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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국조특위서 "청담동 술자리"…유가족 '폭발'

입력 2023-01-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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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청담동 술자리' 의혹 발언을 하면서 유가족들의 원성을 샀죠. 저희가 어제(18일) 짚었던 내용입니다. 청담동 의혹이 대체 참사와 무슨 관계냐며 거센 항의를 받았는데요. 관련 논란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된 내용을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정리했습니다.

[기자]

'하트브레이커', 말 그대로 가슴을 찢을 듯이 아프게 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에게는 참사 이후 매순간이 고통이었을 텐데요. 그렇잖아도 상처난 유가족의 마음에 소금을 뿌려 논란이 된 인물들이 있었죠.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 2명인데요. 첫번째는 이태원 국정조사특위 위원을 맡았던 조수진 의원입니다.

[조미은/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 어머니 (지난 17일) : 조수진아! 수진아! 수진아! 툭 터놓고 얘기 좀 해보자, 수진아! 얼마나 더 부탁을 해야 되는데!]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지난 17일 끝까지 반쪽으로 활동을 끝냈습니다. 여야가 합의에 실패하면서 여당은 결과보고서 채택에 불참했죠.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8명에 대해 위증·불출석 혐의로 고발하는 안건도 야3당이 단독으로 의결했는데요. 개점휴업 상태에서 공전을 거듭하다 열렸던 국조특위, '유종의 미'마저 거두지 못한 셈입니다. 마지막 전체회의에서조차 여야는 거친 설전을 벌였습니다.

[전주혜/국민의힘 의원 (지난 17일) : 결국은 이상민 장관을 쫓아내기 위해서 계속 증거 수집을 하기 위한 이러한 아주 얄팍한 수작으로 된 것이 아닌가…]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지난 17일) : 이상민 장관의 고발 여부가 이렇게나 쟁점이 되는 것을 보니 역시 이상민 방탄이 목적이었구나…]

여당은 결과보고서 채택과 이 장관 등에 대한 고발 모두 반대했죠. 결과보고서에 여야 의견을 나란히 적자는 요구도 여당 반대로 불발됐는데요.

[김교흥/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7일) : (국민의힘) 이만희 간사와 수없이 만나고 논의도 하고 이렇게 해왔던 겁니다. 근데 지금 이제 병기조차도 잘 안 돼서 국조특위를 수없이 해왔는데 위증자에 대한 고발을 안 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불꽃 튀기는 설전에 기름을 붓는 발언이 등장하는데요. 조수진 의원이 갑자기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소환한 겁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지난 17일) : 가령 청담동 술자리. 더불어민주당의 대변인이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얘기했어요, 들어보세요. 들어보세요! 쉽게 표현하는 거예요. {관련 있는 것만 얘기하세요! 뭐 하는 거예요, 지금!}]

때 아닌 조 의원의 발언에 장내에선 고성이 오갔는데요. 조 의원은 청담동 술자리 같은 거짓 주장을 결과보고서에 병기하는 건 옳지 않다는 취지에서 꺼낸 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지난 17일) : 청담동 술자리가 사실입니까? 사실이에요? 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더라도, 사실이 아닌 걸 주장하고 아니라고 하더라도 병기를 하게 되면 국민 분열을 가중시킨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진흙탕 싸움을 하자는 거예요, 이거는.]

해당 발언은 결국 회의를 파행으로 몰고 간 트리거가 됐습니다.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은 조 의원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오열까지 했는데요.

[이종철/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고 이지한 씨 아버지 (지난 17일) : 의원님, 협조하시기로 하셨잖아요, 예? 협조하기로 하셨지 않습니까?]

[조미은/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 어머니 (지난 17일) : 보고서 채택하고 청담동 술자리가 무슨 상관인데, 조수진아! 너 뭐, 우리 앞에서 뭐, 우리 편이 돼? 너 진짜 인간이 맞냐?]

그럼에도 조 의원은 꿋꿋이 발언을 이어갔죠.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지난 17일) : 이게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와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국민 분열을 야기하거나 가중시키거나 그리고 비극을 정쟁화하려는 것, 정치에 악용하려는 것, 이거 절대 안 됩니다.]

과연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이태원 참사 사이엔 무슨 연관성이 있는 걸까요? 회의장에서 퇴장 당한 유가족들은 울분을 토해냈는데요.

[조미은/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 어머니 (지난 17일) : 조수진아, 문 열어. 우리 지한이 살려내! 너도 엄마냐, 너도 엄마지! 네 새끼가 죽어봐야 내 마음을 알겠니, 이 못된 인간아!]

민주당은 장외에서 조 의원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대체 어떤 맥락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쏘아 붙였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위증 고발이 부당하다는 얘기는 할 수는 있지 않습니까? 근데 그 논거를 잘 얘기하면 되는데 거기다가 청담동 얘기를 꺼내서 제가… {아, 그나마 맥락이라고 하는 게 위증 고발하면 안 된다라는 얘기를 하면서 청담동 얘기를 꺼냈다라는 거죠?} 네, 근데 거기다 갖다 붙이는 게 저는 이게 무슨 소리인지 잘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조수진 의원이 회의 파행을 노리고 일부러 도발한 것이란 주장도 나왔는데요.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날 청담동 술자리 의혹 얘기를 하는데 막 피가 거꾸로 솟더라고요. 의도된, 계산된 도발로 어떻게든 회의 자체를 파행으로 만들어 가지고 결과보고서 채택을 무산시키려고 한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파행이 목적이었다면 소귀의 성과는 거둔 것 같은데요. 유가족을 두 번 울리는 발언이 될 수도 있단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나 봅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TPO가 전혀 맞지 않는 얘기가 그냥 불쑥 튀어나온 거죠. 그게 유족들의 심장을 그냥 관통을 하는 그런 폐부를 찌르는 아픈 말이 된 거고요.]

사실 조 의원이 국조특위 기간 유가족들의 원성을 산 건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조 의원은 1차 기관보고 때부터 참사 발생의 근본적 원인보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닥터카 탑승 논란에 더 큰 관심을 보였죠.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7일) : 일분일초가 더 급박한 시기에 국회의원 신분을 활용해서 닥터카를 콜택시처럼 부르고, 남편까지 태우고 그로 인해서 정작 급한 의료진은 태우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고…]

유가족은 조 의원이 진상 규명과 동떨어진 정쟁에 집중하고 있다며 항의했었는데요.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 (비겁하게 도망가지 말고, 예? 얘기 좀 해, 얘기 좀, 예?) 비겁하다니…]

항의하는 유가족에게 돌아온 조 의원의 반응, 야당과 '같은 편이네'란 비아냥이었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 같은 편이네, 같은 편이야.]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 아…조수진 의원님…]

유가족들은 "자신들이 쓴소리를 하면 여당과 다른 편이냐"며 사과를 요구했는데요. 조 의원은 일주일이 넘어서야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동시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했는데요. 용 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몰래 녹음해서 언론사에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낸 겁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4일) : 우선 유족들이 굉장히 격앙됐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사과를 드립니다. 근데 신현영 의원 사안만 물어보면 더불어민주당과 유족들이 거세게 항의를 하고, 고함을 지르시고 하니까 제가 어떤 혼잣말을 한 것 같은데 그게 어떻게 녹음이 됐을까. 저는 그거는 용혜인 의원이 거기에 대해서도 답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유가족 하트브레이커'는 조 의원 말고도 또 있습니다. 국민의힘 김미나 창원시의원, 유가족들을 향해 SNS에 막말을 쏟아냈었는데요. 지탄 여론이 확산되자 김 의원은 일단 고개를 숙였죠. 다만 '공인인 줄 깜빡했다'는 변명이 뒤따랐습니다.

[김미나/국민의힘 창원시의원 (지난달 13일) : 제가 공인인 줄을 깜빡했네요. 제가 공인인 거를 인식을 못 하고 그렇게 한 발언이라서 죄송하다고요. 제가 공인이 아닌 시절에는 그런 발언을 했어요, 과거에. 상황이 달라졌으니까 이제 말을 조심해야 되겠다.]

김 의원의 면피성 사과에 유가족들은 다시 한 번 분노했는데요.

[정미진/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노유영 씨 어머니 (지난달 15일) : 자식을 팔아서 장사를 하다니요. 나라에서 위로금이랍시고 2000만원 준 걸, 2000만원, 돈입니까. 다시 돌려주고 내 새끼 살려주십시오. 얼마나 예쁜 아들인데, 얼마나 예쁜 딸들인데 도와주십시오.]

당시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다시는 정치권에 발을 들일 수 없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어제 창원시의회 본회의 결과 김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김 의원이 불출석한 가운데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안건이 본회의에 부쳐졌죠. 하지만 결과는 부결이었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민주당 소속 시의원 18명 전원이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갑니다. 과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제명안을 부결시킨 겁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김 의원을 구하기 위해 똘똘 뭉쳤다고 규탄했는데요.

[심영석/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 (어제) : 국민의힘 의원단은 조직적으로 김미나 의원을 구하려고 막가파식 패거리 정치를 하는 것은 하늘이 노할 일이다.]

결국 본회의장엔 국민의힘 의원들끼리 남은 가운데 김 의원의 징계 수위를 30일 출석정지로 낮췄죠.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의원이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감쌌습니다.

[김헌일/국민의힘 창원시의회 원내대표 (어제) : 본인이 이제 '사과를 했다'라는 그런 부분에서 동료 의원을 갖다 제명 처리해서 의정활동을 갖다가 끝을 내게끔 하는 것은 조금 과하지 않느냐…]

동료 의원의 심정은 헤아려도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리기는 어려웠나 보군요.

자, 오늘은 '유가족 하트브레이커'로 지목된 여당 정치인 2명에게 '줌 인'해봤는데요. 이분법의 저주라고 해야 할까요? 유가족의 편에 선 이들이 적이 되는 분위기라면 약자를 보듬는 공감의 정치는 요원할 것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마디는 유가족의 말로 대신합니다.

[조미은/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 어머니 (지난 17일) : 끝까지 내 심장에 칼을 꽂는구나. 이게 무슨 나라가 이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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