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자 분들이라면 어릴 적 순정만화 보면서 가슴 설레어 했던 기억 하나 쯤은 갖고 계실 텐데요. 순정만화의 대모, 황미나 작가가 52살의 나이에 영화 감독에 도전한다고 합니다.
심수미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황미나/만화가, '보톡스' 감독 : 제가 제일 모르는 게 현장인거죠. 관계자분들이 현장에 많이 데려가주시고 많이 알려도 주시고 발표하지 않은 단편 찍어보고 제가 편집도 직접 해보고.]
'불새의 늪' '레드문'으로 잘 알려진 만화가 황미나.
지난 해 연재를 마친 웹툰 '보톡스'의 영화화 준비에 한창입니다.
[영화를 직접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 15년쯤 됐죠. 만화가 그 모든 걸 표현할 수 있지만 소리 표현은 소리인 척 하는 표현이에요. 거기다 악보를 그려 넣는다고 해서 독자가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서 갑갑하더라고요. 영화를 하고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이었어요.]
저작권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만화계의 현실에 답답함을 느껴 온 것도 영화감독 변신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비슷한 작품들이) 여기 저기서 굉장히 많이 튀어나와요. 당신거만 그런 게 나오는게 아니야 이런 드라마도 있어. 그런데 그 드라마도 내걸 보고 한거란 말이지. 방송·영화 이런쪽의 파워는 너무 세죠.]
여류 소설가가 게임으로 만난 연하의 대학생과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 코미디물 '보톡스'에는 1998년 대작 만화 '레드문' 완결 이후 방황하던 황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이 녹아있습니다.
[나는 아직 20대에 남아있는데 사람들은 나보고 나이들었다고 그러고.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더니 내가 늙어있는 느낌. 레드문이라는 게임화가 돼서 들어가서 하다 보면 애인 것처럼 놀고. 전번 내놔 이러면 싫어요 튀튀튀튀튀 이러면서 도망가고. 저 사실은 만화가 황미나인데요, 그러면 니가 황미나면 난 이현세다 내가 어린 느낌 이게 해소가 좀 많이 됐었거든요.]
[(Q. 기대 관객은?) 천만 이상. 하하하. 천만 때릴 생각으로 만들어야지. 만들땐 그렇게 하는거지. 기대는 크게. 실망은 작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