명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거잖아요?

[기자]

네, 최씨는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700억원대 미얀마 원조사업인 'K타운 프로젝트'에 특정 기업을 참여시켜준다면서 수익을 약속했습니다.

그 대가로 해당 기업 지분을 차명으로 받아 이권을 챙기려고 했다는 게 특검 판단인데요.

이걸 위해 최씨는 대사 자리에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힌 뒤, 대사의 권한을 자기 것처럼 휘두르려고 했던 걸로 보입니다.

[앵커]

대사는 국가를 대표해 외국에 나가 근무하는 공무원이고,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최씨가 이를 사실상 결정했다면 박근혜 대통령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텐데요. 특검 입장은 뭡니까?

[기자]

일단 오늘 정례 브리핑에선 박 대통령과의 관련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하지만 잠시 뒤 리포트로 자세히 전해드릴 예정인데요, 특검은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최순실씨의 미얀마 현지 사업 파트너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챙겨주라"고 했다는 진술도 이미 확보했습니다.

특히 특검은 2월 초 박 대통령 대면조사 일정을 신중히 조율하고 있는 만큼, 브리핑 등을 통한 입장 발표보다는 중요한 진술과 물증을 모으고 가다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또 한가지 주목되는 부분이 유 대사는 삼성 출신이잖아요. 외교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기업인이기 때문에 임명 당시에도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그동안 최순실씨 측 지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도 삼성이었고요. 특검은 삼성도 이번 추가 의혹에 개입돼 있다고 봅니까?

[기자]

일단 특검은 기존에 주력해 온 삼성의 뇌물공여죄 수사와 이번 수사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완전히 새롭게 들어난 추가 혐의라는 건데요.

하지만 최씨와 삼성 사이의 관계가 '삼성맨' 출신인 유 대사 임명에 영향을 줬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는데요,

특히 유 대사가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이 시작되던 시점에, 해외 마케팅 전반을 다루던 글로벌마케팅실 실장으로 근무한 만큼 이런 점에도 주목해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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